정건희1048 최소한 매일 90분은 행복인 거야. "그냥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응원이 되고, 눈빛 하나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그냥 같은 시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무언가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새벽에 글 모임 하는 김 선생님이 마치면서 글을 써서 단톡방에 올려주었다. 그중 일부다. 행복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얼굴 보이고 글만 쓰는데 그 순간이 행복이라고 했다. 해방일지에는 행복한 순간을 끌어모아 5분만 채워도 살만하다고 하는데 최소한 새벽에 모이는 우리는 하루 중 90분은 행복한 거다. 출근하다가 무심결에 본 집 한 채(사진). 구도심 한쪽에 오래 살지 않은 집 한 채가 방치되어 있다. 언제부터인가 오며 가며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이 집은 수명이 다했을까? 누군가 들어와서 고쳐서 쓸까? 처음 지었을 때는 주인이 좋아.. 2022. 6. 18. 카페라떼 같은 내 나이 자유는 나이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나잇값 한다고 자유를 구속하면서 어험(?) 하고 그들만의 세대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70이 넘어서도 10대, 20대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20대에게 70대가 되라고 할 수 없다. 나이 먹을수록 내가 어려져야 한다. 어려진다는 것은 미숙함을 뜻하지 않는다. 꿈꾸는 일들이 넘치고, 열정적이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삶을 뜻한다. 더 어려지고 싶은데 지금보다 더 어려지면 울 막내와 비슷해질 것 같아서 참는다. 방금 길청 연구회 마쳤다. 매주 2시간 내외 깊게 만나려고 노력하는 청년들이다. 오늘은 신학생인 예지와 정읍에서 달그락 준비하는 박 소장님이 누구나배움터에서 삶의 이야기 나누어 주었고, 양 샘과 김 샘 두 분이 청소년활동론 교재를 중심.. 2022. 6. 18. 그냥 엄마도 그냥 사랑해 주었다. 바람도 그냥 불고, 해도 그냥 뜬다. 새벽 글모임(10053090)에서 김 센터장님이 읽어 주신 글인데 그냥 좋았다. 시작할 때 조 선생님이 독일 속담 중 “길이 목표다”라는 말씀도 해 주셨어. 그러게. 목적지가 아닌 길 자체의 아름다움을 보게 돼. 산과 하늘의 맑고 환한 웃음, 새벽의 싱그러움 등 그 순간의 길에서 보이는 온갖 것들이 감사하기만 하지. 오늘 새벽은 몸이 피곤해서 오프닝하고 잠시 누웠는데 정신이 더 맑아지는 거야. 일어나서 머리 감고 다시 책상에 앉았는데 베란다 창밖에 너무나 큰 싱그러움(?)이 밀려왔어. 얼마나 좋았는지. 이 모든 게 이유 없이 ‘그냥’ 주어진다는 것. 이 모든 게 기적 같아. 우리네 삶은 그 존재만으로 기적이 맞아. 이 모든 게 그냥 주어졌.. 2022. 6. 17. 껍데기가 없는 사람 강의 하신곳에 센터장님과 대화 하다가 물었어요. 소장님 강의 어땠는지? 그 분이 “날 것 그대로였어”라고 했어요. 수년전 모재단 직원 강의 했는데 저쪽 동네 후배가 관계자와 대화 중 내 이야기가 나온 모양이다. 그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 주는 후배의… 날 것이라. 칭찬인지 뭔지 몰랐다. 사는 방식이 그렇다. 가능한 생(?)으로 오픈하고 관계하려고 한다. 상담 아주 조금(?) 공부 하면서 치고 빠지는 대화 기술에 능한 사람들 알게 되었다. 속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았다. 젠틀하지만 껍데기와 만나는 기분. 이런 관계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 “그 사람의 매력이 뭐야? 껍데기가 없어.” 구씨의 매력이란다. “예의 바른대 껍데기가 겹겹이 있어서 오래 만나도 닿을수 없는 사람이 있어... 2022. 6. 17. 사람이게 하는 시작점 수년간 마리서사 앞을 지나가면서 벤치에 적힌 글자를 못 봤다. 오늘 글을 처음 읽었다. “사람에게도 그가 사람이게 하는 시작점이 있을까?” 그러게? 사람이게 하는 시작점? 엄마의 자궁에서 나오는 순간 사람으로서 태어나기는 하지만 사람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생각하면 복잡해진다. 사람이라면 죽을 때까지 성찰하면서 돌아보려고 하겠지? 사람이 아니라면? 모르겠다. 잠시 마실 나왔다가 의자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의자에 앉으면 시작점이 가려질까봐. 배고프다. 하늘이 높고 조용한 날, 오늘도 사람이게 하는 시점일까? #사람이게하는 2022. 6. 16. 현장과 연구의 관계 최근에 나를 위해서 가장 잘한 일 한 가지를 꼽아 보라고 한다면 새벽에 글쓰기 모임(#10053090Project)을 기획하고 시작한 거다. 일요일까지 빠지지 않고 매일 새벽에 20여 명 내외의 사람들과 얼굴 보면서 모임을 하고 있다. 피곤한 날도 있지만, 오늘처럼 몇 시간 못 잤는데도 기분이 좋아 집중이 잘 될 때도 있다. 새벽에 글쓰기 모임 마치고 배가 고파서 집 앞 편의점에서 샌드위치하고 커피를 받아 왔다. 커피가 떨어졌지 뭐야. 매일 아침이 싱그럽고 조용하니 좋다. 어제부터 제 작년 낸 이론서를 출판사에서 개정판 내자고 해서 손 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현장 활동에 이론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현장에 있으면서 학계를 오락가락해 왔다. 활동은 현장을 근거로 한 이론과 연구에 기반하여 돌.. 2022. 6. 16. 똑똑해지는 것보다 행복하면 좋겠다. 매일 12시 넘어서까지 책상에서 공부하는 중학생 아이에게 톡 했다. “꿈꾸는 일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멋진 일 같어. 울 ○○이 공부하는 거 항상 응원하마. 아빠는 우리 ○○이가 공부를 아주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원하는 꿈을 이루는 것도 좋다만, 더 좋고(?) 중요한 것은 너가 지금 이 순간 행복하면 더 더 더 좋겠다.” 똑똑함과 행복감은 상관관계가 없다. 행복감은 어디서 오나? 내 옆에 누군가가 있을 때, 내가 사랑받을 때, 내가 사랑할 때 행복하지. 사람은 관계로 얽혀 있고 그 관계가 긍정적일 때 행복해진다. 공부의 이유도 어떠한 경쟁에서 이기려는 게 목적이 아니다. 아이에게 내가 강요해서 똑똑해지도록 하기 위한 공부의 이유는 결국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자기 이기심을 증폭시킨다. 사람과의 .. 2022. 6. 16. 침묵 동네 카페 왔다. 사장님이 커피 내려 주셨어. 막간 벽을 보는데 나를 계속해서 바라보는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계속해서 나를 보고 있었나 봐. 대화하고 싶었나? 새벽에 글 모임(10053090)에서 법정 스님 이야기 나왔고 마칠 때 박노해 시인의 글을 나누었어. 주제는 ‘침묵’이었다. 시인은 “똑똑한 사람은 알맞게 옳은 말을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때맞춰 침묵할 줄 안다.”라고 했어. 자세히 보니 오드리는 너무 지혜로워 보여. 말을 안 하고 지켜보기만 해. 들을 줄 안다는 거지. 글 모임에 참여한 분 중 두 분이 일주일간 인터넷도 안 터지는 곳으로 들어가신다고 했다. 황 교수님은 자발적 감금이라고 표현했고, 장 신부님은 피정이라고 했다. 두 분 모두 자발적인 침묵을 하는 듯싶어. 커피 내려 주시는 것 기다.. 2022. 6. 16.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1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