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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51

폭싹 속았수다, 우리 모두에 대한 헌사 삶의 이유는 사랑과 행복이다. 살아가는데 그 어떤 게 있을까 싶다. 돈, 명예, 권력 모두가 좋다고 하지만 인간사 모든 일의 본질은 자기만족과 사랑에 따른 행복에 있다. 그 행복은 나를 통해 타자로 이어진다. 내가 사랑하는 이가 사랑받고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 ‘행복의 역설’이다.  폭싹속았수다>는 우리 민중이 역사의 굴곡마다 삶을 살아 내면서 가장 가까운 이들과 어떻게 사랑하며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 냈는지를 보여주는 현실 동화다. 지랄(?) 같은 사회에서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메뉴얼이다. 드라마는 ‘애순’ 이에서 시작해서 ‘관식’으로 끝났다. 울어서 눈은 탱탱 부었고, 내 옆에 작은 휴지통에는 눈물 콧물 묻은 티슈가 가득했다. 매주 그랬다. 관식의 애순에 대한 사랑이 어떠한 혁명을 일으켰는지, .. 2025. 3. 31.
폭싹, 진짜 꿈을 이룬다는 것! “나는 그들의 꿈을 먹고 날아올랐다. 엄마의 꿈을 씨앗처럼 품고”관식이와 애순이가 금명이를 나면서 “그들의 꿈이 꺾였다”라는 대사를 기억해. 꿈? 애순이는 시인이 되고 싶었고 관식이는 운동선수가 목표였어. 관식이는 운동선수까지도 애순이를 위한 거였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일인 지도 모른다. 부모의 꿈이 꺾였을까? 아니면 자식을 키우면서 또 다른 꿈을 키우고 이뤘을까?관식, 애순 두 분의 사랑. 우리 어머니 세대의 모습이 그대로 전이된다. 어떤 일을 성취하는 과정을 넘어 사람이기에 유일하게 집중할 수 있는 그 ‘사랑’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꿈' 너무 그 이상의 ‘꿈’을 실현한 내 어머니가 보여 애틋함이 너무 커. #폭싹속았수다 2025. 3. 28.
계시록, 극우화된 한국 교회와 탄핵 “너의 신념이 너를 만든다. 네가 바라보는 세계가, 곧 네 운명이 된다.” 니체의 말이다. 신을 위해서 목숨을 건다는 이들을 많이 봤다. 내 삶을 조금 더 객관화시켜 나를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면서 내가 가진 이상한 신념의 바탕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게 됐다.  넷플릭스에 연상호 감독이 만든 계시록>이라는 영화에서 세 명의 인물이 나온다.   성민찬(류준열)은 개척교회 담임목사다. 어느 날 여자 청소년 뒤를 쫓아 교회에 온 전자발찌 차고 있는 ‘권양래’가 자기 아들을 유괴한 범인으로 알고 살해(?)하면서 그 모든 게 신의 계시라고 믿는다. 정확히 하면 자신의 만들어 낸 문제를 신의 계시로 돌려서 정당성을 만들고 자기 신념을 만들어 내는 자다. ‘주여, 삼창’ 외치면서 교인들 선동하고 자기가 만든 그 신념에 더.. 2025. 3. 24.
중증외상센터, 이국종과 백강혁의 현실 이국종 교수가 살리는 사람들은 진실이었고, 백강혁 교수(주지훈 분)가 살리는 사람들도 대부분 사실에 가까웠다.문제는 이국종 교수가 살고 있는 우리 사회 현실은 김강혁이 살고 있는 드라마(&웹툰) 속 사회와는 반대라는 것. 현실에서 이국종 교수는 병원장에게도 심한 모멸감을 받았고 동종업계 사람들에게도 공격받기 일쑤였다. 환자와 환자가 될 수 있는 나와 같은 시민들 상당수가 이국종 교수를 응원했지만, 그를 둘러싼 현실은 몹시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중증 환자 살리기 위해서 중증외상센터, 닥터헬기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피 흘리는 모습을 언론과 책으로 접했다.넷플릭스에 올라온 보는 내내 기분 좋았다가 책 안에 현실을 돌아보며 슬퍼졌다. 백강혁은 병원장에게 할 말 하고 환자를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싸움을.. 2025. 1. 27.
2024 대운동회 학교 안/밖, 우리 모두가 청소년에게 해야 할 일 하나 '존중' 논두렁 하굣길>의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평온해 지는 나를 봤다. 그 순간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이었다. 이 작품은 청소년기 대안학교에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넓은 논밭 너머로 노을이 지는 광경을 보는 것은 주인공에게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비록 일상이 따분하고 지루해도 노을은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렇게나 아름다운 노을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눈에 가득 담고 싶어 했어요. 김푸른 작가 자신의 이야기와 같다.  “친구든 가족이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든, 살면서 한두 번 얼굴이나 볼 수 있을까 싶은 아이돌이라도 인생에 활력을 줄 수만 있다면 뭐든 좋아하는 게 남는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래현 작가의 말이다. 어떠한 연유인지 모르지만, 학교에서 죽.. 2025. 1. 6.
소년이 온다. 우리가 사람됨을 잃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양심을 붙잡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 양심에 따라서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는 것. 15살의 동호가 보고 싶다. 중학교 3학년의 앳된 청소년. 그 사지에서 마지막까지 시민군과 함께한 후 아프게 떠난 아이.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부서져 피 흘렸던 그 심장이 다시 온전해져 맥박치는 걸 느꼈습니다. 나를 사로잡은 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계엄령에 따라 움직이며 시민들을 살육하는 군인들의 앞에 맨.. 2024. 12. 25.
아파서 추천하는 책... 문익환 평전> 개정판까지 두 번째 읽었다. 수년 전에 읽었던 가슴 뛰던 순간과 다르게 두 번째 읽을 때는 현실과 견주어 반복되는 역사를 살피다가 아팠다. 강남순 교수님의 철학자 예수> 읽고, 질문빈곤사회> 읽다가 현재의 우리 사회에 ‘혐오’와 ‘배타’, ‘분절’되는 현상의 근원에 대해 공감하는 지점이 많았다. 특히 나와 같은 개신교인들이 어느 순간부터 ‘혐오’를 넘어 ‘혐오’에 기생하는 상태까지 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비윤리적이고 비성경적이며, 비과학적인 지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기독교인들의 무지함이 적나라해서 아팠다.  구매해 놓고 쌓아만 두었던 소설 중 한 권을 꺼내서 읽었다. 김혜진 작가의 번의 일>이다. 기업에서 퇴직 대상인 중년의 가장이 자기 일을 어떻게 지키며 버티는지 .. 2024. 10. 23.
문익환 평전 문익환 평전. 2004년 초판 읽고 그때 가슴이 얼마나 울렁였는지 모른다. 14년이 지나고 2018년 ‘문익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이 나왔는지도 몰랐고 몇 달 전에 구입해서 책꽂이에 모셔놨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펼쳤다.  20년 전 그때 무엇이 그리 치열했는지 모른다. 활동에 지치고 사람에 치여서 하늘 보며 한탄할 때 많았다. 그 당시 평전(초판) 읽고 마지막 이 한 문장을 만났었다. “사랑을 가져라. 사랑은 지치지 않는다.” 문익환 목사님. 북간도에서 태어나서 초·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일본신학교에 유학한다. 만주의 창춘에서 목회하다가 1946년에 월남하여 서른 살의 나이로 한국신학대학(현재 한신대)을 졸업하면서 목사 안수를 받는다. 1949년 미국 프린스턴신학교에 유학했다가 6.25 전쟁 발.. 2024.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