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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48

중증외상센터, 이국종과 백강혁의 현실 이국종 교수가 살리는 사람들은 진실이었고, 백강혁 교수(주지훈 분)가 살리는 사람들도 대부분 사실에 가까웠다.문제는 이국종 교수가 살고 있는 우리 사회 현실은 김강혁이 살고 있는 드라마(&웹툰) 속 사회와는 반대라는 것. 현실에서 이국종 교수는 병원장에게도 심한 모멸감을 받았고 동종업계 사람들에게도 공격받기 일쑤였다. 환자와 환자가 될 수 있는 나와 같은 시민들 상당수가 이국종 교수를 응원했지만, 그를 둘러싼 현실은 몹시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중증 환자 살리기 위해서 중증외상센터, 닥터헬기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피 흘리는 모습을 언론과 책으로 접했다.넷플릭스에 올라온 보는 내내 기분 좋았다가 책 안에 현실을 돌아보며 슬퍼졌다. 백강혁은 병원장에게 할 말 하고 환자를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싸움을.. 2025. 1. 27.
2024 대운동회 학교 안/밖, 우리 모두가 청소년에게 해야 할 일 하나 '존중' 논두렁 하굣길>의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평온해 지는 나를 봤다. 그 순간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이었다. 이 작품은 청소년기 대안학교에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넓은 논밭 너머로 노을이 지는 광경을 보는 것은 주인공에게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비록 일상이 따분하고 지루해도 노을은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렇게나 아름다운 노을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눈에 가득 담고 싶어 했어요. 김푸른 작가 자신의 이야기와 같다.  “친구든 가족이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든, 살면서 한두 번 얼굴이나 볼 수 있을까 싶은 아이돌이라도 인생에 활력을 줄 수만 있다면 뭐든 좋아하는 게 남는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래현 작가의 말이다. 어떠한 연유인지 모르지만, 학교에서 죽.. 2025. 1. 6.
소년이 온다. 우리가 사람됨을 잃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양심을 붙잡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 양심에 따라서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는 것. 15살의 동호가 보고 싶다. 중학교 3학년의 앳된 청소년. 그 사지에서 마지막까지 시민군과 함께한 후 아프게 떠난 아이.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부서져 피 흘렸던 그 심장이 다시 온전해져 맥박치는 걸 느꼈습니다. 나를 사로잡은 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계엄령에 따라 움직이며 시민들을 살육하는 군인들의 앞에 맨.. 2024. 12. 25.
아파서 추천하는 책... 문익환 평전> 개정판까지 두 번째 읽었다. 수년 전에 읽었던 가슴 뛰던 순간과 다르게 두 번째 읽을 때는 현실과 견주어 반복되는 역사를 살피다가 아팠다. 강남순 교수님의 철학자 예수> 읽고, 질문빈곤사회> 읽다가 현재의 우리 사회에 ‘혐오’와 ‘배타’, ‘분절’되는 현상의 근원에 대해 공감하는 지점이 많았다. 특히 나와 같은 개신교인들이 어느 순간부터 ‘혐오’를 넘어 ‘혐오’에 기생하는 상태까지 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비윤리적이고 비성경적이며, 비과학적인 지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기독교인들의 무지함이 적나라해서 아팠다.  구매해 놓고 쌓아만 두었던 소설 중 한 권을 꺼내서 읽었다. 김혜진 작가의 번의 일>이다. 기업에서 퇴직 대상인 중년의 가장이 자기 일을 어떻게 지키며 버티는지 .. 2024. 10. 23.
문익환 평전 문익환 평전. 2004년 초판 읽고 그때 가슴이 얼마나 울렁였는지 모른다. 14년이 지나고 2018년 ‘문익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이 나왔는지도 몰랐고 몇 달 전에 구입해서 책꽂이에 모셔놨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펼쳤다.  20년 전 그때 무엇이 그리 치열했는지 모른다. 활동에 지치고 사람에 치여서 하늘 보며 한탄할 때 많았다. 그 당시 평전(초판) 읽고 마지막 이 한 문장을 만났었다. “사랑을 가져라. 사랑은 지치지 않는다.” 문익환 목사님. 북간도에서 태어나서 초·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일본신학교에 유학한다. 만주의 창춘에서 목회하다가 1946년에 월남하여 서른 살의 나이로 한국신학대학(현재 한신대)을 졸업하면서 목사 안수를 받는다. 1949년 미국 프린스턴신학교에 유학했다가 6.25 전쟁 발.. 2024. 9. 16.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_애슐리 매디슨 (Ashley Madison)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Life is short. Have an affair.).”  애슐리 매디슨(Ashley Madison)의 홈페이지 대표 문구다. 미국에서 기혼자의 연애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사이트. 우리나라도 운영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2015년 이 사이트가 해킹되어 회원들의 명단이 유출되어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관련 나라들에 언론에 난리가 났었다. 그 때 상황에 대한 다큐가 넷플에 떴다. 세편을 일주일간 쪼개서 봤다. 바람은 흥분과 색다름을 찾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방식이라고 했다. 기반을 무너트리지 않으면서 자신이 선택한 삶을 견뎌내기 위한 과정이라는 말부터, 부부가 서로 원하면 아무 문제없다는 주장, 한 사람이 다른 사람 몰래 데이팅 앱을 사용한다면 관계에 문제가 생길.. 2024. 5. 29.
마이크로 리추얼, 사소한 것들의 힘 10여년 전 회사 근무 중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인해 상담받다가 시작한 글쓰기 치유 블로그에 수 많은 청년들이 공감하며 메일을 보내온 후 인생이 바뀐 장재열 작가님. 그 편지를 지나칠 수 없어 답장을 보내다 비영리단체인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을 설립하고 상담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직장이 있는 청년들이 비영리단체인 청춘상담소를 함께 운영하면서 10년간 상담을 하였고 이후 청년의 때를 지난 40살이 되면서 종료했다. 그 간에 4만 명이 넘는 청년들을 상담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 중 ‘소진’에 대한 여러 회복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이 책은 특히 ‘번 아웃’이라고 하는 ‘소진’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고 있다. 사소하지만 리추얼(매일 자신을 위해 반복적으로 행하는 의식적인 어.. 2024. 5. 27.
영성 없는 진보 에서 한국 민주주의 위기를 ‘진보 진영’에서 찾는 이유? 김 교수님 자신이 진보 진영에서 활동해오면서 반성과 성찰을 담았고, 이 나라의 보수정치에는 전체 선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다는 정신 자체가 없으므로 믿음이나 영성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기 때문. 1980년대 이후 혁명사상의 도래와 함께 “목적이 선하다는 확신이 그 목적을 위한 수단을 무차별하게 정당화하는” 가치 전도의 늪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전체에 대한 믿음이 없는 이 치우침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더 높은 하나를 이루지 못하는 차이 속에서 적대적으로 분열한다.”라고 설명. 그가 말하는 영성이란 “세계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정신의 능력이다. 그러므로 영성은 고통받는 타인과 세계를 향한 응답이며, 이 응답의 다른 .. 2024.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