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는 이야기304 드디어 중졸이 되었다. 3년 있으면 고졸이 되겠지. 아이가 드디어 중졸이 되었다. 3년 있으면 고졸이 되겠지. 눈이 많이 오는 날 아이 졸업식에 갔다. 눈도 펑펑 내리는 날, 아이가 펑펑 울어서 눈이 부을 정도다. 담임 선생님 보면서 더 슬퍼한다. 졸업식에 이렇게 우는 청소년은 우리 아이 말고 거의 보질 못하겠다. 이 친구 늦은 시간까지 열린 방문 옆에 책상에서 꼼짝 안 하고 책만 본다. 주말에는 달그락에 청소년 기자로 열심히 활동하고, 일요일 교회에서 청소년 예배드린 후 대예배 피피티 넘기는 봉사한다. 재작년까지 밴드 그룹인 루시에 빠져서 기타도 치고, 심지어 밴드까지 결성하려고 했었다. 나도 서울까지 루시 공연을 몇 차례 따라다녔다. 요즘은 뮤지컬에 빠져 있다. 아이 때문에 설날에 홍광호 공연까지 관람하게 됐다. 무언가 하나에 빠지면 어떤 지점까지.. 2025. 2. 8. 스파이더맨을 머리로 받았다. 머리를 너무 썼다. 새해에는 머리를 덜 써야 함. 어김 없이 머리 씀. 나 때문에 스파이더맨은 머리 아프겠다. 쓰담쓰담. 매일 머리만 너무 많이 쓰고 있다. 새해에는 머리를 좀 덜 써야겠음. 아이언맨에게 갑옷도 좀 빌려야 하고 새해 외계인(?)과의 전투 준비 중. 모두 다 잘 될거임. 2025. 1. 30. 설날에 서울 여행이지. 아이가 뮤지컬에 빠져 있다. 지난 달인가 지킬앤하이드 표를 두장 예매했다면서 무조건 가야 한다고 했다. 그제 설날 맞아 가족 예배 드리고 어제 서울에 왔다. 호텔에 짐 풀고, 큰 아이가 가고 싶다는 을지다락이라는 식당에 갔다. 30여분 웨이팅 하고 들어 간 곳은 손님이 20대 젊은 여성들로 꽉 찬 곳이다. 가족은 두 테이블 정도. 후미진 곳 4층에 창고같은 철문을 열고 들어 가니 만석이었다. 식사하면서 포도주도 한잔 마셨다. 식사후에는 알라딘 중고서점을 가야 한다고 했다. 따라 나섰다. 왜 가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이 가자고 하니 그 밤에 중고 서점에 가야 했고 책을 여러권 샀다. 새벽까지 구매한 책을 읽다가 늦은 시간 잠들었다. 아침에 막내는 신촌에 AK몰에 가야 한다고 해서 따라 나섰다. 만화 캐.. 2025. 1. 30. 설날 연휴 서울에서… 지킬박사와 함께 블루스퀘어 들어가면서부터 고1 되는 아이가 흥분하면서 안절부절못한다. 샌드위치도 안 먹겠다고 했다. 이런 모습 오랜만이다. 매일 조용히 책상에서 공부만 하던 아이였는데 공연장으로 이동하면서부터 딴 사람 모드다. 몇 년 전 루시 공연 따라서 왔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누군(무언)가를 너무 좋아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며 흥분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림과 음악, 책을 좋아할 수도 있고 가수나 배우 등 아티스트에게 빠질 수도 있다. 내가 이런 경험이 없어서 더 부러운지도.뮤지컬 시작 전에 날 위해 예약한 망원경 찾아오더니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그러고는 내 좌석 위치와 함께 중간에 쉬는 시간에도 티켓 챙겨야 한다는 등 아빠를 살뜰히도 챙긴다. 그것도 미덥지 않았는지 문자, 톡을.. 2025. 1. 29. 감사함을 전하며... 고맙습니다. 심리학 공부하던 학생이 ‘사람은 어떤 순간에 가장 진실해질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이 학생이 뉴욕타임스에 “당신의 유언을 모집합니다”라는 광고를 냈다. 뜻밖에 수천 명의 뉴욕시민들이 응답한다. 그 글이 모아져서 지금 말하지 않으면 늦어버린다>라는 책으로 나온다. “나는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세상을 떠날 때,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재산도 명성도 아닙니다. 내가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사랑의 기억입니다” 오전에 목사님이 이 책 소개하면서 백만장자인 젊은 회사대표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남긴 글이라면서 안내해 주셨다. 공감 가는 말이다. 삶에서 유일하게 남는 것은 ‘사랑의 기억’이었다. 연휴 첫날이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야근했고, 오전 교회에 다녀온 후 가족과 식사했다. 막내는 전날 늦은.. 2025. 1. 26. 코모레비를 느낄 수 있는 한해이기를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도 매일 나뭇잎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을 볼 수 있다. 햇살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삶의 충만한 기쁨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도쿄의 화장실 청소일을 하는 ‘히라야마’. 새벽에 일어나 양치하고 콧수염을 다듬고 세면을 한 후 집 앞에서 자판기 캔 커피를 뽑아서 작은 승합차를 타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도쿄의 공공 화장실로 향한다. 차 안에 카세트테이프로 오래전 팝송을 듣는다. 꼼꼼하게 화장실 청소를 하고 점심은 공원 한 곳 벤치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는다.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오후 청소까지 마치면 귀가 후 자전거를 타고 목욕탕을 향한다. 탕에서 몸을 풀고 나와 단골 식당에서 술 한잔을 마시고 밥을 먹는다. 그리고 집에 와서 헌책방에 산 책을 읽고 하루를 마감하고.. 2025. 1. 2. 사랑이라고? 차 마시려고 사무실 컵 정리함에서 아무 생각 없이 컵 하나를 들었는데 이 잔이 들렸다. 이 컵 오랜만이다. 사진 보다가 웃었다. 아직도 이 컵이 있다니. 몇 년 전 연구소에서 한 달여간 현장 실습했던 대학생들이 마지막 날 선물해 준 컵이다. 사랑이라... 살다가 알았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어떤 일이나 돈, 명예가 아닌 사랑이라는 것.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내가 가장 아끼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중심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다.매일을 살면서 사랑받고 사랑하는 일이 삶에 전부이자 본질인 것을 알았다. 내가, 우리가, 우리 사회가 잘 산다는 것, 즉 평화롭게 산다는 것은? 결국 살아 있는 생명을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살아가는 일이다.그 ‘평화’를 깨고 부수려는 이들을 경계할 일이다. .. 2024. 12. 27. 불안은 내 친구 불안을 떨치고 싶어서 불안에 관한 책을 몽땅 사서 읽으려고 덤볐던 적이 있었다. 몇 권 읽다가 책을 모두 한곳에 몰아 넣어 놨다. 당시 더 불안해졌었다. 그중 지금도 기억 나는 책은 알랭 드 보통의 불안과 대니얼 스미스의 몽키 마인드까지 머리에 빙빙 돌아다니는 내용이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을 겪는 사람들의 자기 일상을 기록하는 책을 볼 때면 불안이 더 커지는 경험을 했다. 이유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또는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 상태를 우리는 ‘불안’이라고 한다. 불안은 나쁜 것인가? 정확히 모르겠지만 뭐든 과잉 상태는 매우 나쁜 일을 맞다. 불안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불안은 ‘설렘’으로도 해석된다. 어떠한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 일을 통한 희망을 .. 2024. 11. 23. 이전 1 2 3 4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