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 짝이 이전에 다녔던 교회 목사님 아들이라고 알려줘서 먼발치에서 보게 됐다. 현재 다니는 교회학교에서 가르쳤던 고교생이 서울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오늘 결혼식에 왔고, 이번에 목사 안수 받은 장로님 아들도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다니는 교회 교단의 신학대학 출신의 청년들, 이들을 모두 한꺼번에 본 공간이 결혼식장이라니 신기했다. 모두가 다른 공간에 살던 청년들이었는데 한 곳에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오늘 결혼한 은빛 샘의 남편이 서울에서 목회하고 있었고 ‘한국기독교장로회’라는 같은 교단의 신학교 출신이다. 인연은 삶을 이루는 연결고리와 같은 무엇이다.
은빛 선생님이 결혼했다. 벌써 10여 년 전인가? 겸임으로 강의하던 대학에서 학생으로 만났다. 당시에 나는 지금과 달랐다. 대학, 대학원에서 까칠한 선생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강의 수강생은 따라다니는 청년들 소수로 정해져 있었다. 청소년활동, 상담복지 등에 관심 있고 배우고자 하는 청년들만 소수 수강하게 했다. 강의 시간은 초집중 모드였는데 거의 유일하게 웃으면서 장난도 걸던 학생 무리가 있었다. 그 무리를 주도했던 학생이 은빛이었다.
2년여 개설한 내 과목 모두 수강하고 청소년 현장에 발을 담가서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군산에 달그락에 합류한 후 몇 년이 지났다. 환경연수(?)에서 만난 목사님과 연애하고 드디어 오늘 결혼하게 된 것.
역시나 결혼도 조 선생님 닮아 밝고 경쾌했다. 은빛 선생님 교회 청년과 남편 목사님 교회 청년들이 연합한 축가, 아버님이 노래하고 언니가 피아노 치며 부른 노래까지 모두가 좋았다. 달그락의 선생님들과 위원, 이사님들, 청소년들과 멀리서 찾아온 길위의청년학교 동기 청년들까지 축복했다.
남편의 사역지가 서울이어서 조 선생님은 군산을 곧 떠날 예정이다. 인연은 신기한 삶의 여정이다. 또 어디선가 만날 것을 안다. 사람은 누구나 짧고 또는 길게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 만남의 과정이 삶이 되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게 우리네 인생사와 같다. 결혼식장에서 나오는데 10여 년 전 가르쳤던 학생들이 아기 안고 달려와서 “교수님” 하면서 환하게 웃는 데 좋았다. 아가 얼굴 보는데 우리네 삶도 보인다.
휴일 하루에도 수많은 인연을 떠올려. 그런 날.
은빛 지금처럼 완전 행복하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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