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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601

가족신화라는 일반화의 오류 어린 시절 명절이 힘겨웠다. 자칭 시인이셨던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취해 계셨고 그런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님 등 조상님 산소를 찾아가는 것도 곤욕이었다. 제사도 많았다. 아버지는 외아들이었고 고모님이 여섯 분 계셨다. 나는 그 집에 큰 아들이었고 어르신들은 나를 보면 항상 우리 장손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제삿날이면 너무 바쁘셨다. 고모님이 많이 계셨지만 대부분의 일은 어머님 혼자서 하셨다. 제사 때마다 많은 친척들이 오셨는데 조용하게 지나간 적이 별로 없었다. 우리 부모님 빼고 대부분이 무슨 사업이나 돈으로 얽혀 있었던 것 같다. 고모님들과 사촌 간에 연결된 여러 일들이 제사 때 모두 모이면 어김없이 어른들 몇 분의 분쟁으로 사달이 났다. 그럼에도 친지들이 매번 빠지지 않고 모이는 게 신기했다. 그 당시 .. 2021. 2. 19.
착각하지 말자. 모두 힘든 게 아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데 틀렸다. 아주 많이 틀렸다. 힘든 사람들만 힘들다. 주식, 부동산 가격 튀어 대박 났다는 사람들 많아 보인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의 경제가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대기업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통계보고 전문가들 이야기 듣다 보면 오히려 이 쪽 분들(?)의 재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심지어 백화점의 명품은 동이 나고 있다는 언론보도까지 심심찮게 들린다. 그럴 수밖에 없다. 버는 것은 비슷하거나 조금씩 증가했는데 이전에 비해 여행, 외식 등 쓸 일이 급격히 감소했다. 돈이 쌓인다는 간단한 논리다. [플렉스 소비①] 명품은 코로나19 무풍지대…가격 올라도 '오픈런' 지난 5월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2021. 2. 8.
쾌락과 즐거움 직업 곧 평생 행하는 자신의 ‘일’이란 ‘쾌락’이 아닌 ‘즐거움’의 분야로 읽힌다. “삶을 보람 있게 한다는 건 무엇일까?” 정확하게 즐거움에 있다. 쾌락을 추구하는 이들도 있지만 쾌락의 요체는 정신적 노력 없이 뇌에 전기 자극을 통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느낄 수 있는 영역이다. 약물과 술, 섹스 등 다양하게 접근된다. 이와 다르게 삶에 '즐거움'은 주의를 집중해야 가능한 일이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은 나름의 목적이 존재하고 자아의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마약으로 한 순간의 쾌락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독서를 하거나 대화, 공부, 연구, 육상, 야구 등 다양한 분야에 몰입해서 느끼는 즐거움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쾌락이 덧없게 느껴지고 자아가 쾌락 경험으로 성장하지 않는 이유다. 몰입(flow)에.. 2021. 2. 5.
코로나19 확산 시키는 탐욕 “개신교에서 단체 확진 뜨고, 카페 닫고, 개신교에서 단체 확진 뜨고, 체육관 닫고, 개신교에서 단체 확진 뜨고, 공연장 닫고, 개신교에서 단체 확진 뜨고, 학교를 닫고. 하지만 교회는 머스트 고 온. 이게 정상인가?” 글쓴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캡처된 이 글이 최근 SNS에서 많이도 공유되었다.. 모선교회라는 곳에 소속된 청소년들과 교사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재 확산하는 추세다. 일부 개신교계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코로나 19 확산의 원인은 ‘탐욕’이다. “서울대보다 더 좋은데. 교회가 학원보다 더 잘 가르칠 수 있어요. 10명 중에 6명 인서울합니다. 외국으로 세계 100대 안에 들어갑니다. 랭킹 100대 안에..” 최근 수백 명의 코로나 19 확진자 양산하고 있는 모선교회 대표의 말.. 2021. 2. 1.
백수 : 청년 백수를 위한 길위의 인문학 "인류의 위대한 멘토들은 모두 백수였다. 서경덕, 이지함, 이황 등도 다 마찬가지다. 사상적 지향은 다르지만 그들은 하나 같이 백수였다. 그들에게 있어 부나 경제는 삶을 위한 도구요, 수단이지 결코 목표나 이상이 될 수 없었다." "직업을 갖더라도 최소한의 생계를 꾸리는 정도에서 그쳤다." 고미숙 선생의 '청년백수를 위한 길 위의 인문학'의 한 부분이다. 2015년 1월22일 신림 어딘가에서 강의하고 나오면서 끄적인 글이라고 펫북에 알려 준다. 당시에 프리랜서로 개인연구소 거의 끄트머리 마지막 강의였을 거다. 당시 1월 초부터 달그락 기획 중이었다. 청년들, 현장 활동가, 지도자들에게 마구 내질렀던 때다. 무엇이든 "뜻과 이상이 있으면 먹는 문제는 해결이 될 거다. 우리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뭐 .. 2021. 1. 28.
진영과 분열의 이유 국민 중 절반은 토착 왜구가 됐다. 나머지 절반은 빨갱이다. 여당은 문빠와 비문이 나뉘었다. 야당은 극우와 보수가 나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이 나뉘고 있다. 메갈이나 일베 수준으로 극단화되어 갈라치고 있고, 담론은 불평등과 페미니즘 등 다양한 논리에 의해 또 갈라지고 있다. 기업과 노동자가 나뉘어 있다. 대기업과 하청업체와 소상공인 등이 대비하는 양상이다. 법무부 산하 기관이 검찰로 여겼는데 법무부 수장과 검찰이 맞짱을 뜨는 세상이 됐다. 재 보궐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여당은 반성했다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의 수준에는 차지 않은 반성으로 보도된다. 야당은 무조건 저 새끼들 나쁜 놈들이라고만 하지 국민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 무조건 반대만 하고 깽판만 놓다가 공수처 출범하니 공수처장 잘할 것 .. 2021. 1. 26.
땀 흘린 만큼만 성장하더라 성적은 높이고 싶은데 공부는 하기 싫고, 돈은 벌고 싶은데 일은 하기 싫어. 학위는 받고 싶지만 논문은 쓰기 싫고, 책은 출판하고 싶지만 글을 쓰는 게 힘들어 안 쓰지. 근육은 키우며 살은 빼고 싶지만 운동하며 땀내는 것은 힘들어서 싫어. 타자를 배려 신뢰 존중하며 자신의 것을 나누지 못하면서 나를 인정해 주는 좋은 인간관계는 원하지. 살면서 한 가지는 알겠다. 무언가 잘한다(?)는 것은 (되고 싶어 하는 일이 대부분인데) 땀 흘리는 딱 그만큼만 성장, 성공한다. 환경적 요인이 있어서 사람의 성장이나 성공이 완전히 비례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땀 흘린 만큼 그 수준에서의 성장은 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땀 흘리기 싫어하면서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은 탐욕이다. 지금 이 순간 너무 땀 흘리고 노력해서 왜 이렇게 .. 2021. 1. 9.
코로나 시대의 시민성 사유하기 - 참여연대, 참여사회 참여연대에서 격월로 발행하는 '참여사회'에 실린 '코로나 시대의 시민성 사유하기'라는 제 글입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시민으로서 우리 사회에 참여해야 하는 일은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우리 생명과도 직결되는 일임을 사유해야 합니다. 청소년활동, 교육, 복지 등 이 분야에서도 현재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공간에서 시민성(citizenship)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라고 믿습니다. "시민들이 자신의 삶의 공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시민성을 구현하는지에 따라 최소한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정함과 공공방역에 따른 목숨까지도 보장받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결국 우리 모두가 이 시대를 안전하게 살아내는 방법은 시민으로서 여론의 흐름에 따라 헬조선 또는 헤븐을 선택할 게 아닌 내가 속한 수많은 공간에 .. 2021.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