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439

어버이날 슬픈 4행시 아버지는 나 어릴 적 사업 망하시고 집에 들어앉아서 이전에 쓰지 못한 시를 쓰겠다면서 매일 술을 드셨다. 시는 술을 마셔야 나오는 건가 싶었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자 아버진 간경화로 돌아가셨다. 새벽 글쓰기 모임 마치면서 이 원장님이 어버이날로 4행시 지어 보자고 했다. 단톡방에 공유한 100년 만에 지어 본 4행시. - 어 버이 날이다. - 버 스 타고 묘원에 누워 계신 아빠 만나러 가볼까? - 이 런 기분이 드는 날이지만 또 일이 바쁘다고 분명 안 갈 거다. - 날 이 가고 세월 가면 나도 내 아빠처럼 되어 있을 거다. 그때 나처럼 아이들이 날 보러 안 오면 기분이 어떨까? 그래도 우리 아부진 너 행복하면 안 와도 좋다고 하시겠지. 그런 날이다. 일요일이다. 누군가에는 휴일이고, 누군가에게는 종교행사.. 2022. 5. 9.
니트를 벗었다. 니트를 벗었다. 새해 처음으로 셔츠만 입고 웃옷을 걸쳤다. 하늘을 보니 봄이 생경하게 나를 맞는다. 잠을 자고 있었는데 머리는 온통 사무실 일로 뒤 범벅이었다. 부스스한 머리 추스르고 일어나면서 몸뚱이 마디 때문인지 작은 신음이 나온다. 나이 먹고 있는 신호다. 이제 벌떡 일어나긴 글렀다. 와이셔츠가 베란다에 걸려 있어서 입고 나왔다. 카페 들러 커피 주문하고 기다리다가 거울을 봤다. 어떤 아저씨(?) 한 명이 서서 나를 멍하게 보고 있다. 세상 근심·걱정 다 가진 모습이다. 신기해서 사진 남겼다. 거울 아래 내가 사랑했던 ‘메릴린 먼로’가 날 보고 환하게 웃어 주고 있다. 이 친구의 밝은 웃음을 보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만나는 이들에게 먼로처럼 밝은 웃음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달그락에 와.. 2022. 4. 22.
시간이 빠르구나 저녁에 순대국밥 먹었다. 냠냠. 맛있음. 길청 연구회 8시에 있다. 식사 후 시간이 좀 남아서 산책하자고 했더니 두 친구 따라나섰다. 30여 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바다에 왔다. 노을도 봤고 사회 교과서에 나왔던 뜬다리 부두도 올랐다. 길위의청년학교 사무실 앞으로 5분만 걸어가면 바다가 나온다. 앞에 “쉬엄쉬엄 가는 길”이라는 터널이 있다. 이 터널 이름 좋다. 쉬엄쉬엄 가는 길도 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급하게 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옆에 두 친구 보니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알겠다. 오늘도 계속 투덜투덜, 자기는 사진 찍히면 달걀귀신 같다면서 투덜거리면서도 재미있어 하는 이 선생님. 대학에서 만났는데 벌써 8, 9년이 지났다. 옆에 용준이 고교생 때 달그락에서 기자로 열심히도 활동했는데 군대 다녀오고 대학.. 2022. 4. 7.
파친코, 혐오의 갈라치기 요즘 유행어 중 신인류가 있다. 코로나19 걸리면서 완쾌된 분들을 뜻한다. 현재 인구의 20% 정도를 추산한다. 아무쪼록 걸린 분들은 아프지 않고 빨리 완쾌되었으면 좋겠고, 안 걸린 분들은 면역 잘 되어서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초기 내가 사는 동네에 한 분이 전염되었고 그분이 다닌 음식점은 모두 문을 닫아야 했다. 대부분 안타까워했으나 한 편에서 조심성 없이 돌아다녔다면서 비난했다. 최근에 코로나19 걸린 분들에게 비난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너무 일상적으로 되었고 많은 분이 감염되는 전염병이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고 비난할 때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대부분 폭력, 사기, 강간 등 나쁜 짓을 했을 때 비난하기 마련이다. 어쩌면 나쁜 짓 하는 사람 비난하는 일은 우리 사회에 당연.. 2022. 4. 7.
유니세프 아동옴부즈퍼슨 연구 마무리 아동옴부즈퍼슨 연구 마무리했다. 유니세프는 아동옴부즈퍼슨 매뉴얼을 중심으로 조사연구가 이루어졌고, 완주군은 연구된 내용을 기반으로 아동옴부즈퍼슨사무소 기본계획 수립 등 두 세 가지가 한 번에 이루어진 연구여서 양도 많았다. 국내 아동옴부즈퍼슨에 관한 최초 연구였고 지난해 짧은 시간 집중해야 했던 내용이어서 연구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해 12월 거의 끝났는데 수정·보완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코로나 19 확산 때문에 최종 보고회를 몇 차례 미루어져 드디어 오늘 마쳤다. 우여곡절 많았던 내용이었는데 최종 보고서 보니 좋았다. 완주군청에서 군수님과 담당 공무원, 유니세프 직원분들과 함께 최종 발표회 참여하고 점심 식사까지 하고 마쳤다. NGO에서 아동 인권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정 국장님을 유니세프 팀장으.. 2022. 4. 6.
수용하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 세 꼰대 이야기 수용하는 사람, 수용(사랑)하는 사람. CS 루이스 한 말이라며 이사장님 안내해 줬다. 점심에 정책제안 티에프 회의 마치고, 신임 위원이신 교감 선생님 학교에서 대화하고 잠시 산책했다. 길청 이사장인 이 원장님 요즘 산행 전문가 되었고, 오랜만에 소희도 찾아와서 함께 걸었다. 대화하다 보니 세 명 모두 꼰대다. 나는 청년인 줄 알았는데 두 분 모두 나에게도 청년 꼰대기 있다고 했다. 소희는 자신도 20대 꼰대라고 했다. 이사장님.. 오호 훌륭한 꼰대다..ㅎ 오늘 잠시나마 걸으면서 ‘사용’과 ‘수용’이라는 단어 차이가 크다. 수용은 사람의 사랑에 기반한다. 이강휴 이사장님과는 벌써 8년째 가장 많이 만나는 친구(?)와 같이 속 이야기 나누는 존재가 되었다. 수용하며 내 사랑하는 관계다. 고딩 때 잠시 보고.. 2022. 3. 31.
삶은 사람이라고 아저씨 세 명이 점심 먹으며 긴 시간 수다 떨었다.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몰랐다. 사는 이야기, 지역 이야기, 특히 정치와 사회 이야기 등 거침없다. 정치적 관점이나 노선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 일터도 전문성도 완전 다른 사람들. 그런데도 속 깊은 이야기 터놓고 나눌 수 있는 이유는 완전히 신뢰하는 분들이라는 것. 달그락에서 꽤 긴 시간 지역 청소년을 위해서 나름의 역할을 함께 하면서 삶에 대해 그 진정성 알게 된 분들이다. 사람에 대해 수단은 멀리하고 수용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점심은 이탈리아 국수와 피자로 냠냠. 한 분이 다음에 일식 사신다고 해서 그럼 내가 이후 이식(?) 사겠다고 함. ‘삶’이라는 한 단어 나누면 ‘사람’이 된다. 우리네 삶은 결국 사람이다. 파스타 맛있음. 2022. 3. 26.
나와 다른 신을 믿는 극우 개신교 보수(?) 개신교인들의 신은 내가 믿는 그리스도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 선거 통해서 확신하게 되었어. 정교분리원칙. 역사의 교훈으로 이미 대부분의 나라가 그리 하고 있지. 그런데도 우리나라 보수 개신교인들은 선거 때마다 그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종교와 연결지어 왔어. 이승만, 이명박, 김영삼 대통령 때에는 항상 기독교인 장로를 뽑아야 나라가 잘 된다고 우겼고, 그리 믿는 자들 많았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당시에도 보수 대형교회 목사들 만나며 지지를 이끌고자 노력할 정도로 보수 개신교인들은 이상하게 이쪽(?)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았어. 그 이유는 단 하나였어. 그리스도를 믿지 않거나 반대하는 세력이었다는 거지. 그런데 이번 선거는?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어. 무속신앙을 매우 중.. 2022.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