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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

파친코, 혐오의 갈라치기

by 달그락달그락 2022. 4. 7.

요즘 유행어 중 신인류가 있다. 코로나19 걸리면서 완쾌된 분들을 뜻한다. 현재 인구의 20% 정도를 추산한다. 아무쪼록 걸린 분들은 아프지 않고 빨리 완쾌되었으면 좋겠고, 안 걸린 분들은 면역 잘 되어서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초기 내가 사는 동네에 한 분이 전염되었고 그분이 다닌 음식점은 모두 문을 닫아야 했다. 대부분 안타까워했으나 한 편에서 조심성 없이 돌아다녔다면서 비난했다. 최근에 코로나19 걸린 분들에게 비난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너무 일상적으로 되었고 많은 분이 감염되는 전염병이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고 비난할 때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대부분 폭력, 사기, 강간 등 나쁜 짓을 했을 때 비난하기 마련이다. 어쩌면 나쁜 짓 하는 사람 비난하는 일은 우리 사회에 당연하기까지 한 일로 보인다. 심지어 전쟁을 일으키고 죄 없는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는 자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푸틴 같은 자를 뜻한다.

 

 

요즘 애플 티브이의 파친코라는 드라마가 핫(?)하다.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씨의 파친코라는 작품이 원작이고 이 책은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였다. 남편은 일본계 미국인으로 알려졌고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있었다고. 일본을 방문할 때 재일한국인 청소년이 옥상에서 자살하는 뉴스를 보았는데, 그 이유가 그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이지메(왕따)를 심하게 당하면서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는 소식이었다.

 

이 작가는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자신은 미국에서 살면서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심한 이지메 경험이 없었다. 심지어 인종 문제도 아니었는데 이해할 수 없었다고. 일본이나 한국인은 피부색도 같고, 말하지 않으면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도 그렇게 심한 혐오를 당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고 했다. 역사 전공자여서인지 빠르게 자료 찾고 학습했고 그 과정에서 탄생한 책이 파친코다.

 

 

 

파친코가 애플 통해서 전 세계로 나가자 아니나 다를까 일본사람들 반일 드라마라며 비난한다는 기사가 났다. "한국이 새로운 반일 드라마를 세계에 전송했다"라며 'StopJapaneseHate'라는 해시태그를 달면서, 일본인 혐오를 그만두라고 주장하는 이들 넘친다.

 

일본인 혐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세계 어느 나라에 서점에서 한 나라를 비난하는 책을 모아서 파는 곳이 있나? 한국을 혐오한다는 혐한코너가 따로 있는 일본의 서점을 보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역사 왜곡을 그렇게 하고도 이제는 아예 일본 교과서에 '군 위안부 · 강제 연행' 표현을 없애 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면서도 당당한 그들. . 또 흥분할 듯.

 

그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혐오 당하고 비난당해야 하는 현실이 아직도 벌어지고 있는 일본 사회의 모순을 접하면 분노가 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무엇을 잘 못 해서가 아닌 그저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 영호남 나누어 놓고 호남 비하하고 영남 비하하면서 욕하는 일 넘친다. 남북 갈라놓고 무조건 비난하고 욕하기 바쁘고, 외국인 그것도 다문화라는 이유로 나라 갈라쳐서 비하하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이나 영국 사람들과 결혼하면 그들에게 다문화라고 하지 않더라. 필리핀이나 베트남 분들과 결혼하면 다문화 되고 이상한 반응 보이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요즘은 장애인 비장애인을 갈라놓고 왜 너희들의 편의를 위해서 우리가 힘들어야 하느냐고 당당하게 비난하는 정치인까지 있을 정도다.

 

우리 사회가 좋아진다는 것은 최소한 사람의 생김새, 피부, 사는 지역, 장애, 비장애, 성 정체성, 출신 나라 등 누구나가 가질 수밖에 없는 그 어떤 것을 이유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 부족한 사람이 있으면 조금 더 족한 사람이 나누고 함께 살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 그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병신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하고 그자들을 비난하며 섞이면 안 된다는 개소리를 지껄이는 야만인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페북 이 대표의 글에 댓글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현실이 이렇다고 하는.

 

장애인이 죄를 지었나? 왜 시설에만 가두고 못 나가게 하려고 하나? 그 많은 세금 중 왜? 그들을 위해서 사용하면 안 되나?

 

. 말이 길어지니 글이 코로나에서 일본 갔다가 다시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말 한마디는 하자.

 

당신이 당사자라는 생각을 한번만 해보기를. 내가 장애인이고, 일본에 사는 한국인이며, 성정체성이 몸과 다르고, 아시아에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여성이며, 경상도 또는 전라도 출신이고, 탈북한 사람었다면 어떤가?

 

결론. 그 누구도 자신이 가진 정체성이나 다름을 이유로 비난하는 일은 그만둘 일이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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