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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

오징어 게임

by 달그락달그락 2021. 9. 22.

양 극단은 닮은 점이 많다. 극우, 극좌에 있는 자들에게는 사람에 대한 존중 없음이 같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고려가 없다. 그저 이상한 그들의 신념만 넘치고 매우 폭력적이다.

 

돈도 비슷해 보인다.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삶의 흥미를 잃었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과 달리 빚의 수렁에 빠진 엄청나게 가난한 자들 또한 삶의 흥미가 없기는 매한가지다. 엄청난(?) 부자와 엄청나게(?) 가난한 자의 공통점이라고 했다.

 

 

오징어 게임을 만든 이유는 심심해서이며, 기훈(극중 이정재)을 살려준 이유는 자기를 재미있게 해줘서라는 어르신(?) 이야기. 어디서 봄직한 데스무비의 전형적인 스토리를 몇 가지 짬뽕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 환경에 맞추어서인지 몰입감 좋다. 최근 넷플에서 개봉한 오징어게임생각할 지점이 많은 드라마다.

 

너무 없어도 삶의 의미가 없어지고 너무 많아도 의미가 없기는 매한가지. ‘적당히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일단 너무 많은 것도 아니고 너무 없어도 문제다. 내가 가진 게 적당히(?) 없는 이 정도여서 감사한지도 모르겠다. 가진 거 별로 없는 측에 들겠지만 그래도 먹고 마시고는 자유이고 하고 싶은 활동도 나름(?) 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거면 됐다.

 

명절이다. 휴일 첫날.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꿈도 안 꿨고 잘 잤다. 왼쪽 눈에 핏줄 터져 빨갛게 번진 피도 많이 사라졌다. 대학 강의 동영상도 두어 편 찍고 글쓰기 모임 하는 분들과 열심히 글도 썼다. 어제는 가족과 성묘도 다녀왔고 오징어게임도 봤다.

 

오래 전에 명절이면 괜히 들떠서 밤마다 나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술도 한잔씩 하면서 이야기 했다. 그 자체로 들뜨는 즐거움이었는데 요즘은 재미가 없다. 그냥 방콕이 최고라고 여긴다. 들뜨는 일이 일상이었으면 좋겠다. 삶은 매번 들뜨면 안 되겠지만 명절만 들뜨는 것도 이상하다.

 

아니다. 이건 비겁한 변명인 것 같다. 젊을 때는 모든 게 들뜨고 재미있는 거다. 결론? 나이를 먹는다는 것. 오래 전 우리 교수님이 나에게 그랬다. 늙은 학생이라고. 갑자기 나이를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명절인데, 나는 이전부터 늙어 있었다. 지금도 더 조용히 그냥 구석에 짱박히고 싶은 생각만 많다. 명절에만 갖는 유일한 특권인지도. 그렇게 하루가 가고 있다……. ㅠㅜ #오징어게임 #명절 #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