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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아닌, 이상을 붙잡아야 해! 오전에 당진에 잠시 다녀왔다. 마을 활동가분들에게 “청소년자치와 마을 활동”에 대해 강의했다. 페친으로만 알고 있었던 명 센터장님과 인사했고 점심 식사하면서 대화했다. 당진아미행복교육원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지원해서 운영하는 기관이다. 마을교육과 활동에 열심히 하는 기관으로 보인다. 센터장님과 나를 안내하며 대화했던 선생님들도 오프에서 처음 만난 분들이지만 대화가 막힘이 없었고 청소년과 관계된 이야기에 서로가 공감이 컸다. 최근 서울의 대형(?)신문사 기자가 인터뷰를 하겠다며 연구소까지 찾아오셔서 2시간여 깊은 이야기 나누었다. 기자분은 기사로 최선을 다해 활동을 안내하려고 한 것 같다. 그런데 댓글이 뭐 이런 듣보잡 활동이 있냐는 듯한 글이 달렸다. 글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그랬지. 사회적 통.. 2022. 7. 16.
우리와 나 ‘우리?’ 나는 이 말이 참으로 좋았다. 속해 있으면 내가 우리라고 표현하는 그 어떤 상징의 하나인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속한 단체 이름이 언론에 나오거나 역사에서 한 줄이라도 보일라치면 그 모든 일을 내가 한 것처럼 자랑스럽기도 했다. 문제가 있어 비판받을 때는 어딘가 숨고 싶을 때도 있었다. 물론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다른 지역의 조직인데도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우리’에 넣어서 생각하곤 했다. 우리나라, 우리 가족, 우리 민족 이런 언어는 자연스러운데 우리만 떼어 놓고 이야기하니 돼지우리, 닭 우리처럼 무슨 동물이 떠 오르기도 한다. 나를 상징하고 표상하는 수많은 표징은 대부분 언어로 나타난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하이데커의 말이라고 했다. 인간의 사고는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 .. 2022. 6. 22.
최소한 매일 90분은 행복인 거야. "그냥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응원이 되고, 눈빛 하나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그냥 같은 시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무언가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새벽에 글 모임 하는 김 선생님이 마치면서 글을 써서 단톡방에 올려주었다. 그중 일부다. 행복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얼굴 보이고 글만 쓰는데 그 순간이 행복이라고 했다. 해방일지에는 행복한 순간을 끌어모아 5분만 채워도 살만하다고 하는데 최소한 새벽에 모이는 우리는 하루 중 90분은 행복한 거다. 출근하다가 무심결에 본 집 한 채(사진). 구도심 한쪽에 오래 살지 않은 집 한 채가 방치되어 있다. 언제부터인가 오며 가며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이 집은 수명이 다했을까? 누군가 들어와서 고쳐서 쓸까? 처음 지었을 때는 주인이 좋아.. 2022. 6. 18.
그냥 엄마도 그냥 사랑해 주었다. 바람도 그냥 불고, 해도 그냥 뜬다. 새벽 글모임(10053090)에서 김 센터장님이 읽어 주신 글인데 그냥 좋았다. 시작할 때 조 선생님이 독일 속담 중 “길이 목표다”라는 말씀도 해 주셨어. 그러게. 목적지가 아닌 길 자체의 아름다움을 보게 돼. 산과 하늘의 맑고 환한 웃음, 새벽의 싱그러움 등 그 순간의 길에서 보이는 온갖 것들이 감사하기만 하지. 오늘 새벽은 몸이 피곤해서 오프닝하고 잠시 누웠는데 정신이 더 맑아지는 거야. 일어나서 머리 감고 다시 책상에 앉았는데 베란다 창밖에 너무나 큰 싱그러움(?)이 밀려왔어. 얼마나 좋았는지. 이 모든 게 이유 없이 ‘그냥’ 주어진다는 것. 이 모든 게 기적 같아. 우리네 삶은 그 존재만으로 기적이 맞아. 이 모든 게 그냥 주어졌.. 2022. 6. 17.
침묵 동네 카페 왔다. 사장님이 커피 내려 주셨어. 막간 벽을 보는데 나를 계속해서 바라보는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계속해서 나를 보고 있었나 봐. 대화하고 싶었나? 새벽에 글 모임(10053090)에서 법정 스님 이야기 나왔고 마칠 때 박노해 시인의 글을 나누었어. 주제는 ‘침묵’이었다. 시인은 “똑똑한 사람은 알맞게 옳은 말을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때맞춰 침묵할 줄 안다.”라고 했어. 자세히 보니 오드리는 너무 지혜로워 보여. 말을 안 하고 지켜보기만 해. 들을 줄 안다는 거지. 글 모임에 참여한 분 중 두 분이 일주일간 인터넷도 안 터지는 곳으로 들어가신다고 했다. 황 교수님은 자발적 감금이라고 표현했고, 장 신부님은 피정이라고 했다. 두 분 모두 자발적인 침묵을 하는 듯싶어. 커피 내려 주시는 것 기다.. 2022. 6. 16.
삶은 사람이라고 아저씨 세 명이 점심 먹으며 긴 시간 수다 떨었다.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몰랐다. 사는 이야기, 지역 이야기, 특히 정치와 사회 이야기 등 거침없다. 정치적 관점이나 노선이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 일터도 전문성도 완전 다른 사람들. 그런데도 속 깊은 이야기 터놓고 나눌 수 있는 이유는 완전히 신뢰하는 분들이라는 것. 달그락에서 꽤 긴 시간 지역 청소년을 위해서 나름의 역할을 함께 하면서 삶에 대해 그 진정성 알게 된 분들이다. 사람에 대해 수단은 멀리하고 수용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점심은 이탈리아 국수와 피자로 냠냠. 한 분이 다음에 일식 사신다고 해서 그럼 내가 이후 이식(?) 사겠다고 함. ‘삶’이라는 한 단어 나누면 ‘사람’이 된다. 우리네 삶은 결국 사람이다. 파스타 맛있음. 2022. 3. 26.
내가 너무 감사했다. 연구소 책상 위 보니 손편지와 정성스레 포장해 놓은 선물이 있다. 열어 보니 견과류 큰 봉지가 들어 있다. 해빈이가 달그락 활동을 끝내고 내일이면 서울에 간다. 고3 마지막까지도 활동 이어 갔고 2월에 마지막 날까지도 후배들과 함께한 친구다. 연구소의 모든 선생님에게 정성스럽게 선물한 모양이다. 책상 위 편지를 열어 보았는데 감사했다고, 그리고 내가 청소년들에게 종종 진행한 강의나 말씀(수다에 가까운)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내 강의를 바탕으로 멋진 삶을 사는 청년이 된다는 글에 생각이 많아졌다. 청소년을 만나지만 이전(?)에 직접적 삶으로서 깊게 만나며 함께하는 일은 작아졌다. 기관운영에 초점이 있다 보니 내 위치에서 후배 선생님들을 지원하고 운영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 가고 이슈에 집중하는 일이 일상.. 2022. 3. 1.
날이 적당한 날 어제 점심 이사장님과 후원자 한 분과 식사했다. 최근 길청 모금건과 이사회 등 이야기 나누었다. 오랜만에 점심밥 엄청 먹었다. 배 나옴. 사무실 돌아오면서 갑자기 머리에 띵하고 만나는 모든 분들이 기적(?)으로 들어 왔다. 그들도 나를 기적으로 여기는지는 모르겠다만 나에게 이분들은 기적이 맞다. 점심 밥 같이 한 이 분들, 청소년활동 잘해보고자 의기투합하고 8년여를 꾸준히 변하지 않고 함께 하면서 속 깊은 이야기 나누는 관계가 됐다. 새롭게 만나는 청소년, 청년들 또한 생의 역사를 가지고 만나고 있다. 어찌 이런 신기한 일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폭이 넓어지는지 모르겠다만 이러한 관계로 인해 연구소와 길청이 운영이 된다. 만약 이런 귀한 이웃과 동지들이 없었다면 현재 행하는 일들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2022.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