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책상 위 보니 손편지와 정성스레 포장해 놓은 선물이 있다. 열어 보니 견과류 큰 봉지가 들어 있다. 해빈이가 달그락 활동을 끝내고 내일이면 서울에 간다. 고3 마지막까지도 활동 이어 갔고 2월에 마지막 날까지도 후배들과 함께한 친구다.
연구소의 모든 선생님에게 정성스럽게 선물한 모양이다.
책상 위 편지를 열어 보았는데 감사했다고, 그리고 내가 청소년들에게 종종 진행한 강의나 말씀(수다에 가까운)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내 강의를 바탕으로 멋진 삶을 사는 청년이 된다는 글에 생각이 많아졌다.
청소년을 만나지만 이전(?)에 직접적 삶으로서 깊게 만나며 함께하는 일은 작아졌다. 기관운영에 초점이 있다 보니 내 위치에서 후배 선생님들을 지원하고 운영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 가고 이슈에 집중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그 안에서 가끔 만나는 청소년들에게 강의로 전달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가끔은 아쉬울 때 있다.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청소년 대상의 강의보다는 교사나 학부모, 청지사나 상담사 등 어른들 만나서 강의하며 안내하는 일이 쉬워졌다.
그래도 달그락 내에 활동하는 청소년들과 끈끈한 유대감 안에서의 전달하는 강의나 이야기는 매번 가슴을 뛰게 한다. 내가 강의를 잘 한다기보다는 청소년들이 유대감이 강하고 달그락이라는 공간에서의 신뢰감 때문일 거다.
이전에 청소년 대상의 대규모로 강의할 때 많았는데 몇 년 전부터 하지 않는다. 의미나 이유 등 여러 가지 내 안에서 고려 한 결과다.
청소년 강의에 가장 좋은 공간은 달그락이다. 깊은 이야기도 서슴없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가슴 설레게 하는 청소년의 눈빛과 거침없는 질문과 대답들. 경험해 본 사람만 그 느낌 안다. 청소년들의 태도와 활동력 때문에 만들어지는 그 흥분의 공간. 달그락 청소년들이 함께하자는 일은 어떻게든 하려는 이유다.
그들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서이기도 하다. 그 느낌과 감동은 아는 사람들만 안다.
해빈아. 나에게 고마워할 일이 아니다. 내가 너 때문에 너무나 고맙다. 고등학생 내내 공부하면서도 열심을 다해 달그락 활동하고 친구와 동생까지도 달그락 데려오면서 활동 함께 하고 꿈꾸고 그 꿈을 함께 키워줘서 고맙다.
너 같은 멋진 청소년들이 있어서 나 같은 별 볼 일 없는 사람도 이렇게나마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고 힘을 얻는다. 내 강의나 말이 좋았다기보다는 네가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와 꿈을 꾸고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에 내가 너무 감사했다.
내가 최고가 아니고 해빈이 네가 최고다. 이미 멋진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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