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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31

<가슴에 치명상> 결혼식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결혼식에서 상을 받았다. 상을 몇 번 받아 봤지만, 결혼식에서 하객으로 참여해서 받은 상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오늘 결혼하는 두 주인공이 예식 가운데에 각자 알고 있는 지인 중 세명에게 정성스레 준비한 상장과 글, 꽃을 선물해 주었다. 손유주영 선생님, 야호 학교의 장경수 교장 선생님. 두 분 나이가 40대와 50대다. 그들이 모시고 싶었던 가족과 40여 명의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한 2시간의 결혼식 공연에 초대받았다. 축의금도 받지 않았고 초청장도 없었고 주례도 없었다. 온전히 그들이 꾸민 결혼 공연(?)에 하객 모두가 몰입할 수밖에 없는 멋진 행사였다. 온전히 사랑하고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들만 하객으로 참여한 것 같았다. 좋았다. 너무 좋았다. 식장은 천주교 신부님이 운영하는.. 2023. 4. 24.
20세기 소녀, 지워지지 않는 그 때 그 사랑 저녁에 20세기 소녀를 봤어. 스토리만 놓고 보면 너무 뻔한 영화여야 했는데 보다가 눈물이 흐르더라고. 10대의 첫사랑을 주제로 한 한국식 신파의 전형이었는데도 색감이 너무 아름다운 순정 만화 같았어. 화면에 색감이 너무 예쁜 그림책을 펼쳐 보는 것 같았어. 어릴 적 읽다가 엉엉 울었던 ‘소나기’도 생각이 났어. 보라와 연두는 완전히 대비되는 색이잖아. 보색대비라고 배운 색 같은데 둘은 절친이지. 운호를 중심에 둔 절친. 99년에 나온 드라마였던 것 같아.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가 “당신을 부숴 버릴 거야”라는 대사가 나왔고 그것을 보라가 그대로 읊더라고.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1999년 지구 멸망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들이 하는 데 좋았어.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입시를 만나면 항상 지구가 멸망하기를 바.. 2022. 10. 29.
칭찬 받고 싶은 이유 며칠 전에 페북에 이번 학기 대학 강의평가 만점 맞은 것과 아이가 장관상 탄 것을 올리고 상과 평가에 대해서 평하는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 아이는 자기 학교에서 가져온 상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방치한 이유가 그만큼의 노력이 없었던 상이었는데 어른들만 커 보인다는 것이고, 나 또한 강의평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제였다. 글을 포스팅하고 몇 분 지나면서 얼굴이 계속 뜨거워져 급히 글을 내리고 아무도 안 보는 내 블로그에만 살짝 얹혀 놨다. 글의 주제와 관계 없이 강의평 만점과 아이가 수상한 것을 자랑하는 내 자신이 갑자기 너무나 쪽팔려져서다. 강의 평가 만점, 상을 받는 다는 것? 겸임으로 있는 대학에서 2학기 강의 계획서 입력하다가 지난 학기 강의평가 보게 되었다. 5점 만점인데 평균 5점이라고 써 있.. 2022. 8. 6.
사랑이라고? 무엇에도 집착하지 말기 사랑이라고 믿었어. 헤어진 후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마주해도 모른 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지나치는 사람이 있어. 친구와 선후배가 삶의 전부라고 믿었을 때 그들과 모든 것을 공유했지. 그들과 너무 즐거운 일도 많았으나 그들의 태도나 말 한마디에 크게 상처 받았던 때도 있었어.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과 만남은 커녕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때가 오더군. 너무 미운 사람이 있었어. 저렇게 무능하고 이기적이며 끊임없이 자기 탐욕만 내세우는 사람이 왜 이런 데서 나와 일을 하는지 고통스러웠어. 같은 하늘 아래 숨 쉬는 것조차도 힘겨운 사람이었어. 시간이 많이 흐르고 언제인가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웃고 지나치게 되었지. 하늘을 멍하게 봤어. 날이 너무 따뜻해. 여름 내내 따뜻함을 이야기했지만 이번.. 2022. 7. 30.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이 있으면 변할까? 중3 딸이 학교 마치고 귀가했다. “엄마, 우리 반에 왕따 있어요. 어떻 게 하면 좋아요?”, 엄마는 어제도 아이가 “더 이상 사는 것이 의미가 없고, 자신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라면서 친구가 자꾸만 이런 말을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건성으로 흘려들었다. 그러면서 자신도 너무 피곤해서 잠을 깨지 않았으면 하는 때가 많다고 했다. 어제도 엄마는 아이에게 이런 비슷한 말을 듣고 “내버려 둬라. 그 친구가 알아서 하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이가 집에 귀가하자마자 또 왕따 당하는 친구 이야기인가 싶어서 자녀에게 조금 단호하게 한마디 했다. “넌, 신경 쓰지 말고 네 공부나 해라. 그런 학생 옆에 가까지 가지 말고. 알았지.” 엄마는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가 있어서 신경이 더 쓰였다. 딸 아이는 이 말.. 2022. 7. 28.
손뜨개 트리와 같은 사랑하는 사람들 오전에 모(?) 미용실 원장님께서 앞머리 컷 비용을 1년여 모아서 꾸준히 후원하시겠다고 했다. 길위의청년학교 2호 잡지 후원하시면서 청년들이 청소년들 잘 지원할 수 있는 좋은 활동가 되도록 후원하는 일을 안내 드렸다. 익명의 모(?) 후원자께서 크리스마스 상여금 전액을 기부했다는 글이 법인 샘들 전체 단톡방에 올라 왔다. 가슴이 울컥 했다. 어제 모(?) 이사장님은 선생님들 식사라도 했으면 한다고 식사비를 가져 오시고 즐겁게 대화 하고 가셨다. 지난번에 출장 다녀오니 책상 위에 작두콩이 놓여 있었다. 우리 모(?) 자원봉사 회장님께서 밥 먹을 때 꼭 넣어 먹으라면서 선물해 주셨다. 지난번 모(?) 청소년은 목에 좋다는 ‘청’을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다면서 냉장고에 있으니 먹으라는 편지글을 써서 책상에 놓고.. 2021. 12. 25.
사랑합시다!! : 임원이사회 마치고 매일 밤 빼 놓지 않고 하는 게 한 가지 있다. 아이들 방에서 잠든 두 아이 위해 기도하는 일이다. 기도문 중에 가장 우선적으로 신에게 비는 내용은 “내일도 만나는 모든 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시고, 만나는 모든 이들이 나를 아이들을 가족을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는 것. 점심시간에 길청 임원이사회 했다. 지난 정기 이사회 이후 임원이사회로 위임 받은 사항이 있다. 내년도 운영과 사업 예산 마련을 위한 모금 계획과 길위의청년 두 번째 발간하는 잡지 비용, 커리큘럼 보완과 사업 중 새롭게 만들어지는 두 번째 달그락 창립에 대한 여러 제안 사항이 있다. 이사회에서도 교수진을 참여하는 방안도 이야기 되었고, 대안대학원 과정도 논의했다. 어제 어떤 강연장에서 행사 주관자이신 교수님이 질문했다. 힘들 일이 .. 2021. 12. 18.
오래 사랑하는 방법 사랑하게 되면 당사자의 모든 게 좋다. 이때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과하게 나오기 시작한다. 그(녀)의 모든 게 좋아 보인다. 심지어 욕하고 침 뱉는 모습도 예뻐 보일 지경이다. 도파민이 분비되고 열정적인 사랑에 빠졌을 때 페닐에틸아민이 나오고 신체 접촉까지 이루어지면서 옥시토신이 평상시 보다 수배가 더 증가하고 이후에 안정된 사랑을 하면서 엔돌핀이 나온다. 과학자들이 하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순간 그(녀)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이 세상은 행복한 곳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학자들은 보통 3개월에서 3년 내외라고) 도파민과 함께 각종 호르몬은 감소되거나 사라지고 '권태기'가 시작된다. 사람은 반드시 갈등하게 되어 있다. 좋을 때는 어떤 일을 해도 좋다만 권태기가 오고 서로가 부딪치면서 갈등하고 힘겨움이 있을.. 2021.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