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36 사랑은 오래참기가 답인거다 사랑은? ‘오래 참기’가 정답인지도 몰라.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 성경에서조차 사랑을 설명하는데 가장 앞에 '참기'가 나온다. 그것도 '오래' 참아야 한다. 시인은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어야 하는 게 사랑이라고 했다. 내 보기에 여기에 방점이 있다. 사랑하게 되면 모든 게 이쁘고 좋아 보인다. 초기에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를 생각해 보면 된다. 모든 게 이쁘고 설레고 좋기만 하다. 그때가 지난 후 눈에 한 두 꺼풀 벗겨진 후에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사랑인 거다. 대부분 이때부터 갈등이 생기면서 싸우고 헤어지고 심지어 적대시하는 이들까지 나타난다. 진짜 사랑은 이때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좋지 않은 것까지 좋게 생각”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2024. 1. 20. 새벽 응급실에서 어제 늦은 밤 가족 중 갑자기 배가 아파서 응급실에 왔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다. 수액 맞고 좋아져서 약 받고 귀가했다. 새벽녘 응급실. 어떤 이는 허리를 구부리고 고통을 호소하며 엄마인 듯한 여성에 품에 안겨서 힘겨워한다. 보호자 없이 계속 잠을 자며 링거 주사 줄에 피가 나오는 것도 모르는 아저씨도 있다. 간호사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끙끙대는 소리가 잠시 멈췄던 조용한 응급실에 갑자기 아이 울음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러다가 조용해졌다. 울음 소리는 반복된다. 갑자기 선배 생각이 났다. 오래 전이다. 삼성병원에서 간암 수술하고 누워 있을 때 병문안 갔었다. 그때가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다. 역사교사 그만두고 이쪽 일(?) 하면서 지역 향토사 등을 주제로 청소년들과 활동했던 분이다. 담배를 자주 피웠고 .. 2024. 1. 4. 아빠의 규칙 내 스마트폰에 카톡 등 모든 알람은 꺼 놨다. 카톡, 메시지, 페북, 인스타, 카스와 같은 SNS, 운영하는 카페나 블로그, 커뮤니티도 시간 될 때마다 들여다보고 확인하면서 정리한다. 카톡에 메시지 뜨면 개인이건 단체방이건 답할 내용이나 해야 할 일은 보는 순간 바로 처리한다. 스마트폰 어플에 숫자가 보이면 안 된다. 9시 내외 퇴근 시간이 되면 스마트폰 화면의 숫자는 거의 지워진다. 지금 이 시간(12시 내외)이면 0이 된다. 공지로 달린 글도 시간 지나면 무조건 삭제하거나 접어둔다. 어떤 이는 몇백 개의 숫자가 떠 있어도 신경 쓰지 않던데 나는 그럴 수가 없다. 습관인지 성격인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유일하게 수년간 톡 상단에 계속 올려놓은 메시지 하나가 있다. 막내가 보내 준 카톡(캡처 사진) 메시.. 2023. 11. 9. 청소년참여의 방법: 안전한 관계의 공간과 참여, 서클모임, 퍼실, 방법론에 붙여 20여 년 전부터 변하지 않고 주장하는 몇 가지 중요한 가치가 있다. 청소년을 위한 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과 다. 어찌 살다 보니 주 전공처럼 되었다. 안전한 공간이 설계되면 청소년 참여는 자연스럽다. 안전하지 않더라도 그 공간에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참여해서 사회적 저항을 통한 변화의 주체로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졌다. 그 자체가 청소년이 안전한 공간을 이루어 가는 과정으로 당사자인 청소년, 청년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통한 자치가 이루어진다. 사회문제에 대해 저항하는 변화의 주체적 역할도 중요한 일이다. 더불어 현실에서 당사자인 청소년, 청년 등 시민이라고 칭하는 우리들이 매번 안전하지 못한 공간에 노출되어 있고, 안전한 공간에 대한 경험과 자기 삶의 참여에 대한 경험도 부족한 터, 이를 안내하고 촉진하.. 2023. 11. 5. 아빠 언제나 멋져 줘서 고마워요 “언제나 멋져 줘서 고마워요. .. 아빠가 일하는 모습 보면 저기 떠 있는 달처럼 언제나 빛나는 것 같아요“ 내가 이런 아빠였다. 여기까지 얼마나 좋았는지.. 그런데 ”우리 딸들이 있으니까 너무 불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 불안과 강박이 중1 청소년 눈에도 보이나 봐. 매일 밝고 건강한 모습만 보여 준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살짝 슬펐다. 그래. 너희들 때문에 절대 불안하지 않을거임. 내가 아빠였어. 이상한 달빛이 나는… 머리숱 엄청 많은데 빛이 나는 신기한 아빠. 2023. 5. 11. <가슴에 치명상> 결혼식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결혼식에서 상을 받았다. 상을 몇 번 받아 봤지만, 결혼식에서 하객으로 참여해서 받은 상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오늘 결혼하는 두 주인공이 예식 가운데에 각자 알고 있는 지인 중 세명에게 정성스레 준비한 상장과 글, 꽃을 선물해 주었다. 손유주영 선생님, 야호 학교의 장경수 교장 선생님. 두 분 나이가 40대와 50대다. 그들이 모시고 싶었던 가족과 40여 명의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한 2시간의 결혼식 공연에 초대받았다. 축의금도 받지 않았고 초청장도 없었고 주례도 없었다. 온전히 그들이 꾸민 결혼 공연(?)에 하객 모두가 몰입할 수밖에 없는 멋진 행사였다. 온전히 사랑하고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들만 하객으로 참여한 것 같았다. 좋았다. 너무 좋았다. 식장은 천주교 신부님이 운영하는.. 2023. 4. 24. 20세기 소녀, 지워지지 않는 그 때 그 사랑 저녁에 20세기 소녀를 봤어. 스토리만 놓고 보면 너무 뻔한 영화여야 했는데 보다가 눈물이 흐르더라고. 10대의 첫사랑을 주제로 한 한국식 신파의 전형이었는데도 색감이 너무 아름다운 순정 만화 같았어. 화면에 색감이 너무 예쁜 그림책을 펼쳐 보는 것 같았어. 어릴 적 읽다가 엉엉 울었던 ‘소나기’도 생각이 났어. 보라와 연두는 완전히 대비되는 색이잖아. 보색대비라고 배운 색 같은데 둘은 절친이지. 운호를 중심에 둔 절친. 99년에 나온 드라마였던 것 같아.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가 “당신을 부숴 버릴 거야”라는 대사가 나왔고 그것을 보라가 그대로 읊더라고.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1999년 지구 멸망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들이 하는 데 좋았어.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입시를 만나면 항상 지구가 멸망하기를 바.. 2022. 10. 29. 칭찬 받고 싶은 이유 며칠 전에 페북에 이번 학기 대학 강의평가 만점 맞은 것과 아이가 장관상 탄 것을 올리고 상과 평가에 대해서 평하는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 아이는 자기 학교에서 가져온 상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방치한 이유가 그만큼의 노력이 없었던 상이었는데 어른들만 커 보인다는 것이고, 나 또한 강의평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제였다. 글을 포스팅하고 몇 분 지나면서 얼굴이 계속 뜨거워져 급히 글을 내리고 아무도 안 보는 내 블로그에만 살짝 얹혀 놨다. 글의 주제와 관계 없이 강의평 만점과 아이가 수상한 것을 자랑하는 내 자신이 갑자기 너무나 쪽팔려져서다. 강의 평가 만점, 상을 받는 다는 것? 겸임으로 있는 대학에서 2학기 강의 계획서 입력하다가 지난 학기 강의평가 보게 되었다. 5점 만점인데 평균 5점이라고 써 있.. 2022. 8. 6.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