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 및 관점/칼럼

사랑은 오래참기가 답인거다

by 달그락달그락 2024. 1. 20.

나태주 시인의 <사랑에 답함>

 

 

사랑은? ‘오래 참기가 정답인지도 몰라.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 성경에서조차 사랑을 설명하는데 가장 앞에 '참기'가 나온다. 그것도 '오래' 참아야 한다.

 

시인은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어야 하는 게 사랑이라고 했다. 내 보기에 여기에 방점이 있다.

 

사랑하게 되면 모든 게 이쁘고 좋아 보인다. 초기에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를 생각해 보면 된다. 모든 게 이쁘고 설레고 좋기만 하다.

 

그때가 지난 후 눈에 한 두 꺼풀 벗겨진 후에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사랑인 거다. 대부분 이때부터 갈등이 생기면서 싸우고 헤어지고 심지어 적대시하는 이들까지 나타난다. 진짜 사랑은 이때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좋지 않은 것까지 좋게 생각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초기 사랑을 느낄 때 뇌에서 "도파민, 옥시토신, 바소프레신"과 같은 화학물질이 분비된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 같은 마음 상태를 만들지. 사랑해 본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안다. 계속 설레고 기분 좋고, 그를(또는 그녀를) 만나는 그 시간만 기다려진다. 온종일 구름을 타고 있는 기분이다. 이때는 뭐든 해도 좋은 때다.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쏟아지는 때다.

 

하지만 기분 좋은 호르몬은 한정되어 있다. 반드시 어느 시간이 되면 바닥을 보인다. 신데렐라와 같이 12시가 되면 끝난다는 거지. 어느 순간부터 이 호르몬은 매우 작아지거나 바닥을 보이게 된다. 그때부터 정말 찐(?) 사랑이 시작된다. 싫은 것도 잘 참아 주면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할 때다. 그래서 사랑은 오래 참기가 정답이다.

 

서로 좋을 때 나누는 순간적인 사랑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시인이 말하는 사랑은 그런 사랑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여기에서 말하는 사랑은 단순히 이성, 동성 간에 스킨십과 섹스와 정신적 교감만을 말하지 않아. 자녀에 대한 사랑부터, 친구 간에 사랑, 직원, 동료, 선후배의 사랑도 있고 조금 더 넓혀 보면 전 인류에 대한 사랑도 있다. 그 모든 사랑은 결국은 나를 타자에게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사랑은 나의 쾌락을 넘어 인내가 필요한 것, 인류에게 가장 숭고한 가치가 있는 행위일 수도 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