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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팔로워와 좋아요 숫자를 늘리는 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집중 할 일은 따로 있다.

by 달그락달그락 2024. 1. 9.

50만명이 되었다

 

며칠 만에 블로그 들어갔는데 전체 방문자 수가 50만 명이 넘었다. 어떤 이들에게 많아 보이겠지만 주변에 몇 분 파워 블로거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하루 많게는 2, 3, 적게는 5, 60명 등 매일 100여 명 내외 다녀가는 작은 공간이다.

 

티스토리 운영한 지 얼마 안 된다. 다음(daum) 블로그 썼었는데 2년 전에 카카오에서 블로그 없앤다고 해서 티스토리로 갈아탔다. 티스토리는 구글 애드센스도 장착할 수 있다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관련 책을 찾아봤다. 책에는 조금만 노력하면 부자 될 것처럼 쓰여 있었다. 내가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는 일이 글 쓰는 일이니 조금만 하면 소액 정도는 계속해서 벌 수 있겠다는 상상을 했다. 후원금 조금 늘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관련 책을 열심히 읽었다. 모두 성공할 것 같았다. 블로그에 구글 애드센스도 신청하고 카카오에 광고 클릭당 돈 받을 수 있는 광고도 설치했다.

 

몇 달 지나 광고를 모두 삭제했다.

 

다른 곳과 다르게 티스토리가 왜 이렇게 좀비 댓글이 많은지 그때 알았다. 많은 블로그에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데 보기 민망했고, 대부분 질적 내용보다는 광고 유도하기 위한 글이 많아 보였다. 정치 블로거도 있었는데 상당수 자극적이고 편파적인 내용에 집중하고 있었다. 대부분 광고 따라붙는 돈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었다.

 

광고 클릭당 돈을 버는 구조여서 글의 내용이나 인간관계보다는 그 누구든 자신의 블로그에 들어와서 광고를 클릭하게 하는 방법이 난무했다. 남의 블로그 가서 영혼 없는 댓글 복사하고, 요즘 유행한다는 돈 번다는 주식 코인이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일단 내 글에 계속해서 달리는 좀비 댓글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과의 소통 없이 댓글은 대부분 똑같은 인사로 채워진다. 댓글 달았으니 자기 블로그에도 와 달라는 요구와도 같은 댓글이 계속해서 달렸다. 내 수준의 블로그에도 이렇게 많은 댓글을 달 정도면 이분들은 정말 많은 곳에 댓글을 달고 다닐 터였다.

 

일단 블로그에 광고를 모두 지웠다. 좀비 댓글에는 대꾸하지 않았다. 가벼워지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이런 거에 신경 쓰지 않고 꾸준히 내가 쓰고 있는 글을 올리는 공간이 되었다. 게시판도 일상과 활동 등 몇 가지로 나눠 놨더니 정리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아무 생각 없이 습관처럼 지속해서 글 올리는 공간이 되었고 어느 순간 50만이 되었다. 블로그 운영한 지 10년이 넘어서 나온 숫자다. 이전처럼 숫자나 돈에 연연하지 말고 꾸준히 하는 게 옳다.

 

 

 

팔로워와 좋아요가 많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블로그나 페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하는 이유가 뭘까? ‘팔로워수를 늘리고 싶어 하고 좋아요가 많아야 하는 이유?

 

사람의 인정욕구도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은 아닐까?

 

한 사람이 다수의 사람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의 척도가 된다. 독재자들이 가장 먼저 장악하는 곳이 방송국과 언론이다.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수의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극우 언론과 땡전뉴스로 인해 전두환이 훌륭한 장군이며 나라를 살린 리더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유다. 쿠데타 군인들이 다수의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전할 수 있는 방송과 언론의 힘으로 이루어진 사회적 인식이다.

 

누군가가 나를 알고 있고 주목하는지는 당사자의 영향력이 된다. 많은 이들이 영향력이 큰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종교인들까지 영향력이 큰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

 

영향력은 돈이나 명성,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사회에 안내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인플로언서, 파워블로거는 다수의 사람을 모아 놓았고 그들의 전하는 내용을 수용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상이 된다.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다. 수준이 높은 양질의 콘텐츠도 있으나 어떤 이들은 자극을 중심으로 사람을 모아 내기도 한다. 심지어 몇몇 출판사에서는 글의 수준과는 관계 없이 팔로워 많은 작가를 찾아다니는 경우까지 생겼을 정도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스레드에 성적인 이야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글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야설에나 나올 법한 직설적인 문장으로 성을 묘사했다. 남녀 모두가 원하는 일이니, 잠자리를 자유롭게 하자는 내용이었다. 하루 만에 댓글이 수백 개가 달렸고 팔로워가 일만 명에 육박했다. 글 한두 개로 그렇게 팔로워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인스타 타고 들어갔더니 역시나 선정적인 사진 몇 장과 함께 외로우니 연락하라는 스팸 공간이다. 클릭 한 번이면 온몸 문신 있는 아저씨가 젊은 여성으로 둔갑해서 쓴 글일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스팸 댓글에 수백 명이 넘는 글에 대해 상호 토론까지 이어졌다. 웃을 일이 아닌 일이 되었다.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새해다. 몇 가지 준비하는 일도 있고 생각도 많은 날이다. 일단 삶의 팔로워에 연연하지 않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본질이 아닌 수단에 연연하다가는 자칫 블로그에 날아다니는 좀비 댓글 다는 사람이 되고 만다. 블로그는 글이나 사진이 본질일 터인데 일단 광고 걸고 클릭이 목적이 되면 자신이 영혼 없는 댓글 복사하면서 좀비가 되는지도 모른다.

 

페북도 마찬가지다. 그저 친구들과 교제하는 공간으로 내 삶과 활동을 잘 안내하면 족하다. 친구들의 어려움, 즐거움에 반응하고 친구로서의 관계력을 키우는 곳이다.

 

모든 일에 목숨을 걸 정도로 한 번에 잘하려고도 하지 말아야겠다. 꾸준하게 열심히 하다 보면 잘하게 되어 있다. 삶의 원칙이다. 꾸준하게 지속해서.

 

음란 스팸 글 올려서 하루 만에 1, 2만 명 팔로워 늘리는 일은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출처도 없는 이상한 클 퍼서 올리고, 조금은 더 선정적이고 정치 자극적인 내용 내걸며, 영혼 없는 댓글을 계속해서 나열해서 광고 클릭 한 번 더 하도록 유도하는 게 목적인 삶은 슬프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활동 꾸준히 하고, 쓰고 싶은 글, 운동도 꾸준히 하고, 내가 가진 전문성에 관한 내용들 지속하다 보면 족한 일이 만들어진다.

 

페북 등 SNS는 소통의 공간이지 무슨 연애인 병 걸린 듯한 태도를 보이는 태도 자체가 문제로 보인다. 그런 사람과의 관계는 사절이다. 팔로잉이 0에 가까운 사람들은 친구 관계 끊는 게 좋다. 이런 사람 중 자신만 관심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유아기적 수준의 사람들이 많다. 인스타에 많아 보이는데. “너는 내 사진과 영상만 보면 돼. 내 이야기만 들어 줘. 네 것은 볼 필요 없고, 알 필요도 없어. 너는 내 것을 보고 나를 추앙하고 존경하면 돼이런 느낌이다.

 

친구 맺을 때 팔로잉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하는 게 좋다. 나만 잘났고 너희 모두는 나를 추앙하는 사람인 거라면서 그런 태도가 플렉스라고 주장하는 유아기 수준의 사람들은 그만 만나는 게 좋다. 문제는 그러한 사람이 내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는 것.

 

쓰고 싶은 글 쓰고,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현장 활동 열심히 하면서 관계하는 이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면 족하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는 일이다. 뭐든 지속해서 행하는 게 관건인 세상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변하지 않는 원칙과도 같다. 이곳에서 만나는 이들과도 사람과 사람으로 되도록 더욱 깊이 만나려면 꾸준히 관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소수라도 깊이 있게 만나고 관계하면 족하다.

 

꾸준히 쓰는 글이 있으니 이번 해에 출간하려는 책도 자연스럽다.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여러 활동을 지속해서 하니 그만큼의 전문성 또한 자연스럽다. 자연스러운 게 좋다.

 

팔로워 늘리는 데 집중하면서 기술을 배울 일이 아니다. 자극에 몰입하다가 도파민 중독만 가중 시킨다. 삶과 닮았다. 음란물, 스팸인 줄도 모르고 무슨 자유를 추구하는 고귀한 글인 줄 알고 달라붙을 일도 없고, 내용 없이 사람 모으는 기술을 배워서 팔로워 늘릴 일도 아니다. 사람 수 늘리기 위해 시간을 좀비 댓글 다는데 집중하는 일도 쉽지 않다. 차라리 그 시간에 성장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하는 게 옳다.

 

소수라도 함께 하면서 정을 나누고 깊이 있게 관계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다. 말이나 글도 조금은 고민하면서 타자와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지 본질을 목표로 꾸준히 할 때 성숙해지기 마련이다. 삶의 원칙은 그곳에 있다. 갈 길을 정하고 자신이 갈 수 있는 만큼 꾸준히 가는 일이다. 이번 한해도 그렇게 꾸준히 지속해서 가야 할 일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뭐라도 될 것이라는 상상보다는, 나는 그 순간이 중요할 뿐이다.

 

살아서 나름의 본질적인 활동에 꾸준히 다가가며 몰입할 수 있는 또 다른 한해를 꿈꾸고 살아 낼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