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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나를 통제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되는 행복

by 달그락달그락 2024. 1. 26.
“행복과 자유를 얻으려면 한 가지 원칙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건 바로 세상에는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통제 불가능한 것도 있다는 사실이다.” _ 에픽테토스, <담론>

 

 

다른 사람과 자신을 많이 비교할수록 행복도가 낮아진다. 심지어 그 비교가 나에게 유리할 때도 말이다. 소셜미디어 특히 인스타그램과 같이 먹고 마시고 몸의 근육을 보이고 여행을 간 사진과 영상으로 도배된 내용을 볼 때 기쁨보다는 불행한 느낌이 큰 이유다. 자신이 먹은 음식을 올리고 자신이 다녀온 곳을 사진 찍어 올리면서 친구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우위를 점하면서도 불행하다는 연구는 이미 상식이 되어 버렸다.

 

행복(삶의 질)에 가장 큰 문제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곳을 바라보면서 변화를 이루고자 한다는 것이다. 타자의 삶은 내 것도 아니고 내가 그렇게 따라갈 일도 아니다. 소고기를 먹든 비건을 하든, 베트남에 가서 쌀국수를 먹든, 파리를 다녀오건 말건 나와 관계없는 일이고 내가 그렇게 다니며 먹고 마실 수도 없는 일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 불가능한 일이 뒤섞여 있다. 나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의 행복 수준이 높아진다. 당연한 논리다.

 

그렇다고 내가 꿈꾸는 이상과 철학을 버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상은 추구해야 할 가치다. 이를 붙잡고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에 희망을 품고 지금 내 앞에 통제하고 움직일 수 있는 일에 집중할 뿐이다.

 

인스타에 고기나 와인, 전기차와 나를 비교할 일이 아니다. 그저 나는 나이고, 죽을 때까지 내 안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갈 뿐이다.

 

종교인들의 기도문도 바뀌어야 한다. 내가 볼 때 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은 경쟁이 아닌 각자의 존재 그 자체에 있다. 타자가 돈을 벌고 아파트를 사니 나도 갖고 싶다는 기도는 이미 듣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느님, 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용기,
그리고 그 차이를 아는 지혜를 주소서
. _ 신학자 라인홀트 니부어의 <평온을 비는 기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행복해진다. 용기는 타자와의 비교에서 오는 경쟁에서 이기려는 불행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에 행복하여지고자 하는 어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