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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칭찬 받고 싶은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2. 8. 6.

며칠 전에 페북에 이번 학기 대학 강의평가 만점 맞은 것과 아이가 장관상 탄 것을 올리고 상과 평가에 대해서 평하는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 아이는 자기 학교에서 가져온 상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방치한 이유가 그만큼의 노력이 없었던 상이었는데 어른들만 커 보인다는 것이고, 나 또한 강의평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제였다.

 

글을 포스팅하고 몇 분 지나면서 얼굴이 계속 뜨거워져 급히 글을 내리고 아무도 안 보는 내 블로그에만 살짝 얹혀 놨다. 글의 주제와 관계 없이 강의평 만점과 아이가 수상한 것을 자랑하는 내 자신이 갑자기 너무나 쪽팔려져서다.

 

 

 

강의 평가 만점, 상을 받는 다는 것?

겸임으로 있는 대학에서 2학기 강의 계획서 입력하다가 지난 학기 강의평가 보게 되었다. 5점 만점인데 평균 5점이라고 써 있다. 강의 평가 만점이라? 가끔 신기한 일이 있다. 저녁에 책상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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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과 평가에 대한 비판적 글이라고 했지만 무엇을 자랑한다는 게 언제인가부터 창피해지기 시작했다.

 

토요일 여전히 따뜻하다. 오전 일정 마치고 오후 조용한 사무실 들어왔다.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났다. 내가 겸손해져서인가? 아니면 반대로 너무 교만해져서인가?

 

중학교 다니는 아이가 몇 달 전에 나에게 욱(?)하면서 물었다. “아빠만 왜 칭찬을 안 해 줘요?” 시험을 봤는데 한 문제 틀려서 주변 사람들이 모두 칭찬해 줬는데 나만 아무 말 안 했단다. 막내는 공부도 안 할뿐더러 이런 이야기 한 적이 없는데 큰 아이만 이런다.

 

네가 시험 잘 본 걸 왜 나한테 칭찬하라고 강요하냐? 네 인생 네 건데. 뭐 그런 것을.” 어쩌고 하면서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장난이라고 던졌다. 자주 이런 표현을 하는 나를 볼 때마다 웃기는 내 감정을 보게 된다. 이게 뭐지?

 

무엇을 칭찬하는 일, 칭찬받기 위해서 내보이는 일, 그러한 자신의 속을 내보이는 사람에게 칭찬받으려고 하는 대상이 누구인가? 그러게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겠다. 칭찬받기 위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의 심리 중 하나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일 수 있다. 그러니 자주 속을 보이고 사랑하고 사랑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결론은 쪽팔림의 이유는 겸손이 아닌 내 교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이다. 나를 감히 누가 칭찬하고 평가해. 뭐 그런 마음이 커져서인가?

 

나이 먹을수록 내 또래 사람들과도 어울리겠지만 나는 가능한 10, 20대 친구들하고도 격의 없이 지내고 싶다. 지금처럼 그렇게 마구 엉켜 지내듯이 나중 은퇴 이후에도 그런 삶을 꿈꾼다. 그러기 위해서도 나는 어른이니 나를 칭찬하거나 평가할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단정 짓는 것보다는 서로 간 편하게 칭찬하고 칭찬받는 사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갑자기 들었다.

 

 

큰 아이가 이틀간 달그락에 상상캠프 참여했다. 어제 안산에 기억교실과 법인 방문하고 이틀간 활동했던 내용 중 개복동 화재 참사 사건 관련한 갈등에 대해서 아주 짧게라도 발표하는 동영상(캡쳐 사진) 보면서 좋았다. 공존, 공생이 무언지 배웠을 거라는 생각. 오늘 귀가하면 잘 했다고 칭찬해 줘야지.

 

토요일 오후도 따뜻.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