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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새전북신문] 걱정을 물리치는 방법

by 달그락달그락 2022. 11. 1.

늦은 밤 내일 일정을 살폈는데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가 주관해야 하는 일이 없었다. 기관 내에 행사뿐만 아니라 회의도 모임도 강의도 미팅도 제안도 협의도 심지어 지역 네트워크나 연대활동도 없는 날이다. 보통 이런 날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데 괜히 불안해진다.

 

 

걱정을 달고 살았다.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일어날 수도 있다고 여기는 부정적인 일들에 고민이 많았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지금 이 순간 죽도록 일하는 게 옳다고 여길 때가 있었다. 커다란 걱정이 미친 듯이 일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잠을 줄이면서까지 활동하면서 밤에는 쓰고 연구할 일이 넘쳤다.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성취도 있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일어나는 걱정을 대뇌이면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이 마음 안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는 주문처럼 커지기도 했다. 당연히 스트레스는 계속해서 커졌다. 걱정을 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수도 있는 문제를 미리 해결해 간다고 자위했지만, 마음과 몸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가면서 순간이 즐겁지 않았고 힘겨움만 가중되어 어깨만 무거워졌다.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던지 실제로 팔이 들려지지 않아서 병원에 다닐 때도 잦았다.

 

일어나지 않는 걱정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안다. 이미 전문가의 이야기나 책뿐만 아니라 지인들에게 수만 번은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려놓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나 같은 유형의 사람에게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걱정을 없애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히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었다. 알코올중독 없애겠다고 말은 하면서 술은 계속 마시는 형국이랄까.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내일 결론은 이렇다. 삶에 방향을 위한 커다란 그림은 그리되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기다. 그 순간에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일이다.

 

미래에 오지도 않은 문제를 끄집어내서 현재 내가 하는 일에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최소한 나에게만은 대단히 나쁜 이다. 방향이 설정되었다면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면 그만이다. 그 과정에서 앞을 보고 발을 내 딛는 그 순간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오지도 않은 천 미터, 만 미터 앞을 생각하고 지금 걷고 있는 내 앞을 들여다보지 않는 것처럼 우매한 일은 없다.

 

걱정이 없는 방법은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기.

 

어제 목사이면서 작가인 박총 원장님이 페이스북에 영성을 이야기하면서 칫솔질을 할 땐 오롯이 칫솔질을 하시오. 최대한 이를 닦는 자신을 즐거워하시오.”라는 글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하는 청소년활동과 관련 연구에 대한 미래의 고민만이 아니었다. 내 삶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고 있었다. 매번 그랬다. 슈퍼맨도 아니면서 지구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처럼 온갖 걱정을 싸안고 있을 때가 많았다. 그 문제가 현실에 부딪힐 때 너무 괴로웠다. 슈퍼맨은 고사하고 인간계 내에서도 찌질이인 내가 꼴값을 떨고 있었던 거다.

 

양치질에 힘쓸 일이다. 밥 먹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청소하는 일에 몰입해야 한다. 지금은 쓰고 있는 이 글에 집중해야 한다. 만나는 모든 사람과의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할 일이다. 비전을 가슴에 품고 삶의 그림을 그리면서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해야 한다. 몰입하는 순간이 걱정을 물리치면서도 현재를 가장 즐겁게 살아가는 순간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집중하는가? 그렇다면 걱정이 없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 순간만큼은 이 글에 집중하시라.

 

http://www.sjbnews.com/news/news.php?code=li_news&number=760699 

 

아침발걸음걱정을물리치는방법

/정건희(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늦은 밤 내일 일정을 살폈는데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가 주관해야 하는 일이 없었다. 기관 내에 행사뿐만 아니라 회의도 모임도 강의도 미팅도 제안도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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