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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282

삶의 물어 독도법 군대에서 독도법이라는 것을 배웠다. 천리행군 중 소대별 타격지점 설정한 후 이동했다.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타격지점 찾지 못하고 계속 헤맸다. 길을 찾는 도구는 나침반과 지도 한장이 전부였다. 지도가 정확하지 않은지 아니면 내가 잘 못 알고 가고 있는지 소대원들과 있는 곳이 어딘지 구분이 안됐다. 10명 안되는 작은 인원 이끌면서 갑자기 불안해졌다. 그러다가 만난 산속에서의 주민 두 분. 가고자 하는 곳 물었더니 바로 안내해 주셨다. 그때 깨달았다. 독도법은 물어 독도법이 최고라는 것. 지금도 강원도 산골(오지?)에는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혼자 또는 한두 명씩 사는 분들이 계실 거다. 군대뿐인가? 삶에서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나침반과 지도를 열심히 찾았지만, 무용지물일 때도 있다. 종교를 갖게 되었고.. 2022. 10. 23.
도시락은 오해를 싣고 사무실에 도시락을 가져왔다. 단체 생활하면서 처음인가? 모르겠다. 보온 도시락을 샀고, 그 분께 점심밥 좀 싸 달라고 부탁했다. 아침에 경황없이 도시락 가지고 나왔고 오후 3시가 넘어 배가 고파서 열었더니 반찬통에 무김치만 덩그러니 보였고 국그릇에 콩나물국이 있었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이분께서 아침 밥 차려 주는 것도 그런데 도시락까지 요구하는 이 인간(?) 밥 주기 싫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지만, 일단 “내 건강 생각해서 채식으로 밥해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메시지 보냈다. 그랬는데 무슨 채식이냐며 김이랑 반찬통도 잘 챙겨 갔느냐고 물어본다. 식탁 위에 보온 도시락 옆에 김과 함께 생선, 달걀말이, 멸치볶음 등등 반찬을 정갈하게도 만들어 반찬통에 두었던 것. 아무 생각 없이 .. 2022. 10. 19.
지리산 워크스테이, 사랑하는 사람을 더 생각나게 하는 스크립트라는 것을 처음 써 본다. 지리산까지 와서 몇 가지 일 처리하고 밤마다 이걸 쓰고 있다. 탄자니아 공무원들과 청소년 전문가들 대상으로 “청소년참여”에 대해서 강의를 의뢰받았다. 두어 시간 영상 강의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수락했는데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주관기관에서 번역 때문에 스크립트를 요청한 것. 어찌 됐건 방금 일을 마쳤다. 기분이 홀가분. 이번 달은 시간이 정해진 기관 내 집중해야 할 일들이 많다. 그곳에 올인하련다. 휴일 현지인(?)이 안내해 몇 곳을 다녀왔다. 휴게소에 차 놓고 노고단 올라가면 좋다고 했다. 산책할 곳을 안내해 달라고 했다. 그분 산책 코스로라면서 천천히 다녀오라고 해서 갔는데 나에게는 등산이었다. 어찌 됐건 역시나 산은 좋았다. 그냥 좋아. 하늘 보면 온몸이 포근해.. 2022. 9. 25.
추석에 먹는 라면이라니. 갑자기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 가서 비빔면을 샀다. 면에 넣어 먹으려고 골뱅이도 샀다. 비빔면 천원 정도인데 골뱅이가 6천 원, 골뱅이에 비빔면 넣어 먹는 형국이다. 추석에 무슨 궁상이냐고? 저녁을 너무 일찍 먹었다. 그리고 우리 집은 명절에 음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됐는데 가족 전체가 너무 편해졌다. 내가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무슨 객기인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제사를 기독교식으로 모두 바꾸었다. 당시 나는 기도도 제대로 못하는 허접한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다. 고모님 여섯 분이 계셨고 아버지는 외아들이었으며 나는 큰아들이다. 집안 장손이라는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귀에 못에 박히게 듣고 살았다. 명절뿐만 아니라 때가 되면 드려야 할 제사도 많았다. 제사나 명절 때면 어머니는 .. 2022. 9. 10.
아버지의 외상 술 “아빠 나랑 옷이 똑같네. 런닝하고 반바지. 헤헤~^^” 막내가 웃으며 한마디 했다. 한 분은 출근하고, 한 친구는 학교 가고, 초등학생인 막내와 나만 덩그러니 집에 남았다. 집콕하려고 작정하고 책상에 앉았다. 어제 휴가 마지막 날. 10시 넘어서 일어난 아이 밥 먹는 거 보고, 책 읽다가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모른다. 저녁때쯤 연구소에 실습생 평가회만 잠시 다녀오려고 알람 맞춰놨다. 시계 보니 점심 먹을 시간이 훨씬 지났다. 막내가 배고프다고 해서 햄버거하고 샐러드를 배달해서 먹었다. 아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 물끄러미 보는데 갑자기 아빠 얼굴이 떠오른다. 내가 지금 막내 나이인 초등 6학년 방학 때였나? 아버지 사업이 아주 폭삭 망한 이후 시를 쓰시겠다며 집에 계실 때였.. 2022. 8. 20.
오른쪽 가르마가 돈을 번다고?, 휴가 첫날 가르마가 오른쪽이 되었다. 내 머리칼에 관심 있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시겠지만 제대 이후에 왼쪽으로 생긴 가르마가 오늘 오른쪽이 된 거다. 엔비헤어 박 원장님이 가르마는 원래 오른쪽으로 많이 하는데 왼쪽으로 한 이유가 있냐고 물어보셔서, 그냥 어쩌다 보니 이러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오른쪽으로 바꿔 볼게요”라면서 바꾸어 주셨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 “오른쪽 가르마 하면 돈도 많이 번대요.” 왼쪽이건 오른쪽이건 상관없는데 돈을 많이 번다고 하니 좋았다. 내일부터 돈을 많이 벌겠군. 어쩌다가 오늘부터 며칠 휴가다. 아침에 괜한 일로 욱(?)하시고, 오후에 머리칼 자르고 카페에서 책 보다가 산책하고 귀가했다. 지난주 급하게 아이들하고 가까운 곳 물놀이 하루 다녀와서인지 아이들도 보채지 않고 모두 자기 할.. 2022. 8. 17.
소비도 생각하며 할 때는 해야 한다고 어제 안경원에 가서 맞춘 돋보기 가져왔다. 사장님과 이야기 나누다가 다시 맞추기로 했다. 모니터 보는 시간이 더 많은데 이 부분에 신경이 쓰여 책과 모니터 함께 볼 수 있는 안경으로 바꾸기로 했다. 노안이 온 지 몇 년이 된다. 늙을 노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우리 몸이 늙었다는 것을 뜻한다. 몸뚱어리에서 다른 것은 몰라도 시력이 좋다는 이유로 눈 건강은 자신했지만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병원에서 진단받고 안내받은 도수로 만든 안경을 몇 년 동안이나 바꾸지 않고 흐릿해도 또 그렇게 살았다. 줌 회의하면서 내가 자꾸 찡그리는 모습을 자세히 보다가 알게 되었다. 살면서 정말 돈 들이고 시간 들여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주변적이고 급한 일에 집중한 게 너무 많다. 안경 하나 맞추는 게 얼마나 많.. 2022. 8. 16.
이성당이 가까이 있으면 ; 사랑은 그런 것? 아침에 이성당에 왔다. 커피가 떨어져서다. 사무실 주변 9시 전에 커피를 내려 주는 곳은 거의 없다. 이성당은 오래전부터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고 아침에 조식도 하는 동네 빵집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거의 가지 못한다. 사람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줄 서서 먹어야 할 이유를 모른다. 원래 마을에 있었던 빵집이어서인지 특별함을 느끼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이성당 빵은 여전히 훌륭하고 특히 요즘에는 팥빙수, 딸기 아이스크림 등 맛있는 먹거리가 너무 많다. 지인들이 군산 놀러 오면 무슨 성지처럼 꼭 들러서 빵을 한 무더기 사 간다. 선물 할 때 마땅한 게 없을 때 이성당 빵 가져가면 대부분 좋아한다. 생각해 보니 가까운 데 있으면 좋은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빵집만 그럴까? 모든 게 .. 2022.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