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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도시락은 오해를 싣고

by 달그락달그락 2022. 10. 19.

 

사무실에 도시락을 가져왔다. 단체 생활하면서 처음인가? 모르겠다. 보온 도시락을 샀고, 그 분께 점심밥 좀 싸 달라고 부탁했다. 아침에 경황없이 도시락 가지고 나왔고 오후 3시가 넘어 배가 고파서 열었더니 반찬통에 무김치만 덩그러니 보였고 국그릇에 콩나물국이 있었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이분께서 아침 밥 차려 주는 것도 그런데 도시락까지 요구하는 이 인간(?) 밥 주기 싫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지만, 일단 내 건강 생각해서 채식으로 밥해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메시지 보냈다.

 

그랬는데 무슨 채식이냐며 김이랑 반찬통도 잘 챙겨 갔느냐고 물어본다. 식탁 위에 보온 도시락 옆에 김과 함께 생선, 달걀말이, 멸치볶음 등등 반찬을 정갈하게도 만들어 반찬통에 두었던 것. 아무 생각 없이 보온 도시락만 달랑 들고 온 후 오해한 내가 괜히 부끄러워짐.

 

점심 약속이 많아서 대부분 밖에서 식사 해결하는데 약속 없을 때는 거르는 경우도 많고 신경 안 쓰다가 늦은 시간 저녁 먹을 때 많았다. 요즘은 식당 밥이 맛이 없을 때가 많다. 집에서 해 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하지만 그분은 믿지를 않는다. 저 인간이 밥하기 싫어서 저런다고 생각할지도. 아무튼 밥은 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는 것. 그거면 됐지. 설거지나 열심히 해야 하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오락가락 중...ㅠㅜ 잘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