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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소비도 생각하며 할 때는 해야 한다고

by 달그락달그락 2022. 8. 16.

 

어제 안경원에 가서 맞춘 돋보기 가져왔다. 사장님과 이야기 나누다가 다시 맞추기로 했다. 모니터 보는 시간이 더 많은데 이 부분에 신경이 쓰여 책과 모니터 함께 볼 수 있는 안경으로 바꾸기로 했다.

 

노안이 온 지 몇 년이 된다. 늙을 노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우리 몸이 늙었다는 것을 뜻한다. 몸뚱어리에서 다른 것은 몰라도 시력이 좋다는 이유로 눈 건강은 자신했지만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병원에서 진단받고 안내받은 도수로 만든 안경을 몇 년 동안이나 바꾸지 않고 흐릿해도 또 그렇게 살았다. 줌 회의하면서 내가 자꾸 찡그리는 모습을 자세히 보다가 알게 되었다.

 

살면서 정말 돈 들이고 시간 들여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주변적이고 급한 일에 집중한 게 너무 많다. 안경 하나 맞추는 게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고 별 신경 안 쓰고 살면서 다른 일에는 그리 큰돈과 시간을 집중하는지. 지금처럼 살다가는 시력은 더 안 좋아질 거다.

 

스마트폰도 그렇다. 아이폰 6에서 12까지 넘어가서야 바꾸었다. 그때는 나름 자부심이었다. 충전이 안 될 지경까지 아껴가며 쓰는 사람이라고 자위했으나 웃기는 짓이다. 스마트폰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일과 관계가 얽혀 있는데 그렇게 위태위태하게 아껴 왔나 하는 생각이 훅 치고 올라왔다.

 

소비도 생각하면서 해야 할 일이다. 낭비는 좋은 게 아니지만, 무조건 아낀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어떤 일이건 생각하면서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여 뵈는 게 없으니 용기가 넘쳤다만 바꾼 안경 쓰니 갑자기 글자가 엄청 커 보여서 용기는 사라지고 조심스러움이 커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