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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61

자녀가 원하는 대학의 이유를 알까? 친척 중 한 분이 아이가 고3인데 수시 원서 쓰면서 자신과 갈등한다고 했다. 명절 맞아 친척들 몇 분 만나면서 10대 자녀의 진로와 함께 가정에서 보이는 모습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이 있었다. 연구와 청소년 현장 경험에 따라 설명해 드리려고 했는데 내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쏟아내려는 분도 계셨다. “우리 아이가 마케팅 분야 공부하고 싶어 하는데요. 그 과 졸업해서 월급도 얼마 안 되고, 불안정해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아는 분 딸 아이가 서울에 대학에서 관련 학과 졸업해서 취업이 안 돼서 지방에 작은 업체에서도 인턴으로 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공부를 왜 해야 할까요?” 등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설명하기 바빴다. 혹시 마케팅이나 광고에 관한 책이나 직업 관련 정보를 읽거나.. 2022. 9. 13.
아빠, 대학 꼭 가야 해요? “아빠, 대학 꼭 가야 해요?” 중학생인 딸 아이가 물었다. 가도 되고 안 가도 된다고 말해 줬다. 네가 선택하는 거라고. 다만 네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 일을 할 때 수단으로서 필요하면 대학에 입학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사회정의를 위해서 법조인이 되고 싶다면 로스쿨에 가야 하는데, 대학원 입학하려면 학부는 졸업해야 한다. 학교 교사가 되고 싶으면 교대나 사범대에 가야 한다. 이렇게 꼭 대학을 가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고졸이나 검정고시 또는 학력이 거의 없어도 자기 분야에 훌륭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수나 배우도 있고 여러 영역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는 이들이다. 다만 소수다. 아니 극소수다. 10여 년 전인가? 삼성에서 고졸 출신까지 포함해서 공채했을 때 처음으로 고졸로 입.. 2022. 8. 30.
수업 중 교단에 드러누워 여교사 촬영하는 중학생, 본질 없이 형식만 남은 교육과 강압의 콜라보! 틱톡에 중학교에 한 남학생이 교단에 올라가 누운 채로 수업 중인 여교사 뒷모습을 아래에서 위로 촬영하는 듯한 12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교사는 이를 무시한 채 수업을 이어 나갔다. 남학생의 행동을 본 같은 반 학생들은 "와, XXX네 저거", "OO아, 이게 맞는 행동이야?" 등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누구도 이 학생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이 동영상 보고 충격받은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댓글 살피면 “저런 놈은 두들겨 패야 한다.”, “체벌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등 학생을 비난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수업에 스마트폰 압수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대안 정도로 나온다. 미국의 정책을 대안으로 꺼내는 이들도 많다. 스쿨폴리스제로 실제 경찰이 학교에 상주하면서 교사의 말을 안 듣고 저항하거나 문제.. 2022. 8. 29.
사회복지, 청소년활동 실습 하는 대학생들에게? 졸업 이후 기관이나 공사에 취업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돈을 벌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의사는 대학병원에 있다가 개인병원하고, 검사하다가 변호사로 독립한다. 건축일 하다가 건축사사무소 차리기도 하고, 엔지니어 하다가 기술사사무소 운영도 한다. 이뿐만 아니다. 글을 쓰는 이들, 디자인, IT, 홍보 등 수 많은 프리랜서가 있다. 순수한 자기 역량으로 지속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많다. 은퇴와 관계없이 내 역량에 따른 사업과 활동은 넘치도록 많다. 그렇다면 이 바닥(?)에서 행하는 일 중 당신들은 그렇게 독립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어냐고 물었다. 순수 자기 역량만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는 없냐고 되물었다. 그 일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하고 그 때문에 공부하고 연구하고 그 분야의 전문성을 쌓.. 2022. 8. 4.
드라마처럼 일한다면? 오래전 일이다. 모 지역에 청소년과 관련된 공공기관 종사자들 전체를 대상으로 연수에 참여했다. 강의 중 선생님 한 분이 질문했다. 자신은 좋은 대학 나왔고 학점도 좋았지만, 청소년에 뜻이 있어서 현재의 시설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시설에서 일하다 보니 자신이 생각한 것만큼 청소년을 깊게 만나면서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활동은 할 수 없었다면서, 종일 어설픈 행정 일에 매달리고 퇴근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토로했다. 퇴근 후에 뭐 하느냐 물었더니 맥주 한두 캔 마시며 넷플릭스 보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쉬는 날도 대부분 게임 하거나 영화 보는 일이 반복된다고 했다. 일주에 두세 번이라도 퇴근 후에 원래 하고 싶었던 청소년을 깊이 만나며 함께 하는 일을 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 2022. 8. 1.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이 있으면 변할까? 중3 딸이 학교 마치고 귀가했다. “엄마, 우리 반에 왕따 있어요. 어떻 게 하면 좋아요?”, 엄마는 어제도 아이가 “더 이상 사는 것이 의미가 없고, 자신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라면서 친구가 자꾸만 이런 말을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건성으로 흘려들었다. 그러면서 자신도 너무 피곤해서 잠을 깨지 않았으면 하는 때가 많다고 했다. 어제도 엄마는 아이에게 이런 비슷한 말을 듣고 “내버려 둬라. 그 친구가 알아서 하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이가 집에 귀가하자마자 또 왕따 당하는 친구 이야기인가 싶어서 자녀에게 조금 단호하게 한마디 했다. “넌, 신경 쓰지 말고 네 공부나 해라. 그런 학생 옆에 가까지 가지 말고. 알았지.” 엄마는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가 있어서 신경이 더 쓰였다. 딸 아이는 이 말.. 2022. 7. 28.
선행학습 말고 선행경험을 중학생인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 저 좀 데리러 오면 안 돼요?" 무슨 일 있냐고 하니 비도 오고 기분도 꿀꿀하다는 것. 지금 이동 중이긴 한데 조금 먼 데 있다고 하니 그럼 괜찮다고 그냥 걸어서 집에 가겠다고 했다. 처음으로 아이에게 이런 전화를 받아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 일단 일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어서 아이가 오는 길목으로 가다가 중간에서 만나서 태웠다. 오면서 "너 왕따냐?, 왜 혼자와?" 물었다(보자마자 첫 질문이라니…. 내 수준이 이렇다). 친구 많다고 걱정하지 마라면서 '욱' 하신다. 그러더니 자기 반에 3명 빼고 모두 학원 다닌다면서 방과 후에 친구와 집 오는 방향이 반대라고도 했다. 입시학원 하시는 분 중 선행학습에 집중하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오랜 시간 청소년 진로.. 2022. 7. 18.
똑똑해지는 것보다 행복하면 좋겠다. 매일 12시 넘어서까지 책상에서 공부하는 중학생 아이에게 톡 했다. “꿈꾸는 일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멋진 일 같어. 울 ○○이 공부하는 거 항상 응원하마. 아빠는 우리 ○○이가 공부를 아주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원하는 꿈을 이루는 것도 좋다만, 더 좋고(?) 중요한 것은 너가 지금 이 순간 행복하면 더 더 더 좋겠다.” 똑똑함과 행복감은 상관관계가 없다. 행복감은 어디서 오나? 내 옆에 누군가가 있을 때, 내가 사랑받을 때, 내가 사랑할 때 행복하지. 사람은 관계로 얽혀 있고 그 관계가 긍정적일 때 행복해진다. 공부의 이유도 어떠한 경쟁에서 이기려는 게 목적이 아니다. 아이에게 내가 강요해서 똑똑해지도록 하기 위한 공부의 이유는 결국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자기 이기심을 증폭시킨다. 사람과의 .. 2022.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