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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이 있으면 변할까?

by 달그락달그락 2022. 7. 28.

3 딸이 학교 마치고 귀가했다. “엄마, 우리 반에 왕따 있어요. 어떻 게 하면 좋아요?”, 엄마는 어제도 아이가 더 이상 사는 것이 의미가 없고, 자신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라면서 친구가 자꾸만 이런 말을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건성으로 흘려들었다. 그러면서 자신도 너무 피곤해서 잠을 깨지 않았으면 하는 때가 많다고 했다.

 

어제도 엄마는 아이에게 이런 비슷한 말을 듣고 내버려 둬라. 그 친구가 알아서 하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이가 집에 귀가하자마자 또 왕따 당하는 친구 이야기인가 싶어서 자녀에게 조금 단호하게 한마디 했다. “, 신경 쓰지 말고 네 공부나 해라. 그런 학생 옆에 가까지 가지 말고. 알았지.” 엄마는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가 있어서 신경이 더 쓰였다.

 

딸 아이는 이 말을 듣고서 어머니가 부엌일 하는 것을 보고 조용히 아파트 베란다에 문을 열고 몸을 던졌다. 15층이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자살이다. 딸이 말한 우리 반에 왕따 당하는 친구는 바로 자 기 자신이었다. 딸에게는 자신에게 최후의 보루였던 엄마조차도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손을 잡지 않은 것이다. 자살한 청소년은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내 손 좀 잡아 주세요. 나 좀 살려 주세요.”라는 구조 요청을 보낸 것만 같다.

 

사람들이 자살하기 전에는 징후라는 것을 보인다. 청소년도 자살 이전에 다양한 징후가 나타난다. 직접적 행동으로 진통제나 감기약, 칼 등을 모아서 감춰두거 나 자살 방법에 대해 문의하거나 검색한다.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거나 의미 있는 소장품을 남에게 주거나 버리기도 하고, 일기장이나 SNS 등 으로 자살, 죽음에 대해 표현하기도 한다.

 

언어적 표현으로 나 정말 죽고 싶어”, “사라져 줄게”, “더 이상 사는 것이 의미가 없어”,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더 짐이 되고 싶지 않아”, “깨어나고 싶지 않아“, ”내가 죽어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겠지?”라는 표현을 자주 한다. 이 밖에 간접적 행동으로 죽음에 관심을 보이거나 혹은 농담으로라도 자살에 대한 계획을 말하기도 하고, 평소와 다르거나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폭력이나 반항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여러 징후를 보인다.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이전과 다른 자녀의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았을까?

 

사랑해 보았는가? 사랑하게 되면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 예민해진다. ()가 좋아하는 것을 해 주고 싶어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하면 나도 행복해진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려고 노력한다. ()가 원하는 것을 해 주고 싶어 한 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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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녀를 사랑해서 가르치며 통제한다고 주장한다. 너 잘되라고 입시 공부만 하라고 주장한다. 모두가 완전 새빨간 거짓이다. 사랑하지도 않고 사람으로 존중하지도 않는다. 오직 자신의 욕심을 아이에게 투영해서 이루려는 욕망만 분출한다.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고 힘겨워 하는지 알지를 못한다.

 

하루 종일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도 줄여가며 학교와 학원을 뺑뺑이 돌린다. 사랑이라고 주장하는 개(?)소리를 하면서 말이다.

 

01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 드라마 장면 캡쳐

 

우영우에 어린이해방군 총사령관이 나왔다. 이 친구의 말이 진실이다. 문제는 현재 우리 아이들이 마을, 자연에서 뛰놀게 하고 싶어도 그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도 않고, 더 큰 문제는 아이들에게 나가서 놀자고 한다고 드라마처럼 그렇게 밝고 환하게 따라 나올 아이도 적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너무 큰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자신이 고통스럽다는 것 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이상한 공간에서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ps. 위에 사례는 곧 출판된 청소년진로 관련 책에 수록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