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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따귀

by 달그락달그락 2022. 6. 15.

공연장에서 댄스 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에 무대 오르려고 단체 내 댄스 동아리 청소년들 땀을 많이도 흘렸다. 관객 청소년들이 열광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행사 마치고 청소년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하며 귀가하고 있었다. 몇 가지 물품 정리하느라 관계자와 한참 뒤에 나왔다. 멀리서 어떤 아저씨가 오더니 비탈길 내려가던 우리 청소년 한 명을 붙잡더니 따귀를 때리면서 소리치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런데 아이가 저항하지 않고 고개 숙이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알고 보니 아이의 아빠였다.

 

선생님과 청소년들이 토요일 활동을 진행했다. 준비한 활동이 잘 마무리되어 청소년들이 뒤풀이 가자고 해서 선생님이 따라나섰다. 밤에 여자 청소년들만 보내는 것도 그렇고 해서 안전 차원에서라도 함께 하면서 관계도 쌓자는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식사하고 속 이야기도 나누고 노래방 들러서 즐겁게 노래 부르고 나오는데 청소년의 아버지를 만났다. 아버지는 다짜고짜 여선생님의 따귀를 때렸다. 20대 중반의 여선생님을.

 

청소년 활동을 오랜 시간 해 오면서 한가지 깨달은 게 있다. 청소년 문제 발단의 대부분은 부모라는 것. 나도 부모이기에 이 부분 항상 성찰하고 반성하면서도,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하는데도... 문제를 일으키는 부모들은 상상을 불허한다. 대부분 몰이해와 몰지각 그리고 무식함과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음이 원인으로 보인다.

 

부모교육이 있다. 청소년에 대해 이해도 하고 그들의 문화와 의사소통, 관계 등 수 많은 내용이 있지만. 내 보기에 간단하다. 사람에 대한 존중과 예의다. 부모교육 전혀 받지 않아도 아이들 잘 키우는 사람들 많다.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예의가 있는 사람들이다. 어디서 들었는지도 모르는 이상한 교육관과 정치관이 신념이 되어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중 가장 약자인 자기 자식을 괴롭히는데 그것도 사랑이라는 포장지를 씌우고 폭력을 행사하기 일쑤다.

 

어떤 부모 이야기 듣고 연구소 샘과 이야기 나누다가 이 일과 관계도 없는데 갑자기 예전 생각이 났다. 제발이지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는 생각 이전에 자기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알아서 잘 큰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요즘은 조금 걱정이다. 좋은 부모는 좋은 사람인데,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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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하나는 오래전 나와 관계된 일이었고, 또 하나는 최근에 현장에 청소년 만나는 선생님들 공저 프로젝트에서 첨삭 지도하는 선생님 한 분의 이야기다. 이 분도 오래전 젊은 시절 이야기라고 하셨다. 공저 책은 이번 해 출판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