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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28

<사랑해요> 라는 이 말 아이가 유치원을 막 졸업하고 초등학교 입학한 후 교회학교에서 쓴 기도문 내용이다. 페북에 예전 사진이 떴는데 읽다가 웃었다. 그 아이가 중2가 되었고 이번에 성적이 나오는 첫 시험을 치렀다. 예민한 아이다. 귀가하면 자기 방에서 혼자 책보고 공부하는 아이. 유일하게 스트레스 푸는 활동은 루시라는 아이돌 밴드를 좋아해서 공연 보는 것과 유튜브에서 배운 기타를 친다. 지난 겨울 방학에 공연 보고 싶다고 해서 서울까지 따라갔고 카페에서 기다린 적도 있다.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달그락에 와서 기자단 활동한다. 국회 토론회까지 가서 의원 인터뷰하고 기사 쓰는 등 일간지에 기사도 여러 꼭지 썼다. 학교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타입인 것 같다. 학원도 가지 않고 조용하게 자기 공부 열심히 하고 집중력 좋은 아이. 이번 첫.. 2023. 5. 4.
얼룩소와 돈 최근 페북에 토론 중 내 눈에 핫 했던 주제 하나가 ‘얼룩소’였다. 일주에 5,000자 내외의 글 한 편 쓰면 2, 300만 원 받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편에 백여만 원이면 한 달에 글 네 편 쓰고 4, 5백만 원 버는 셈. 페북에서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을 스카웃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제 이곳에서는 좋은 글 못 볼 것 같다는 주장까지 많은 이야기가 쏟아졌다. 관련 글 읽다가 알게 된 건 얼룩에서 첫 주 기획서 300여 건 들어와서 4명 선정됐고 처음 선정된 분들에게 100만 원 지급 후, 이후 글 쓰면 클릭 수 등 개인기에 따라 돈을 받는다는 것 정도다. 그러니 주당 한편 쓰면 백만 원 받는다는 소리는 소문으로만 돈 것 같다. 물론 이 내용도 확실하지 않다. 내가 직접 확인 한 것은 아니니. 종일 책.. 2023. 2. 10.
왜 현장에 선수 하기를 싫어 할까? 왜 선수를 하기 싫어할까? 선수를 위해서 코치가 있고 의료진이 있으며 관객이 있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겪은 이 바닥(?) 현장에 사람들은 선수가 아닌 코치나 컨설터너 또는 이들을 교육하는 선생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 보여. 현장에서 일하다가 학위 받아 대학으로 가는 이도 있고, 자격 받아 컨설팅이나 강의로 돌리는 이들도 있지. 이분들 중 뜻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분도 있다는 것을 알아. 훌륭한 분들도 계시고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도 있어. 다만 교육이나 복지, 활동 등 그 여러 학문의 핵심은 현장에 있고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오히려 현장을 경시하는 이들이 있어서 한마디 하려고. 연차가 조금만 쌓이면 교사는 교실을 떠나려고 하고, 사회복지사는 지역 당사자들을 떠나려고 하며,.. 2022. 11. 11.
상대가 싫어하는 소리를 하는 이유 상대가 고쳤으면 하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것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당연하다. 상대의 문제 있는 이야기를 했을 때 좋게 받아들이는 이들보다 대부분 불쾌해한다. 듣기 싫은 말을 하게 되면 반드시 저항이 생긴다. 그 저항이 싫어서 상대에게 좋지 않은 모습이 보여도 내버려 두는 이들이 많다. 고쳤으면 하는 싫어하는 소리뿐만 아니다. 직장 일 이외에 개인적인 질문을 조금이라도 하는 순간 선을 넘는다고 경계하며 저항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요즘 2, 30대에서 경계 짓는 일이 심하다고 비판하는 기사와 글을 많이 보게 된다. 그제 ‘벗’과 저녁밥을 먹었다. 이 친구 직업은 의사다. 가끔 진단 후 몸은 괜찮은데 마음이 아픈 환자를 만나는 모양이다. 의사 대부분은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관해서만 설명하고 .. 2022. 8. 27.
청소년활동의 이유 자신은 “죽을 때까지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고, 자립해서 떠난 청소년이 어른이 되어 그룹홈에 찾아 왔을 때에도 그 자리에 있으면서 무언가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것이 비전이라고 했다. 법인 시설장 재임용 관련한 면접에서 한 분이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친구 이야기를 듣는데 가슴이 괜히 뭉클해 졌다. 그렇지. 청소년과 삶을 나누는 사람들의 비전은 저래야지. 청소년활동가의 비전은 청소년에게 있어야 한다. 청소년이 존재의 이유다. 교사도 청지사도 복지사도 상담사도 청소년을 만나는 영역에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유는 청소년이라는 존재 그 자체여야 한다. 초임 때 몇 년 청소년과 함께 활동 하다가 이후 컴퓨터만 노려보면서 어설픈 행정일 하는 게 본연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청소년 만나고 가슴이 뛰고 그들.. 2021. 12. 26.
본질을 거스르는 숙제 빨리 하기 국민학교 다닐 때였다. 방과 후에 친구들과 모여서 숙제를 했다. 숙제 빨리 하고 놀고 싶어서 경쟁을 했고 나는 가장 빨리 끝내는 축에 속했다. 글자는 날라 다녔지만 빨리 했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이긴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이긴게 아니었다. 실제 이기는 것은 학교에서 시험 보고 성적을 잘 맞는 거였다. 숙제를 빨리 끝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내용을 알지 못하고 빨리만 끝내려고만 한 내 행위는 바보 같은 짓이었다. 글자는 날라 다녔으니 잘 썼을 리 만무했고 내용을 이해 못하니 시간만 허비했다. 그저 그 순간 내 친구들보다 조금 빠른 시간에 해치웠다는 자만심만 있었을 뿐 남는 게 없는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였다. 공부의 본질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알아 가는 것이다. 한자 풀이하면.. 2021. 9. 22.
코로나19 이후 청소년활동의 방향과 사례 "코로나19 이후 청소년활동의 방향과 사례"라는 제목으로 열여덟 번째 달달포럼 했다. 아마도 주제는 "비겁한 변명입니다" 정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결과는 '기회다'였다. 기회!!! 공공기관과 민간이 뒤섞인 청소년활동 판에 코로나로 인해 고민과 기대와 기회가 섞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특히 마지막 모두가 귀결되는 지점은 '기대'와 '기회'였다. 전에도 청소년활동에서 기획, 홍보, 평가, 성과, 참여와 함께 재정지원, 전문 인력에 대한 문제는 있어 왔고 코로나19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는 그대로 투영되어 올라온다. 더불어 디지털, 온라인, 온택트 등 사이버 상에 여러 전문성을 요구받는데 그 지점이 어디인지 살필 일이다. 생각이 많아진다. 미디어 기술이 아닌 나 같은 활동가나 연구자가 집중해야 할 일은 '참여.. 2021. 6. 2.
종교를 갖는 이유 : 종교중독 사람들이 종교를 갖는 이유가 뭘까? 자신이 믿는 신(사람)에 대한 존경심, 거룩한 예식, 그 안에 수천 년 내려온 교리와 역사가 있고, 과학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생명과 죽음에 대한 깊은 진리가 있다고 믿고 있다.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 간에 가족이라고 표현하는 공동체가 존재한다고 그리 배웠고 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혜민 스님으로 인해 잠시 소동이 있었다. 스님이 아니었고 청년으로서의 그런 활동(명상 프로그램과 타로가트, 명상 어플 판매, 싱글남녀 교재 지원 등의 다양한 힐링사업들과 사람들의 편하게 해 주는 베스트셀러 등을 통한 좋은 집, 좋은 차)을 했다면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을 거다. 오히려 칭찬하고 지지했을 일이다. 문제는 우리 안에 가진 전통적인 종교인으로서 스님의 모습에서 괴리된 사업가였다.. 2020.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