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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종교를 갖는 이유 : 종교중독

by 달그락달그락 2020. 12. 20.

사람들이 종교를 갖는 이유가 뭘까? 자신이 믿는 신(사람)에 대한 존경심, 거룩한 예식, 그 안에 수천 년 내려온 교리와 역사가 있고, 과학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생명과 죽음에 대한 깊은 진리가 있다고 믿고 있다.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 간에 가족이라고 표현하는 공동체가 존재한다고 그리 배웠고 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혜민 스님으로 인해 잠시 소동이 있었다. 스님이 아니었고 청년으로서의 그런 활동(명상 프로그램과 타로가트, 명상 어플 판매, 싱글남녀 교재 지원 등의 다양한 힐링사업들과 사람들의 편하게 해 주는 베스트셀러 등을 통한 좋은 집, 좋은 차)을 했다면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을 거다. 오히려 칭찬하고 지지했을 일이다.

 

문제는 우리 안에 가진 전통적인 종교인으로서 스님의 모습에서 괴리된 사업가였다. 또한 그가 이야기 한 삶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눈으로 보았다. 많은 이들이 비판했지만 개신교인들 특히 보수 대형교회에 적을 두고 있는 이들이 비판하는 것을 보고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됐다.

 

'힐링 팔이'라면서 비난했지만 상당수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행하는 말씀을 자세히 듣다 보면 혜민 스님류의 말이 거의 비슷해 보인다. 신과 대상만 바뀌었지 다른 게 뭐가 있을까라는 의문.

 

청년기에 여러 책을 읽었지만 특히 종교서적 많이 봤다. 전(?)옥, 김(?)환, 조(?)기, 윤(?)전 목사 등 대형교회에 운영(?) 하(셨던)는 목사님들 설교와 책에 빠져 있었다. 내 청년기에 출석했던 교회의 관점이 그랬고 나의 기독교 세계관 또한 그랬다. 지금 내 모습 아는 분들이 보면 믿지 않겠지만 지금 이야기 한 목사님들 책과 CD 등 일부러 사보면서 읽고 들었다. 부흥회도 찾아다니면서 믿음이라고 여겼지만 지금 생각하면 현실에서의 도피와 나만의 힐링이었다.

 

그들의 사례만 조금씩 달랐지 주제가 거의 똑같았다. 교회에 목사와 건물에 충성하는 게 영성이 좋아지는 것이었고 사회에서도 성공한다고 가르쳤다. 기도의 관점도 그곳에 맞추어져 있었다. 기복신앙이었다. 요즘 들어 종교 중독이라는 주제로 나오는 글을 보게 되었는데 딱 내 모습이다.

 

무조건적인 긍정주의, 세상의 정치 사회는 신경 쓰지 마라고 가르치고 권력자에게 저항하는 짓은 나쁜 짓이다. 노조는 아직도 빨갱이 비슷한 부류로 아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미국의 대형교회들 그려보면 혜민과 다르지 않다. 무조건적인 긍정주의자 조엘 오스틴 목사(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였다)부터 앤디 스탠리, 빌 하이벨스 목사 등 이 분들이 전하는 성경 말씀의 상당수가 혜민과 닮았다면 억측일까?

 

내가 좋아했던 법정 스님이 어떤 대학에 나왔는지 나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전남 시골에서 태어나셨다는 것 정도. 우리가 혜민에게 혹했던 이유가 뭔가? 그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훌륭한 종교인들처럼 삶을 살았던가? 아니면 평화운동을 했나? 아니면 사람들을 위해서 헌신했나? 도대체 왜 열광했나?

 

나는 안다. 그가 하버드를 안 나오고 사람들이 그리 비웃는 지잡대 출신이었는데 그 정도 수준의 책을 썼다면 과연 베스트셀러가 됐고 혜민의 말에 귀를 기울였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종교에 학력은 왜 따라다니는지 알지 못하겠다. 영성이 학력과 비례하는지도 모르겠다.

 

신학 공부 깊이 하고 삶을 말한 데로 살고자 노력하면서 세상에 빛과 소금, 사랑과 자비를 몸으로 보여 주는 분들을 보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목사나 스님, 신부님이 아니어도 종교를 믿으며 그런 삶을 사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의 책을 보면 가슴이 저리고 뛰고... 요동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종교가 사업이 되어 가는 것을 알게 된다. 이번에 상황도 다르지 않다. 종교에서 사람들이 취하고 싶은 딱 그것만 뽑아서 힐링 운운하면서 명상과 마음 편하게 하고, 좋으 이성 만나고 점도 보고 긍정적으로 안내하는 말들. 이상한 대형 교회에서는 헌금을 받지만 혜민 스님과 같은 분들은 정확하게 계산에서 대가를 받았다. 사업이었다.

 

누가 뭐라 하겠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위안을 받고 좋다고 하는데. 문제는 종교의 본질이다. 그 안에서 정말 내가 보는 성서 안에 내용과 같은가? 우리가 가지고자 하는 신앙의 본질은 이상한 대형교회에서 끊임없이 주장하는 기복인가? 종교 중독에 걸려 교회라고 쓰여 있는 건물 안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무조건적인 내 평안과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직작 위한 삶을 위해서 기도하는 게 신앙인가?

 

내가 믿는 분의 삶은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언제부터 이 땅의 종교가 상당수 힐링사업으로 변해갔나? 나는 잘하고 있나? 괜히 자괴감이 든다. 못났다.

 

늦은 밤 일에 집중이 안된다. 오늘 하루 종일 앉아 있었는데.. 제대로 되는 게 없다. 이 시간에 이런 글이나 끄적이고 있다니. 뭐.. 일이 집중 안될 땐 페북질이 최고다. 에잇.. 노트북 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