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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222

듣는다는 것? 듣는다는 것은 상대가 말을 해야 행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완전히 수동적인 일일 수 있다. 듣는 일이 과연 수동적인가?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한다는 것은 그 말만큼 나를 신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 없이는 들음도 일어나기 어렵다. 최근에 일이 떠올라. 어떤 기관(?)에 중요한 일에 어떻게 추대되었고 그 일에 열심을 냈다. 최종 중요사안을 결정하는 자리. 10여 명 모인 회의 자리에서 진행자께서 의견 말해 보라고 해서 전남 등 모 지역까지 찾아가서 현장 살피고 서류검토까지 하면서 최선을 다한 이야기를 설명했다. 그런데 진행자 한 분만 자기주장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한 두분 매우 일상적인 이야기를 제외하고 결정과 관련한 이야기를 그 누구도 하지 않는다. 당황했다. 그리고 바로 투표했으나 % 넘기지 못.. 2023. 8. 1.
개저씨 일반화의 오류에 실업급여로 갈라치기까지? 헬스장 나와서 샤워장 내려갔는데 아저씨 한 명이 샤워를 마쳤는지 드라이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남자 샤워실에 하나밖에 없는 공용 드라이다. 옷 갈아입다 말고 못 볼 걸 보고 말았다. 아저씨가 옷을 홀랑 벗고 사타구니에 가져다 대더니 심지어 엉덩이 한 쪽을 손으로 벌려서 드라이기를 중앙에 들이밀면서 말리고 있었다. 이게 뭔가 싶었다. 갑자기 민망한 꼴을 강제로 보면서 불쾌감이 가슴 한쪽에서 계속 올라와. 96년도에 처음 해외에 나갔다. 일본에 갔었는데 관광지마다 한글로 “들어가지 마세요”, “술 마시지 마세요”, “담배 피우지 마세요”, “소란 피우지 마세요” 등이 또박또박 적혀 있었던 팻말과 안내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오직 한국말로만 그렇게 써서 대강 붙여 놓은 안내문을 보면서 왜 그리 창피했는지 모.. 2023. 7. 18.
[미래] 변화를 위해 우선순위를 두는 일은 무엇인가 최근 100일간 새벽 5시 30분에 온라인 줌(zoom)으로 만나서 90분간 글 쓰는 모임을 마쳤다. 전국에 50여 명의 다양한 연령대 여러 직업을 가진 분들이 모여서 함께 했다. 벌써 3기째다. 이번 모임 진행하면서 몸이 좋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함께 하는 분들 덕에 잘 마칠 수 있었다. 어떻게든 100일간 새벽 글 모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그 시간에 어찌 됐건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을 켠 것이다. 이전과 다른 새로운 무엇을 시도할 때는 반드시 우선순위에 시간을 배정해 놓아야 한다. 운동을 하고자 헬스클럽을 등록했다면 하루에 1시간 내외 시간을 정해 놓고 체육관에 가야 한다. 글을 쓰고 독서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하루에 가능한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정해 놓은 시간에는.. 2023. 7. 12.
[새전북] 일에서 돈을 빼면 자기 돈을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돈이나 명예나 직위가 목적이 아니다. 일 자체가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행하는 사람이다. 어떤 이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또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번다. ‘일’을 하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최근 ‘길위의청년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청년의 삶이 그랬다. 청소년진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1인 기업을 운영하는 청년이다. 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 매주 2, 3일은 편의점과 텔레마케팅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한다. 일을 위한 알바에서도 즐거움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청년의 삶에서 배우는 게 많았다. 일을 할 때 돈을 삭제하면 남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일’은 우리 생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삶 자체라.. 2023. 7. 7.
[전북일보] 그럼에도 청소년 자치활동을 하는 이유 토요일 아침이다. 중학생인 큰아이가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이하 달그락)에 간다고 했다. 달그락은 지역 시민들과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민간 청소년 자치활동 공간이다. 아이가 오전에는 줌(zoom)으로 인도네시아 청소년들과의 국제교류 참여하기로 했고, 오후에는 기자단 활동으로 지역 취재한 이후 여름방학에 진행하는 상상캠프를 준비하는 기획 회의도 한다고 했다. 토요일에 큰아이는 거의 달그락에서 또래 청소년들과 자치활동 하면서 보낸다. 오래전이다. 주 5일제 되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최소한 토요일은 청소년이 입시에서 해방되어 여가와 함께 청소년 진로와 사회참여 활동 등 ‘청소년 자치활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알았다. 당시 보충수업 자율화, 야간자율학습이라고 했던 강제 학습의 자율화를 위해서 싸.. 2023. 6. 21.
[미래] 지역이 청년에게 안정성을 보장한다면 최근 4년간 의대 정시전형 합격자 중 고3 합격생은 대략 21% 정도였고, 재수 42%, 3수 이상은 30%가 넘는 비율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입시 공부 제일 잘한다는 청소년이 몰리는 의대 입학에서 70% 넘는 학생들이 재수 이상을 해야 합격한다는 뜻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모두 의대만 가느냐며 비판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웃기는 소리다. 혁신적인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 한 공부 잘하는 학생들 의대 가려고 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의사라는 직업이 생명 살리는 일이니, 의미나 가치는 그 어떤 일에 비할 바 아니다. 사회에서 위치 또한 존경까지는 아니어도 의사라고 하면 타 직업에 비해 인정하는 편이고, 연봉으로 치면 대기업보다도 훨씬 좋다. 거기에 자신이 원하는 한 퇴직이 없는 몇 안 되는 전문직.. 2023. 6. 14.
[전북일보] 스승은 누구인가? 쉬는 월요일, 학부와 대학원 강의가 있다. 강의 마지막쯤에 질문받으면서 정리하는 시간이다. 한 분이 말하다가 눈물을 보이면서 운다. 조금 당황했다. 강의 마친 후 울음 보인 만학도 학생이 단톡방에 미안하다면서 오늘 배운 내용 중에 자기 삶과 그대로 연결된 내용이 있어서 감정을 주체 못 했다고 했다. 괜히 가슴이 먹먹했다. 스승의 날이었다. 성경에는 “일만 명의 스승이 있을지 몰라도, 아버지는 여럿이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일만 명의 스승이라?, 요즘 우리 사회에 스승이 그렇게 많을까? 스승은 누구일까? 제자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존재, 제자를 옹호하는 사람, 제자를 힘들게 하는 어떤 틀과 같은 정책을 부딪쳐서 깨는 존재, 아니면 친구와 같은 동반자인가? 오래전 홍콩의 쿵후 영화는 비슷한 줄거리가 많.. 2023. 5. 24.
[미래신문] 언제나 멋져 주려면 “언제나 멋져 줘서 고마워요. 아빠가 일하는 모습 보면 저기 떠 있는 달처럼 언제나 빛나는 것 같아요“ 내가 이런 아빠였다. 어버이날 중학생인 막내가 보낸 편지글이다. 여기까지 좋았는데 “우리 딸들이 있으니까 너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 불안과 강박이 아이의 눈에도 보이는지 이런 글이 있었다. 매일 밝고 건강한 모습만 보여 준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서 살짝 슬펐다. 그래도 좋았다. 내가 이상한 달빛이 나는 아빠였다. 머리숱 많아서 솎아낼 정도인데 일단 빛이 나는 것으로 하자.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과 함께해야 하는 달로 정해진 것 같은 분위기다. 나는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이런 날에 가족과 함께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아버지는 사업이 부도난 이후 바로 집에 들어앉아서 술을 드시며 시.. 2023.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