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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미래] 지역이 청년에게 안정성을 보장한다면

by 달그락달그락 2023. 6. 14.

최근 4년간 의대 정시전형 합격자 중 고3 합격생은 대략 21% 정도였고, 재수 42%, 3수 이상은 30%가 넘는 비율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입시 공부 제일 잘한다는 청소년이 몰리는 의대 입학에서 70% 넘는 학생들이 재수 이상을 해야 합격한다는 뜻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모두 의대만 가느냐며 비판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웃기는 소리다. 혁신적인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 한 공부 잘하는 학생들 의대 가려고 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의사라는 직업이 생명 살리는 일이니, 의미나 가치는 그 어떤 일에 비할 바 아니다. 사회에서 위치 또한 존경까지는 아니어도 의사라고 하면 타 직업에 비해 인정하는 편이고, 연봉으로 치면 대기업보다도 훨씬 좋다. 거기에 자신이 원하는 한 퇴직이 없는 몇 안 되는 전문직이다. 입시 성적 좋은 학생들이 의대에 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

 

청년들이 일할 직장이 없다?” 거짓말이다. “지방에는 직장이 없다?” 이 말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군산과 같은 중소도시에 청년들 대상으로 일자리는 계속 나온다. 대부분 중소기업에 박봉인 일자리다. 나이 많은 이들 중 그런 곳에서 일하지 않으면서 매번 배부른 소리 한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많다. 청년들이 일하기 싫어서 이런 직장 안 가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의사만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는 게 아니다. 모두가 자기 일에 의미를 찾고 가치를 매긴다. 사회적 위치와 생활을 유지할만한 금전적 보상도 있어야 한다.

 

 

어떤 이들은 청년들이 연봉이 작고 일이 힘드니 중소기업 안 가려고 한다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일이 힘들어 그만두는 사람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비전이다. 지금은 고생하더라도 시간이 가면서 전문성도 쌓이고 이후 자신의 비전을 이룰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만두라고 해도 최선을 다할 청년들이 많다. 문제는 지금 죽도록 고생하는데 이 힘겨움이 의미도 찾기 어렵고 전문성 발현도 없으며 그저 육체적 소모만 있는 일이라면 지속할 수 없다. 의미도 별로인데 월급도 박봉 중의 박봉인 경우가 많다. 행하는 일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사회에서 존중하는 직업인지, 연봉은 적정한지, 지금은 힘들어도 나름의 비전이 있는 일인지 등 직업을 선택하는데 최소한의 몇 가지 질문에 답해 봐야 한다.

 

강의하는 대학과 대학원이 모두 종강했다.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하면서도 마음 한 곳이 괜히 짠해졌다. 학부의 학생들은 1, 2년 있으면 모두 졸업하고 사회로 나간다. 복지기관, 청소년기관 등에 입사를 꿈꾸는 청년들이다. 모두가 자기 일에 의미를 두려고 무던히 노력하는 청년들인데 사회에서 존중이나 대기업 수준의 연봉과는 거리가 먼 일이다. 그런데도 학부에 이어 현장 활동하면서 대학원까지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 일에 대한 의미와 비전 때문이리라.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학생들을 포함한 노동하는 모든 이들이다.

 

의사 연봉까지는 아니어도 우리 사회의 모든 직업이 최소한 공무원 수준의 안정성이 부여 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상상했다. 과연 대부분의 직종이 연봉과 연금이 안정성을 가질 때 직업을 갖는 비율이 지금과 같을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 직업에 의미와 비전을 더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까? 우리 사회 공동체 전체를 위해서라도 어쩌면 사회 전반적인 청년 직업의 안정성을 위한 어떤 대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지? 정부가 어렵다면 지자체라도 나서서 청년 삶의 안정성을 위한 어떤 작은 모델을 만들어 보면 어떨지? 힘겹다는 지역 청년들 만나면서 괜한 상상을 해 봄. 그런 날이다.

 

 

군산지역의 대표 언론, 군산미래신문

 최근 4년간 의대 정시전형 합격자 중 고3 합격생은 대략 21% 정도였고, 재수 42%, 3수 이상은 30%가 넘는 비율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입시 공부 제일 잘한다는 청소년이 몰리는 의대 입학에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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