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16 일을 잘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지금 이 느낌이 너무 좋다. 10시 넘어 퇴근했고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서 가슴 아래 뿌듯함이 밀려 올라오는 순간. 요즘은 거의 매일이 이렇다. 하루를 마치고 늦은 시간 귀가하면서 남는 여운이 작은 흥분으로 전해 오는 뿌듯함이다. 오후에 순창에서 전북권 청소년지도자 선생님들 학습연구모임인 ‘청스토리’에서 강의했다. 강의 전 김 선생님이 오늘 장소인 순창청문집에 대해서 소개해 줬다. 이번 달 주제는 청소년단체, 시설 조직 운영에 관한 내용이다. 강의 전 주제와 연관된 선생님들의 자기 고민과 질문을 받고 나름의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서 함께 대화했다. “한 기관에서 오래 일하는 게 맞을까요?”“청소년 현장에서 계속 일해야 할까요? 정책 예산은 줄어드는데 비전은 있는 건가요?”“우리 조직은 변할까.. 2024. 7. 6.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내가 너와 헤어지고 후회되는 게 있다면…. 네가 얼마나 멋진지 깨닫게 해주지 못한 거야” ‘악셀’이 이 말을 하는데 가슴이 쿵(?) 하며 눈물이 찔끔거려. 유명 만화가인 ‘악셀’은 췌장암에 걸려 죽어가고, 이를 알게 된 ‘율리에’가 그가 있는 병원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나누는 대화 중 “나를 떠날 때 혹시 다른 남자가 생겨서였느냐?”고 묻는 악셀.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율리에와 대화 중 네가 얼마나 멋진 여성인지 깨닫게 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보이는 그의 깊은 눈동자. 자신과 동거하며 사랑을 나눈 여성이 어느 날 다른 남자가 생겨서 이별을 통보했다. ‘율리에’ 그녀의 20대와 30대의 시간을 따라가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라는 영화. 사랑하면 눈에 보이는 게 없어.. 2024. 7. 1. 아빠의 규칙 내 스마트폰에 카톡 등 모든 알람은 꺼 놨다. 카톡, 메시지, 페북, 인스타, 카스와 같은 SNS, 운영하는 카페나 블로그, 커뮤니티도 시간 될 때마다 들여다보고 확인하면서 정리한다. 카톡에 메시지 뜨면 개인이건 단체방이건 답할 내용이나 해야 할 일은 보는 순간 바로 처리한다. 스마트폰 어플에 숫자가 보이면 안 된다. 9시 내외 퇴근 시간이 되면 스마트폰 화면의 숫자는 거의 지워진다. 지금 이 시간(12시 내외)이면 0이 된다. 공지로 달린 글도 시간 지나면 무조건 삭제하거나 접어둔다. 어떤 이는 몇백 개의 숫자가 떠 있어도 신경 쓰지 않던데 나는 그럴 수가 없다. 습관인지 성격인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유일하게 수년간 톡 상단에 계속 올려놓은 메시지 하나가 있다. 막내가 보내 준 카톡(캡처 사진) 메시.. 2023. 11. 9. 안절부절못하는게 죄라고요? 안절부절못할 때가 잦았다. 오래전이지만 초창기 청소년활동 할 때 많은 일에 치여서 대부분의 일을 급하게 처리하던 때, 멀리까지 보지 못하고 만들어 놓은 눈앞에 일을 쳐내듯이 진행했다. 지금 프로그램이나 교육하면서도 다음에 진행되는 일이 머리에 돌아다녀서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했다. 항시 누군가에 쫓기는 기분이었다. 꿈도 쫓기는 꿈을 꿀 정도였다. 많은 일을 하면 좋은 것으로 알았다. 청소년을 위한 더 많은 활동, 더 많은 교육, 더 많은 연대를 하면서 어떤 변화를 그렸고, 최선을 다하면서 치열하게 사는 것이 나름의 ‘운동성’을 발현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계속해서 나를 채찍질하면서 몰고 가기 바빴다. 매일 지킬 수 없는 일정을 무수히 만들어 놓고 그것을 모두 처리하지 못하면 내가 부족하다고 비판하고는 했다... 2023. 10. 30. [새전북] 일에서 돈을 빼면 자기 돈을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돈이나 명예나 직위가 목적이 아니다. 일 자체가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행하는 사람이다. 어떤 이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또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번다. ‘일’을 하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최근 ‘길위의청년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청년의 삶이 그랬다. 청소년진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1인 기업을 운영하는 청년이다. 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 매주 2, 3일은 편의점과 텔레마케팅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한다. 일을 위한 알바에서도 즐거움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청년의 삶에서 배우는 게 많았다. 일을 할 때 돈을 삭제하면 남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일’은 우리 생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삶 자체라.. 2023. 7. 7. 눈알이 터졌다. 쉬라고 하는데 쉼을 몰라 뭐라도 써야 할 것 같은데 한 시간째 모니터만 보고 있다. 몸은 피곤하고 눈 한쪽은 또 터져서 빨개졌다. 어제 오전 전주에서 현장 선생님들 대상으로 강의하다가 터진 것 같다. 일 년에 한두 번 터지는 눈에 실핏줄인데 요즘 조금 무리를 하긴 했다. 몸에 안 보이는 곳이 불편하면 적당히 치료하면서 활동하면 된다. 문제는 눈이 빨개지면 세수할 때나 화장실 갈 때마다 자꾸 보게 되니 마음이 불편하다. 핏발 선 내 눈을 보고 놀라는 분들 보는 것도 민망하다. 아무것도 아닌데 기분이 다운이다. 오랜만에 찾은 의사 선생님은 눈 확인하고 매번 같은 이야기를 한다. “조금 쉬세요. 안약 줄 테니 적당히 넣고 눈에 냉찜질하고 그냥 쉬면 됩니다.” 이번에는 이유 없이 터질 수도 있다는 말도 함께 해 준다. 쉰다는 게 뭘까?.. 2023. 5. 11. 일과 놀이의 경계 포르노 배우가 매일 섹스하는 일은 일인가? 사랑인가? 놀이일까?, 부부 또는 연인이 섹스하는 일은? 일하기 싫어서 놀겠다면서 제주도에 방 하나 빌려서 글을 쓰는 것은 놀인가?, 작가가 아침에 일어나 일하겠다면서 서재에 들어가 글을 쓰는 것은? 지쳐서 10년 만에 직장 사표 쓰고 놀겠다면서 산티에고 길을 한 달 넘게 발에 물집 잡히도록 걷는 일은 놀인가? 일인가?, 걷기 싫은데 학교에서 운동이라고 몇 시간 친구들과 걷게 하는 일은? 쉬고 싶어 직장도 안 가고 피시방에 가서 며칠을 쪽 잠자며 라면 먹으면서 게임만 하는 것은 놀이일까?,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 5시간 내외 자고 모니터 앞에서 18, 9시간을 게임하는 일은 놀인가?, 일인가? 돈 받는 것은 일이고, 돈 쓰는 일은 놀이(여가생활)인가? 일과 놀.. 2023. 4. 10. 환대의 시작과 끝 “잠 안 오실 때 보시면 좋아요.” 책 앞에 이런 글을 써 드린 나. 웃으면서 좋아하는 선생님들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저자 싸인 받겠다고 책을 가져오신 분들이 계신다. 연구소에 꿈청지기 선생님들. 꿈청지기는 달그락에 청소년을 다양한 모습으로 지원하는 봉사자 그룹이다. 직장인, 학교에 성과 인권, 놀이 등 전문 강사의 일을 하시면서 지역에 청소년 위에서 진심 어린 마음 가지고 봉사하는 분들이다. 이분들 만나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격의 없고 밝고 경쾌하게 사람을 환대하며 한국 아줌마 스타일이라 재미있게 말씀 하신다. 요즘 청소년활동 공부를 시작했다면서 내가 쓴 책을 샀고 최근 함께 1장을 공부했단다. 저자 싸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오늘 점심시간에 밥 먹자고 하셨다. 점심 함께 먹고 차 마시면서 사는.. 2022. 10. 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