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오실 때 보시면 좋아요.” 책 앞에 이런 글을 써 드린 나. 웃으면서 좋아하는 선생님들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저자 싸인 받겠다고 책을 가져오신 분들이 계신다. 연구소에 꿈청지기 선생님들. 꿈청지기는 달그락에 청소년을 다양한 모습으로 지원하는 봉사자 그룹이다.
직장인, 학교에 성과 인권, 놀이 등 전문 강사의 일을 하시면서 지역에 청소년 위에서 진심 어린 마음 가지고 봉사하는 분들이다. 이분들 만나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격의 없고 밝고 경쾌하게 사람을 환대하며 한국 아줌마 스타일이라 재미있게 말씀 하신다.
요즘 청소년활동 공부를 시작했다면서 내가 쓴 책을 샀고 최근 함께 1장을 공부했단다. 저자 싸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오늘 점심시간에 밥 먹자고 하셨다. 점심 함께 먹고 차 마시면서 사는 이야기 나누었다. 은옥 선생님 아드님이 UAE에서 일하고 있어서 이번에 여행 다녀오셨다면서 기념으로 국밥도 사 주셨다.
하루가 경황이 없었다. 오전에 일정이 꽝(?) 됐고, 오후에 지역 네트워크 회의가 있었다. 저녁 일정 잠시 본 후 방금 길위의청년학교 주간 연구회 마쳤다. 오늘은 프로그램 관련해 이론적 개념 발표 듣고 설명했다. 실증주의, 비판주의, 구성주의 등의 패러다임. 내 현장을 보니 모두가 짬뽕 되어 있다. 그중에 구성주의 특히 비판주의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듯싶다.
어제 오후에는 도 교육청에 계시다가 지역 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한 선생님을 만났다. 꽤 긴 시간 페친이셨는데 연락 주셨다. 오프에서 처음 만났는데도 학생 교육과 자치, 마을 교육에 대해서는 조금은 적나라할 정도로 속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친구(?)란 그런 거다. 지향이 같으니 관계하는 교육계에 사람들의 연결지점도 비슷했다.
밤에는 전주에 야호학교에서 “청소년이란 누구인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정읍 달그락 준비하는 큼행복연구소의 박 소장님이 야심 차게 준비한 시리즈 연수다. 몇 개 강좌 맡았다. 야호학교 초창기 시에 담당 과장, 계장님과 꽤 긴 시간 야호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공간설계와 함께 몇 가지 일들 모색하면서 청소년자원활동가 연수 만들었던 기억이 급하게 떠올랐다.
강의 내내 참여자분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경청하는지 속에 있는 것을 모두 쏟아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간만에 청소년에 진심인 분들 만나서 깊은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그제는 충복에 보은에 청소년지도자 선생님들이 달그락에 오셨다. 두 시간여 현장에 대한 깊은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한 분은 보호 기관에서 활동하다가 오셔서 많이 혼란스러워하셨다. 현장에 고민이 많았고 청소년 당사자에 대한 그 관계의 진정성과 삶에 대한 성찰의 모습에서 크게 희망을 보았다.
길청 연구회에 ‘누구나배움터’라는 코너가 있다. 좋은 이야기 나누어 주실 분을 초청해서 짧은 시간 대화하는데 오늘은 ‘카페미곡’의 장 대표님이 오셔서 청년들에게 좋은 이야기 나누어 주셨다. 길청의 이사님이다. 사람관계에서 1+1은 1이 아닌 3, 5도 될 수 있다셨다. 나머지 2, 4 등 채우고 나눌 것은 자신이 주면 된다고 했다. 아프고 상처 입어도 동행할 사람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성공한 인생일 수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으셨다. 위에 생각나는 일정 몇 가지만 끄집어 놓고 있어도 모두가 사람들이다. 동행할 사람, 너도 한 개 줬으니 나도 1개가 아닌 세 개, 네 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인간관계를 맺어야 할 사람들이다.
하늘 아래 새것은 없다. 인간관계가 그렇다.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데 그 만남의 시작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 시작과 함께 관계를 어떻게 맺어 갈지는 철저히 자신의 몫이다.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친구 되기 어렵다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상한 소리다. 청소년기 학교에서 만난 몇 명의 친구들과만 평생 친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주장도 어색하다. 직장이나 공동체 등 자신이 소속된 그 어떤 공간에서 계속 만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진실하고 진정성 있게 함께 하는 일들이 반복될 때 어쩌면 장 대표님 말씀하신 그 한 사람의 동행자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확률이 계속해서 커질 것 같다. 그렇게 계속해서 꿈청지기 선생님들과 같이 더 많이 환대하고 함께 하는 일을 일상에서 할 뿐이다. 그 관계의 공간은 고교시절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가능하다고 믿는다.
요즘은 기관 내부에 일들 해결하기에도 벅차서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일은 아예 손을 놨다. 출판사 사장님 화낼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는데 웬걸? 기관에 일은 계속해서 번진다. 무슨 산불 난 것 마냥 신기할 정도다.
새벽에 서울 간다. 하루 일정 급하게 하고 다시 귀가할 예정이다. 모두가 사람 때문에 움직여 나가는 일들이다. 산불 난 것처럼 넓어지는 일도 사람들이다. 그 환대의 시작과 과정이 일상일 뿐이다. 또 하루를 어떻게든 살아 냈다. 감사다.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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