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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활동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에 글을 쓰는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2. 9. 28.

최근 일상이 번거롭게 느껴졌다. 기관은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게 늘어지고 있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몇 가지 일은 자꾸만 늦춰지면서 손을 못 대고 있다. 거기에 이곳 SNS에서 작은 낙으로 삼았던 글쓰기 하는 그 작은 시간도 낭비 같아서 2, 3일 방문을 안 했다. 정작 해야 할 일이 늦춰지는 것 같고 시간 안배가 안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교육하는 청년들이나 후배들에게 가능하면 하루에 한 꼭지 정도는 글을 쓰라고 안내한다. 사회적인 어떤 변화를 추구하는 일을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어서 글쓰기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이 주장하는 바와 청소년이나 청년 당사자의 삶의 이야기를 최대한 공유해야 조금이라도 변한다고 강조했다.

 

 

언제부터인가 글쓰기는 내 일상의 루틴이 되었다. 하루에 A4 한쪽 정도는 무조건 써야 했다. 이렇게 마구(?) 쓰다 보니 글을 잘 쓰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내 글 읽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끔 오타도 보이고 감정적인 선도 짙다. 어떤 분에게는 사회적 관점이나 정치, 교육관 등이 맞지 않아서 좋은 글이 아닐 수도 있다. 가능한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쓰기 위해서는 수정하는 작업을 여러 번 거쳐야 하지만 그럴만한 여유도 없다.

 

글쓰기는 일기 쓰듯이 하루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글 쓰면서 자연스럽게 몇 가지 순서가 만들어졌다. 글의 길이나 내용에 맞추어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적당히 올려놓는다. 이후 참여하는 분들과 소통하며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모르는 것을 알기도 한다. 공감해 주는 분들에 의해 힘을 받기도 한다. 사무실과 일상에서 만나는 분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언론사에 두 곳에 칼럼을 쓴다. 페북에 올렸던 글 중 반응이 좋으면 보완해서 블로깅하고 그 중 보내도 될만한 글 꺼내서 원고 크기에 맞추어 수정해서 보낸다. 그렇게 써온 칼럼이 오래됐다. 내 하는 활동이 주요 이슈가 되었을 때는 중앙 언론에서도 연락이 와서 몇 편씩 글쓰기도 한다.

 

최근 며칠 일상에 묻혀 허둥지둥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놓아 버리는 곳이 이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너무 피곤했다. 어제는 100(?) 만에 소주 한 병 사 가지고 집에서 라면 끓여 혼자서 홀짝였다. 임창정의 소주 한 잔 노래라도 들을 걸 그랬다. 맛있기는 했는데 머리가 아파.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오늘 아침 한참 생각하다가 이곳이 그럴만한 곳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최소한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었고 내 영역이 아닌 다른 분야에 전문가들을 알게 해 주었다. 그분들의 글을 보면서 책과는 다른 느낌과 관점을 전달받으면서 알게 된 게 너무나 많다.

 

책 사는 게(읽는 게 아니고) 취미인데 요즘 책 고르는 상당 부분은 페친들의 영향을 받게 될 정도다. 그제까지 재미나게 읽은 책은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이라는 편성준 작가님 글이다. 10월 청글넷 월간세미나 초대 강사인 송혜교 대표는 원래 알던 친구였는데 이곳을 통해서 책을 출판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섭외했다. 이뿐만인가?

 

“18세 선거권 운동을 오랜 시간 해 오면서도 지방 소도시에서 그리 큰 파급력을 갖지 못했다. 이전에 지역 국회의원이었던(현 전북도지사) 김관영 의원께서 발의한 선거권 개정안 확인하고 성명서 글 쓰다가 이 글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를 생각하게 됐다. 나 아는 주변 분들이나 흥분하고 보겠다는 생각으로 중앙 언론에 발표하고자 했다. 물론 돈이 없었다. 페북에 친구들에게 안내했고 중앙 언론 메인 하단 광고에 나갈 광고비가 5일도 안 돼서 모두 모금이 되었다. 한겨레 신문 하단에 성명서 발표했다. 그 시발점이 되어 전국적으로 조직한 게 “18세선거권공동행동네트워크였다. 전국 146개 기관단체가 연대했고 18세 선거권 통과하는데 나름 기여하게 됐다.

 

생일에 축하받는 게 부담스러워 페북에 날짜 모두 감추어 놓고도 지난해부터 뻔뻔하게도 내 생일이라고 커피 한 두잔 선물 하라고 글 올려놓았다. 1만 원 정도만 후원하라고 했다. 운영하는 청소년자치공간에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기자재들이 너무 낡았고, 이번 해에는 정읍에 두 번째 달그락달그락을 박경미 소장님과 만들어 가면서 후원하라는 요청이었다. 2, 3일 만에 꽤 큰돈이 모였다. 최근에 미얀마 청년들과 활동 하면서 그들을 위한 삶을 위한 아카데미를 계획하고 안내했는데 마스크, 소고 등 기타 물품이 하루 만에 모였다. 이곳은 그런 나의 친구들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연구소와 달그락에서 행하는 청소년활동 홍보를 하면서 현수막을 안 쓴지가 꽤 된다. 모두 이곳 소셜미디어 덕이다. 과거에 온라인이 활성화되기 전에 행사 때면 무조건 전단지, 포스터 찍고 청소년과 지역 시민들과 함께 열심히도 돌아다니면서 벽과 전봇대에 붙이러 다녔다. 최소한 그런 일은 하지 않는 공간이 되었다. 소셜미디어 통한 마을방송 만들면서도 그 주요 매체는 결국 온라인이었다. 최근에 새벽에 글쓰기 모임인 ‘10053090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분들도 모두 이곳을 통해서 함께 하면서 새벽을 열었다.

 

생각해 보니 이곳은 내가 피곤할 때 닫아야 할 곳이 아니었다. 활동 공간이기도 하고 삶을 나누는 나의 이웃이 존재하는 가장 소중한 또 하나의 사회다. 삶에 가장 우선순위까지는 아니어도 바쁘고 피곤하다고 외면할 곳이 아니었다. 삶을 나누고 공감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곳.

 

글 쓰다 보니 알았다. SNS 공간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곳으로 이해하는 이들 많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해야 하는 곳이다. 이유? 사람들 그것도 함께하는 멋진 나의 친구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시간이 없어도 시간을 내야 하는 친구 관계의 공간이었다. 쓰면서 다시 가슴이 따뜻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