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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흑백요리사의 리더십

by 달그락달그락 2024. 10. 4.

목적(비전)에 맞추어 리더를 세운다. 리더는 팀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분명한 전략을 세워서 제안하고 강하게 추동한다. 팀원들은 이전 직장에서 대표였건 수석 셰프 건 신경 쓰지 않고 리더의 말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심지어 김 하나만 잘 구우라는 말에 최선을 다해서 김만 굽는 셰프도 있다.

 

그들에게 체면도 없고 의전도 없다. 부족한 점은 리더가 감수하면서 양해를 구하고, 성공하면 함께 한 팀원인 팔로워에게 모든 공을 넘긴다. 경쟁자가 후배여도 전문성이 높고 잘하면 칭찬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에드워드 리의 영상을 찾아보게 됐다. 미국에서 훌륭한 셰프로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그가 팀 리더를 만들었다면 팀 리더를 믿어야 합니다. 때로는 팀 리더가 너무 고집스러울 때도 있지만 팀 리더를 믿어야 하니까 괜찮아요."라고 말한다. 최현석의 말에 갸우뚱하는 경우가 있었어도 최선을 다해 믿고 그가 짠 전략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흑백요리사의 팀전은 리더십과 조직 운영의 전형을 보여 준다.

 

 

 

그들에게 전문성()은 기본이다. 보이는 화려함도 중요하지만, 요리의 핵심은 이다. 그 맛에 집중한다. 이영숙 장인의 작은 대접에 담긴 미소곰탕과 조서형 셰프의 화려하고 커다란 전립투골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승리는 크고 화려하게 맛있어 보이는 조 셰프의 음식에 가 있었다. 심사위원의 눈을 가리고 맛으로만 경쟁하니 미소곰탕이 이겼다. 전문성을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것만 같다.

 

9년 전 최현석과 오세득이 심사위원으로, 당시 안성재 셰프는 출연자로 나와 맛을 평가받았다. 이번 흑백요리에서 최현석과 오세득이 이를 알고도 도전하는 모습은 신선했다. 안성재 셰프도 미셸링 3스타로 대단하지만, 최현석과 오세득과 같은 셰프들이 계속해서 현장에서 노력하는 모습은 요리에 진심인 그들의 인생을 보여 준다.

 

 

 

나이와 경력을 모두 뛰어넘고 있다. 나라면 내가 예전에 평가했던 청년이 평가위원으로 있는 경기에 가서 선수로 뛰면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서로 간의 전문성과 노력, 역사를 존중하는 그들의 요리 세계가 멋있어 보였다.

 

흑백요리사에 많은 사람들이 평을 쏟아 내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이 그래서인지 이 프로그램은 리더십과 전문성, 조직 운영의 기본을 보여 주는 것만 같다.

 

거기에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 현실과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리더는 책임을 지지 않고, 조금이라도 공이 있으면 자신이 한 것이라고 우긴다. 잘 못한 일은 모두가 자신의 팔로워들 문제이거나 자신이 적으로 만들어 놓은 진영에 사람들의 문제라고 주장하기 바쁘다.

 

심지어 리더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어떠한 수습도 하지 않는데 그를 따르는 혹은 그가 데려온 팔로워들은 수습은커녕 자기 일을 하지 않고 그저 멀찍이 바라보기만 한다. 목적(비전)이 없으니, 개인의 이기성을 챙기려는 이들만 득실거린다. 체면과 보이는 의전만 넘치고 사적 이기성은 극대화된다.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맛(국정)을 위한 전문성은 바닥으로 보인다. 조직 망하기 딱 좋은 모습이다.

 

리더십의 4대 요소라는 게 있다. 비전과 리더, 팔로워, 그리고 상황이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유기적으로 엮여 있다. 비전에 따라(이끌려 가는 방향이고 목적) 리더는 팔로워에게 지지받는 사람이어야 하고, 소통하면서 결단하고 상황의 문제를 타개해 나가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