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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우리 밥 먹을까요?

by 달그락달그락 2024. 9. 24.

운동 마친 후 샤워하고 나오는데 80대 어르신이 웃으면서 식사 한끼 하자신다. 고맙다고 인사드렸다. 인상도 좋고 밝아서 그러는 거라면서 식사 대접하겠다고 환한 웃음 지어 주는 어르신. 헬스클럽에서 가끔 뵙는 분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계실 때마다 인사드렸다. 나중에 식사할지 안 할지 모른다만 말씀 듣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졌다.

 

저녁에 익산에서 회의가 있었다. 주차할 곳 찾다가 겨우 한 곳 발견했다. 일정 마치고 9시부터 또 다른 모임이 있어서 정신 없이 차 있는 곳으로 갔다. 바로 앞에 이면 주차가 되어 있어서 차를 밀었는데 브레이크를 채워 놨다. 움직이지 않는다. 이면 주차된 차의 전화번호 찾았는데 한쪽이 가려져 있다. 다음 약속 때문에 멘붕이 오려고 했다.

 

내 차 바로 뒤에 주차한 차로 가서 번호를 찾아 전화했다. 상황 전하고 나서 차를 잠시만 빼 줄 수 있냐고 정중히 부탁드렸다. 젊은 여성이었는데 이야기를 듣더니 차 빼 주겠다고 하면서 바로 나오셨다. 감사하다고 했더니 괜찮다면서 웃어 준다. 자신과 상관도 없는 일인데 나와서 차 빼 주고 괜찮다고까지 해주는 분 얼굴 보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마지막 일정은 이번 주 금요일에 있을 행사를 위해 강사로 참여하는 분들과 준비 모임 했다.줌에 화면으로 보이는 전국에 선생님들 보면서 그냥 웃었다. 몹시 피곤했는데 웃었다. 자발적으로 만나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함께 하며 어떤 선한 뜻을 이룬다고 믿는 관계다.

 

하루를 살았다. 오전에 일정도 있었고, 오후에 사무실에서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누고 일정 마치고 몇 차례 회의도 했으며, 내일 활동도 준비하는 등 지금, 이 시각까지 경황이 없다. 내가 하는 이 모든 일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활동이다.

 

오늘 하루 동안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는 헬스클럽 어르신, 저녁에 차를 빼 주러 나온 여성분과 같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났을까? 나를 만난 사람들은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요즘 같은 사회에서 헬스클럽 어르신과 같이 누군지도 모르는 한 참 어린 나에게 식사 한끼 대접하겠다고 하는 그런 마음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나도 그 어르신과 같이 조금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매일 짧은 글이라도 한 꼭지는 써서 페북에 나누는데 4일간 이곳에 오지 못했다. 매일 만나는 친구들과 4일간 관계가 끊긴 것. 이곳도 사람들이 관계하는 곳이다. 일방적이기보다는 가능하면 서로가 소통하고 안부를 묻고 무언가 나누는 곳이기를 바랄 때가 있었는데. 지금도 그렇지. 우리 밥 먹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