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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새길

사랑하니 종이 되라고?

by 달그락달그락 2024. 3. 25.

학교나 회사에 입사할 때 시험을 보고, 아이돌이 되고 싶으면 기획사에서 들어가야 한다. 방송에는 노래와 춤부터 연애 프로그램에까지 온갖 경쟁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연구를 깊게 하고자 대학원에 입학하고 싶어도 시험을 봐야 한다.

 

그런데 전 세계의 역사, 정치, 사회, 철학까지 바꾸어낸 소수 사람을 조직하고 교육한 어떤 이는 경쟁도 시험도 없이 그냥 찾아가서 너 제자해라고 했다. 어떤 학식이나 학위,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예수께서 제자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제자를 찾아서 갔다. 선택한 제자들 수준도 어떤 특출한 전문성이나 권력이 있는 자들이 아니었다. 세상적으로는 이상하게 보였다. 성경에는 지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권력도 없으며, 가문이 훌륭하지도 않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오면 집을 버리고 가진 재산을 가난한 자들과 나누는 등의 수행하기 어려운 조건을 걸었다.

 

 

 

기독교인은 이 말을 믿나? 내가 선택한 게 아닌 선택 당했다는 사실 말이다. 기독교인이란 그의 제자 되기를 선택당하고 선택했다는 뜻 아닌가?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 물으니 너를 사랑해서라고 했다.” 문제는 이 사랑이다. 사랑하는 이가 잘되도록 간섭하고 관여하게 된다. 관여의 전제가 사랑이다.

 

인간 또한 마찬가지다. 사랑하니 관여하고 간섭한다. 대표적으로 자녀들 잘되라고 간섭한다. 잘 되기도 하지만 폭망(?)하는 경우도 많다. 사람은 상대가 잘되라고 간섭한다고 하지만 그 본질이 탐욕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저 자기 수준에서 잘 되는 게 경쟁에서 이겨서 탐욕을 이루는 방법을 들이대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간섭은 통제로 이어지기도 하고 완전하지도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안다. 문제는 전지전능한 이 사랑해서 나를, 우리 모두를 선택하고 간섭하려 든다는 거다(이 말을 믿는다면 말이다).

 

선택하고서 기독교인에게 요구하는 게 있다. “그것은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열매를 맺으라는 것. 이를 실천하면 뭐든지 다 받게 하겠다고 하지. 그리고 명령한다. 서로 사랑하라고. 또 사랑 타령(?)이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있는 곳이 교회 공동체다. 교회를 사랑하느냐 물으면 기독교인은 누구나 사랑한다고 답한다. 교회? 그 대상이 누구냐고 또 물으면? 교회 건물로 착각하는가? 콘크리트와 벽돌이 교회가 아니다. 의자, 책상이나 집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교회는 기독교인이 믿는 자체이기도 하고, 눈에 보이는 공동체의 사람들이다. 결국 교회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와 신과의 관계, 나와 공동체 구성원과의 관계에 있다.

 

신이 기독교인에게 사랑해서라고 시키거나 제시하는 일을 해야 잘 살 수 있는 종교. 그 요구하는 일을 사명 또는 소명이라고 하는데, 이는 열매가 핵심이다.

 

열매가 뭐냐고? 이 말도 너무 많이 들었다. 사랑이며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다. 이 열매는 머리에 계속해서 돌고 있는 단어들이다.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실천하는 법까지 안다.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실 것입니다.”라고 했다. 심지어 누구든지 섬기라고 강조하고 더 기가 막힌 것은 으뜸(최고)이 되고 싶으면 종이 돼라.”라고 했다. 기독교라는 종교가 이렇다.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으뜸이 되려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가르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상대보다 잘해야 하니 나만 강해지면 된다. 누군가가 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다. 내가 욕망하는 곳에 집중해서 온전히 나의 행복과 쾌락을 위하는 곳을 선택하라고 그 방법까지 자세히 안내하는 책과 영상이 넘친다.

 

공동체적 관계는 스트레스 받는다. 그저 나 편한데로 인간 관계()하고 적당한 선 긋고 편하게 살면 한다. 못된 자기계발서(좋은 책도 많다. 여기서는 못된 책을 말함)의 기본 틀이다. 심지어 젊어서 열심히 일하지 말고, 사람과의 관계는 철저히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니 선은 긋고 넘어 오면 가감없이 쳐 버리라는 조언까지 너무나 쉽게도 설명하는 책과 조언이 넘친다. 결론은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게 가장 좋은 것이니 그 이상은 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나이들면 산에 혼자 올라가서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까지 조언한다(꼭 한번 혼자서 산에 올라가 한달이라도 살아 보시길)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선택 당했다는 것을 믿는가? 신과 타자를 사랑하나? 상대의 짐을 대신 져주려고는 하나? 지도자(리더)가 되기 위해서 사람들의 이 되려고 하나? 그러한 삶의 과정에서 사랑과 기쁨과 평안이 넘치는 결과를 만들고 있는가?

 

아이쿠... 쓰다가 보니 내 삶을 돌아 보게 돼. 내가 기독교인인지 아닌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그래서 더 납작 엎드려 작은 열매라도 맺기 위해서 삶을 살아 내려고 아등바등하는지도. .. 쓰면 쓸수록 쪽팔리는 내 삶만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