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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새길

나는 누구일까?, 내가 원하는 게 나일까?

by 달그락달그락 2023. 3. 28.

네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싶니?”

 

그럼 너와 가장 가깝게 만나면서 오랜 시간 함께 하는 이들이 어떤 사람인지 보면 된다. 그 사람들이 너와 가장 가까운 사람일 거야

 

 

매일 연구하며 연구주제 논의하는 연구자들이 있다면 너는 연구자일 것이고, 교회나 성당에서 매일 기도하고 신앙적 삶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너는 신앙인에 가깝다. 정치 사회적인 변화를 꿈꾸면서 사회를 바꾸어 보고자 모임을 하며 대화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정치인 또는 사회활동가에 가깝겠다.

 

장애인, 아동, 청소년, 여성, 성소수자 등의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활동하는 이들은 또 그런 사람들과 계속해서 모인다. 활동가와 연구자에 가깝다.

 

매일 날 새며 야동(?) 보고 게임만 하며 그러한 내용이 주요 대화 주제인 친구들과 어울린다면 당신도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겠다. 몇 년간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보면 당신이 누구인지 보인다고 주장했다. 주로 대학이나 청년들 강의할 때 몇 차례 레퍼토리도 꺼냈던 이야기다.

 

그젠가 페북 릴스에서 어떤 이가 인간관계를 가장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면서 당신이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 5명만 뽑아 보라고 했다.

 

내 자녀가 당신이 가장 가깝게 만나고 있는 사람 5명과 같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여기면 인간관계는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만약 당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 5명이 당신 자녀가 이런 사람과 같이 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인간관계는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몇 년간 털(?)고 다녔던 이야기와 맥락이 연결되는 것 같아서 웃었다. 갑자기 내가 가장 자주 만나는 이들 다섯 명을 떠 올렸다. 그중 내 자녀가 저렇게 되면 큰일 날 것 같은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 사람은 없었다.

 

오늘 담임목사님 은퇴 행사가 있었다. 전혀 뜻하지 않게 눈물을 너무 흘렸다. 정 목사님을 청년기에 만났다. 활동하면서 초기에 많이도 도움 주시면서 신앙적인 관점에서 한 단계 성장시켜 주신 분이다. 달그락 활동과 함께 목사님 계신 교회로 옮겼다. 지금 교회에서 9년여 신앙생활 하면서 기존에 가졌던 개신교의 잘못된 기복신앙에서 많이도 깨어 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 성도들에게 전하는 말씀은 요한복음의 3장과 19, 그리고 이사야의 55장 말씀 중심이다.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너희의 길은 나의 길과 다르다라는 이 말씀.

 

기도는... 신앙생활은 내가 뜻하는 것에서 점차 하늘이 뜻하는 것으로 맞추어 가는 것이라는 것. 내가 나 됨은 결국은 내 주변에 가까운 이들과도 같을 수 있으나 그 본질은 그의 뜻과 같아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목소리 높여 내가 원하는 것만 달라고 소리쳐 하는 게 기도가 아니다. 하늘의 소리가 무엇인지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는 것, 기도다. 나의 생각은 너의 생각과 다르고, 너희의 길은 나의 길과도 다르다고 하셨다. 그 다름을 알아가기 위해서 더 깊이 묵상해야 한다. 내가 내가 아니라는 것이고, 내가 진정한 나이기 위해서 더 깊이 듣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목사님이 신앙생활 시작하고 마치면서 두 번의 죽음을 경험하고 다른 삶을 살고자 했다는 말씀에 생각이 많았다. 65세 빠른 은퇴와 함께 또 다른 삶을 살고자 하는 분.

 

내가 누구인지, 결국 내 안의 내가 원하는 게 나일 수 있다는 것. 가장 깊은 곳 그곳에서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오늘은 괜히 슬픈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