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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새길

교회학교 청소년 교육의 근본과 실천

by 달그락달그락 2023. 5. 21.

 

목사님이 퇴임하시고 새로운 목사님을 청빙하기 위해서 당회와 함께 교우님들이 많이 노력 중이다. 두 번째 청빙위원회 만들어졌고 참여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교회 공동체에 교우들이 원하는 목사님 상을 나누고 섬김, 교육, 봉사 등의 몇 가지 주제를 담당자들이 발표하고 교회 공동체 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 되었다.

 

나는 교육 분야에 대해서 발표하게 됐다. 지난해 교우님 대상으로 설문조사 했던 내용도 장로님이 발표했다.

 

아래 내용은 교육과 관련해서 발표한 내용 중에 우리 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에 청소년교육과 관련한 내 안에 고민과 질문을 몇 가지로 정리했다. 교회에 청소년신앙 교육과 사역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겠다.

 

첫째, 교회에서의 교육, 특히 청소년교육의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저는 교회 건물에 청소년을 많이 앉혀 놓고 누군가에게 지시와 관리를 받는 것을 복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경에도 예수님이 머리 되신 사람이 모인 공동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교회 건물 안이나 밖이나 그리스도가 중심이 된 공동체는 교회입니다.

 

다만 그러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앙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고 신앙 안에서의 문화도 함께 경험하고 접해야 합니다. 교회 건물이 청소년 신앙에 플랫폼이 되고 중심이 되면서 지역에서 청소년이 교회 다니는 사람이 아닌 신앙인으로서의 태도와 실천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둘째, 교회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면서 변화에 민감한 진취적 공동체인가?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개신교회와 가톨릭교회 전체에 청소년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 중 하나를 저는 자유와 개방, 변화에 민감한 공동체에서 찾습니다. 이전에 제가 다녔던 교회는 사회보다도 훨씬 더 개방되어 있었고, 더 많은 활동과 경험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곳이었습니다.

 

교회 선생님들이 제가 하는 활동을 적극 지지해 주셨고 그 안에서 이성친구도 사귈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고3 때에는 몰래 후배들이 사준 백일주까지 나누어 먹고 갈 대 없어 교회에 가서 오바이트 하는 친구 등을 두들겨 주었던 곳이었어요. 밤새 삶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던 곳도 교회였습니다. 어찌 됐 건 그 중심에 하나님이 계셨고 그 과정에서 많은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공동체였습니다. 친구들과도 깊은 교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교회는 어떤 곳입니까? 오히려 교회 보다도 세상의 여러 기관, 단체, 시설에서의 활동이 더 전문적이며 자유롭지 않습니까?

 

셋째, 청소년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학교와 학원 등 입시 공부 때문인가?

 

저는 비겁한 변명이라고 여깁니다. 청소년 중 성적이 상위권이어도 여행도 가고 운동도 하며, 이성 교제도 하고, 친구들과 운동도 합니다. 심지어 하루에 한두 시간은 게임도 하고 스마트폰 활용과 SNS도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하루 스마트폰을 평균 2시간 내외를 하는 통계가 있습니다.

 

청소년기관시설 등 학교 밖 기관들 대부분 청소년이 오지 않는 원인을 입시로 핑계 대지만 정작 그곳에서 청소년이 진실로 원하는 것을 찾는 일은 등한시합니다. 청소년이 와야 하는 매력 때문입니다.

 

학교와 학원을 가지 않아도 교회에 와야 하는 당위성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만의 이야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현재 개신교회나 가톨릭 교회 전체에서 청소년의 입시가 연결되면 모두가 입을 닫습니다. 우리 사회의 교회가 장로님 심지어 목사님 자녀도 시험 기간이면 교회 안 나와도 되는 게 당연하다면 다시 돌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넷째, 청소년은 교회 복음화의 주체인가? 대상인가?

 

청소년 현장에서 관련 일을 긴 시간 하면서 교회나 기관단체에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다음세대’, ‘미래세대라는 말이었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상당수 기관단체에서 청소년을 미래세대라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청소년은 현재의 세대가 아닙니까? 주체로서 권한은 부여되지 않고 미래를 위해서 너희들은 어른들의 교육과 지시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말로 들립니다.

 

저는 교회에서 청소년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주체로서 복음화의 대상이 아닌 복음의 주체로서 바로 설 수 있도록 교회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위해서 교회 안에서도 청소년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실제적 참여의 주체로서 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나이가 30대 초에 모든 것을 이루셨듯이 우리 청소년, 청년들에게도 교회학교에서 성경공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성경 말씀대로 살아가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주체로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청소년을 포함한 우리 모두를 위해서 십자가에 달리셨지만, 우리와 함께(With)하시고 우리에 의해서(By) 복음을 전하고 신앙적 삶을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닐까요?

 

다섯째, 콘크리트 건물을 넘어 지역사회 어느 곳이든 청소년이 모인 공간이 교회가 될 수는 없는가?

 

앞에서도 질문했지만, 건물 안에 청소년이 많아지면 복음화가 커진다는 것에 대해 저는 회의적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교회가 많고 개신교 인구도 많은 사회에서 우리의 위치와 영향력은 어떻습니까? 숫자를 넘어서 교회 건물을 넘어서 가능하면 교회 내외의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함께 할지에 대한 비전과 목적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 안과 밖에 청소년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관계하며,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비전을 만들면 어떨까요? 지금은 어렵지만 향후 교회 밖에도 작은 공간을 임대해서 청소년들이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 그곳을 중심으로 관계하면서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성경대로 사회에서 실천하고 봉사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공동체를 안내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꿈꾸어 봅니다.

 

여섯째, 저를 포함해서 우리는 청소년이 세상에서 교회공동체의 삶을 살도록 동반하고 있는가?

 

이 부분에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새길교회에 온 지 거의 10여 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처음 오자마자 청소년부 교사, 이후 부장까지 거의 혼자서 5~6년 정도 청소년들 만나면서 교회학교 성경공부도 점심시간 빌어 매주 했었고, 여름방학 캠프도 데리고 다녔습니다. 운영하는 청소년 시설과 연결해서 교회 내 청소년들과 함께 캠프를 함께 하기도 했었어요. 그 이후 조금 지치기도 했고 긴 시간 혼자서 부장, 교사 모두 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때쯤 전도사님이 청빙 되어서 교회학교는 전도사님이 거의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부서도 옮겨졌습니다. 새롭게 맡은 분들이 열정적으로 하셔서 감사함도 컸습니다. 과연 교회에 어린이, 청소년을 어떻게 만나고 동반하면서 함께 하는 게 가장 좋은 일인가라는 제 안의 질문만 많아졌어요. 그리고 앞에서 문제 제기했던 일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되니 결국 이 일을 자기 일처럼 끌어안고 가야 할 교회에 그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방안은 너무나 단순한 것 같습니다. 새로 오실 담임목사님의 선교적 비전에 청소년, 청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이를 실행한 전문 사역자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분들을 도와서 실천하면서 함께 할 훈련된 교회 교사들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저 또한 무언가는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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