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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새길

신을 만난 사람들(5, 마지막)

by 달그락달그락 2023. 3. 9.

사이비 종교를 만나는 이들의 상당수는 청년의 시기 가장 갈등하고 불안했던 시기에 깊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사이비집단이 그 힘겨운 때를 비집고 들어간다. 갑자기 커지는 사이비 종교를 자세히 보면 상당수가 20, 30대 청년들이다. 미래는 불안하고 현재 되는 것은 없고 의지할 곳 없는 청소년, 청년들을 생각해 보았는가?

 

그런 청년들 앞에 갑자기 자기 간이라도 빼 줄 것 같은 친구와 선후배가 나타났고 깊게 교제하는 가운데 위안받게 된다. 성경을 공부하는데 자신을 위해서 죽은 신이 바로 자신 앞에 살아서 나타났다는 것을 믿게 만든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넷플릭스에 <나는 신이다> 정명석 편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고 보는 내내 힘들었다. 예전의 청소년, 청년들이 눈에 밟혔다.

 

이전에 우리 집안은 보수적인 신앙관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내 안에서 너무 힘들어하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있다. 어린 시절 그런 목사들을 추앙하며 그들이 쓴 책들을 열심히도 읽고 들었던 적이 있다. 심지어 성도들 성폭행을 하고 사죄할 줄 알았던 유명 교단의 목사 시디를 수십 장 사들였고 책까지 여러 권 읽었다. 성폭행 이후 그가 보인 행동을 보면서 구역질이 났다. 오래전 다녔던 교회에서 안내했던 부흥회와 선교원 등이 대부분 매우 보수적인 영성을 추구하는 그런 교회들이었다.

 

여러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게 너무나 많다. 너무 많은 일들을 겪은 터라.. 지금 교회와 목사님, 성도분들이 얼마나 인격적이고 좋은지 모른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 넷플릭스에 <나는 신이다>에서 메이플이 강간 당하면서도 강간범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자학면서까지 신에게 기도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은 너무나도 나약한 존재다. 세상에서 혼자이고 미래가 불안하고 삶이 괴로운 이들이 붙잡고 싶은 게 무엇일까?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진정어린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서 함께 하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무조건적인 경쟁 관계에서 이겨야 한다고만 가르친다. 청소년, 청년을 위한 안식처나 비빌 언덕을 누가 되어 주는가?

 

사회적으로 힘겨운 공간을 교묘히 파고들어 청년들의 어려움을 기반으로 독버섯처럼 뿌리 내리는 사이비 종교는 그 무엇보다도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독약인데, 그 독약의 바탕을 만들어 주는 이들은 또 누구인가?

 

청춘의 때에 그 무엇도 하지 않고 사이비 교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서 10, 20년 어떤 이는 평생을 그 짓만 한다고 할 때 그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더 아프고 힘겨운 것은 신앙이 있는 사람들이 목숨 이상으로 붙잡는 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들만 비난할 것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이 미친 경쟁심과 사회적 갈등과 분절에 대한 그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지 않을까?

 

 

또한 교회는 어떤가? 기성교회에서 신앙을 갖고자 하는 청년들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성은 왜 안 할까? 모든 교회에 이단, 사이비 아웃이라는 스티커만 붙여 놓으면 모든 게 끝인가? 벌써 2, 30년도 전부터 대부분의 교회에서 청소년, 청년이 없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지만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는?

 

청소년, 청년을 위해 따뜻한 말 한마디는 하나? 그들의 삶을 연결하고 관계할 수 있는 공동체성은 있는가? 청소년, 청년을 위해서 그들이 잘 되고 복이 될 수 있는 역할과 일을 우리는 하는가?

 

역사가 알려 주듯이 사회가 혼란스럽고 아프고 어려울 때일수록 이러한 사이비 종교는 더욱더 기승을 부린다. 그리고 가장 약한 이들을 포섭하고 끌어당겨 착취한다.

 

요즘 우리 사회와 교회를 볼 일이다. 나 또한 뭔가 싶다. 그냥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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