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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진로 교육과 훈련의 차이

by 달그락달그락 2023. 2. 8.

군대에서 훈련할 때 반드시 조교를 앞으로 불러서 시범을 보인다. 그리고 훈련병들은 조교의 동작에 똑같이 할수록 잘한다고 칭찬받는다. ‘훈련은 가능한 한 정확하게 따라 해야 한다.

 

이전에 직업훈련소()라는 간판이 여럿 있었다. 여러 기술을 가르치고 자격증을 취득해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요즘은 훈련소라는 말은 잘 쓰지 않고 학원이나 아카데미, 학교 등의 이름을 걸고 또 다른 방식으로 지원받아 운영하는 곳이 많아 보인다.

 

훈련과 활동, 훈련과 교육은 차이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차이가 크다. 어쩌면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내용이다. 청소년 진로활동 또는 진로 교육을 진로 훈련이라고 하지 않는다.

 

청소년진로 체험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이 원하는 전문기관이나 업체를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자유학년제 등 학교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체험처 발굴이 주 업무가 되는 기관까지 만들어질 정도다.

 

청소년들이 진로, 직업 체험하기 위해서 방문하는 곳은 훈련을 경험하는 곳인가? 아니면 또 다른 활동을 이루는 곳인가? 단순 기술에 대한 반복적인 훈련을 하는 곳일까? 아니면 어떤 가치나, 철학, 삶의 경험을 만나는 곳일까?

 

나는 후자라고 본다. 짧은 시간에 훈련하며 어떤 기술을 배우거나 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 보인다. 그곳에서 집중해야 할 것은 삶의 경험과 전문성에 따른 철학과 개인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안내해 주어야 한다.

 

받은 사진 중 나 빼고 참여자 분들이 누군지 모르게 촬영한 신기한 사진.. ㅎ

 

광주에서 선생님들이 오셨다. 모두가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청소년을 만나는 분들이다. 반려견, 미디어, 뷰티, 파티시에, 목공 등 개별 전문성을 가지고 기업(업체?)을 하시면서 청소년작업장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교사의 역할까지 한다. 일 년여 소수 청소년을 꾸준히 만나고 관련 전문성을 교육하는 분들이다. 자격증 취득까지도 가능해 보이고, 그 안에서 진로활동의 가치와 철학, 삶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분들이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청소년활동과 진로에 대해서 강의했고 이분들의 질문에 따라 대화도 이어졌다. 좋았다. 오래전 광주에 모 단체에서 활동했던 후배도 만났다. 이 친구도 독립해서 자신이 꿈꾸는 활동을 미디어로 풀어가고 있었다. 몇 년 전 ‘18세선거권공동행동네트워크활동하면서 국회 전국 토론회 할 때도 도움 주었던 친구다.

 

오후에 지역 KBS에서 인터뷰하기 위해 앵커 한 분과 작가님 방문해서 달그락 소개했다. 대화하는데 꽤 깊은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앵커 분이 많은 내용을 이해하고 질문했다. 달그락에 청소년들도 만났다. 마지막 인터뷰 중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하는 데 더 필요한 게 있느냐?” 이런 질문을 받고서, “모두 있다고 했다. 비전도 전문성도 함께 하는 많은 분들도 연계되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산뿐만 아니라 정읍도 시작했고, 곧 익산도 준비되어 간다고 안내하면서 확장되는 가운데 요즘 돈이 부족해서 이번 해 초 모금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오후 일정 때문에 인터뷰 마치고 길청으로 이동했는데, 이 팀장이 그 앵커분이 후원가입서 써 주시고 갔다고 전했다. 고마웠다.

 

식사 후 회의 중 내 얼굴이 제일 크다고 자랑 중.. ㅎ

 

저녁 시간 연구위원회 하면서 식사하고 두 시간여 향후 진행할 연구사업과 조직 정비 등 많은 이야기 나누었다. 박 교수님이 2년여의 위원장 고생하셨고 차기 위원장이 선임되었다. 새롭게 시작된 연구 활동도 참여한 위원님들의 연대로 잘 이루어질 듯싶다.

 

하루가 조금 경황이 없었지만 좋았다. 전화를 주고받았고 출판사 대표님 연락도 받았다. 독촉이다. 거기에 네트워크 운영하면서 출판하는 책도 거의 마무리 중이다.

 

반복되는 어떤 기술을 갖기 위한 훈련도 중요하고, 우리네 삶에서 철학과 가치, 성찰 과정 또한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모두가 버무려져 삶이 만들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에 한 꼭지는 뭐라도 써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11시 넘어 끄적인 글이 이 모양이 되었다. 뭘 쓸 것이 없을 때 꼭 다이어리 적듯이 이런 글이 된다. 그래도 끄적이다 보면 얼추 뭘 고민하는지 내가 내 눈에 보이니 좋다. 오늘도 하루가 좋았다. 지금부터도 좋을 거다. 계속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