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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마을과 관계

군산의 인구 증가 방법 (下)

by 달그락달그락 2022. 12. 7.

몇 년 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서울 초등학생이 그린 한반도.jpg'라는 제목으로 그림이 한 장 올라왔다. 한반도에 서울만 섬처럼 부각 되어 있고 나머지 지역은 시골로 표현된 그림. 이 초등학생의 그림이 신문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어린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는 서울 이외에 존재하지 않았다. 댓글도 기사 내용도 당연한 듯한 이야기가 지배적이었다. 지방에 사는 상당수의 청소년이 10대 이후에 고향을 떠나려고 하는데 이러한 문화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모습이었다.

 

수도권에서 살 때 행복하다면 우리는 모두 서울로 상경해야 옳다. 서울이나 인근 수도권 도시에서 살면 행복할 진데 왜 군산과 같은 작은 지방 도시에서 살면서 불행해야 하나? 서울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은 없어져도 큰 문제가 없을 터. 그렇다면 서울에 살면 무조건 행복할까? 과학적 근거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우리는 모두 안다. 모두가 행복하지 않다는 걸.

 

행복이란 뭘까? 너무 주관적이어서 프로이트는 연구할 가치가 없다고도 주장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행복에 대해서 나름의 기준과 정의를 내리고 있다. ‘탁석산행복스트레스에서 리처드 스코시의 책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를 인용하며 행동과학자와 신경학자, 심리학자와 노벨상 수상자까지 모여서 행복의 지수를 측정하고 행복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실험을 진행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안정적인 일터에서 즐겁게 일하고 동료들과 한잔 걸친 후 집에 가서 섹스하는 것이라고 안내했다.

 

자세히 보면 함의하는 바가 크다. 일단 직장은 집에서 가까워야 하고(서울에서 출퇴근 생각해 보라), 직장이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즐겁게 일하는 곳이다. 동료들이 얼마나 좋으면 퇴근 이후에도 한잔 걸치고, 귀가하면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 내밀지 않아도 지방에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넘친다. 젊은이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일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청년들을 위한 창업 지원 사업들이 많은데 대부분 돈을 주는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돈 주는 게 아닌 돈을 벌면서 하는 창업의 기반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돈 떨어지면 사라지는 청년창업과 지원 사업이 너무나 많다. 지원하는 예산 없으면 사라지는 프로젝트는 그만해야 한다. 지역에서 이런 청년들 너무 많이 보아왔다. 창업하겠다고 지원받은 돈 1, 2년 진행하다가 프로젝트 끝나면 사라지는 청년들이다. 가장 중요한 지역 중심의 중장기 청년정책을 세우고 이에 따른 장기적인 그림 안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옳다.

 

청년정책은 창업과 취업뿐만 아니라 그들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집중해야 한다. 서로 나누고 유대감을 갖고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 형성이다. 청소년에게 지역에서 심리적 유대감과 안정성을 줄 수 있는 노력 또한 기울여야 한다. 자연스러운 인간관계와 네트워크 통해서 건강한 삶을 살아 낼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막연히 19살 되면 떠나야 하는 도시가 아니다. 자신이 꿈꾸는 일이 서울이나 외국에 있어서 떠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역에서도 꿈꾸는 일을 하면서 오랜 시간 살아갈 수 있다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떠나지 않으니 최소한 인구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구 유입을 위한 청소년, 청년에 대한 정책적 대안은 너무나 많다. 문제는 우리 안에서 실질적이고 진정성 가지고 꾸준히 정책을 펼치고 그 일이 안정화 되어 결과까지 나타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정책입안자, 정치인, 지역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의 연계와 지속적인 활동이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무엇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