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 및 관점/마을과 관계

수세미 같은 사람

by 달그락달그락 2022. 11. 27.

본문과는 별 관계 없는 수세미?

 

수세미 같은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 만나면 처음은 아픈 것 같은데 시간이 가면서 감사한 마음이 커져. 나에게 붙어 있는 때나 불순물을 벗겨내는 사람 같거든. 누구에게는 아픈 사람일 수 있지만 본질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친구다.

 

, 조건이 있다. 유리그릇이거나 도기와 같이 불순물을 벗겨도 그릇에 상처 나지 않는 힘 있을 때 좋은 거다. 플라스틱류로 조금만 강하게 밀어도 생채기가 날 때 수세미를 쓰면 안 된다. 이때는 부들부들한 스펀지와 같은 것으로 천천히 닦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도 비슷한 듯. 상대의 상황을 보면서 닦거나 만져야 하지 자칫 충고와 비판이 더 큰 상처를 만드는 경우를 보게 된다.

 

조심해야 할 때가 있다. 그릇이라고 생각하고 닦으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릇이 아닌 쓰레기에 덮여 있는 불순물일 때다.

 

이때 수세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쓰레기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 세제 풀어 박박 문지르는 순간 수세미는 말할 것도 없고 싱크대가 오염되면서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거다. 쓰레기의 적이 되고 마는 거지.

 

쓰레기로서는 자신의 본질을 벗겨서 날리려고 하는 수세미가 좋을 턱이 없다. 그저 쓰레기는 적당히 덜어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그때 평화다.

 

저녁 먹고 싱크대 보다가 별생각 다 하는 중.

 

정말 웃기는 것은 항상 자신은 쓰레기나 불순물이 절대 아니라고 여긴다는 것. 나도 그렇다. 오래전이지만 내가 수세미 역할을 자임하려고 했던 적이 있어. 얼마나 무모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몰라.

 

요즘은 그저 수세미는커녕 쓰레기나 불순물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다른 어떤 그릇으로 살지라도 거짓과 위선으로 타자를 비난하고 자신의 이기성만 발현하는 쓰레기는 되지 않아야 한다는 수준의 신념.

 

과거에도 현재도 쓰레기였던 적이 있었는지 자주 돌아보게 된다. 다른 것은 모르겠고 결국 우리 인생사 사는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마지막을 쓰레기통에서 지낼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지금 잘 빚어진 도자기 그릇인가? 유리그릇? 조금만 힘주면 벗겨지는 플라스틱 그릇? 아니면 내가 자임했던 수세미일까? 세제일까?

 

쓰레기나 불순물? 이것만큼은 아니기를. #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