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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마을과 관계

기대

by 달그락달그락 2023. 1. 26.

기대 좀 하지 마세요.”

 

연구소에 선생님 한 분이 가끔 내가 무언가에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면 하는 이야기다. 안 될 것이니 어차피 기대를 접으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이 친구 입장에서는 자꾸 기대를 높이 가지면 선배인 나만 힘들다며 위로 비슷하게 하는 말이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욕을 하거나 따귀를 때리면 놀랄 수는 있지만 시간이 가면서 사이코페스쯤으로 치부하고 신경 쓰지 않고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사랑하는 이가 욕을 한다면 참을 수 없이 아플 것이다. 당연한 거다. 우리가 모두 그렇다.

 

모르는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거나 마음을 두는 이들에는 기대가 커진다.

 

기대를 버려야 할 때는 최선을 다한 이후다. 최선을 다했다면 만족하고 내려놓을 힘도 생긴다. 노력하지 않고 타자에 대한 어떤 변화에 대한 믿음을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기대한다면 그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

 

나도 포함되는 이 바닥. 공공영역이든 비정부(비영리) 조직이 든 간에 청소년을 사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대다. 청소년과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웃과 시민들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어야 한다. 기대는 결국 나를 움직이게 하고 타자와 관계 갖게 하는 어떤 힘으로 작용한다. 사람으로서 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기대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기대를 한다는 걸까? 기대 없는 세상을 생각하면 많이도 힘들다.

 

타자에 대한 기대를 갖되 최선을 다했다면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것. 연구소에 후배가 나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일 게다.

 

정리해보면 기대는 사람을 얼만큼이나 애정하는지와 그만큼 최선을 다했느냐가 요체다.

 

그래서인가? 기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타자가 좋아야 하고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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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센터에 이 모팀장님이 보내 줌요. 나 빼고 모두 누군지 아무도 모르게 나온 재미난 사진 한 장 투척

 

오후에 도청에 청소년정책 팀장님과 직원분, 도 활동 진흥센터장님과 상담복지센터장님과 직원분들이 달그락에 오셨다. 2시간에 도 단위 네트워크 특히 성장협의체에 대해 깊이 있게 향후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다. 향후 정책적 연구와 네트워크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 보였다.

 

자문하며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았다. 현장과 연구에서 나름의 전공 분야에 한 부분이기도 하고, 실제 몇 지역에 사례들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영역에 청소년과 관련된 교육, 활동, 복지, 상담 등의 네트워크에 따른 수많은 연구와 정책들에 비슷한 수준에서 어떤 한계를 보고 있는지 대략이나마 안다. 그 한계를 넘어서서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때다.

 

김 센터장님 등 이미 청소년지원 네트워크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분들이셔서인지 원래도 대화가 잘 되었고, 새로 오신 정책팀장님도 오랜만에 도 단위에 네트워크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었다. 갑자기 기대가 커졌다.

 

기대? 그렇지. 사람들,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것.

 

특히 네트워크는 더더욱 사람과의 질적인 인간관계를 위한 최선이 필요한 영역이다. 이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지원하고 체계화하면서 만들어 가야 할지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더 큰 기대?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