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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비영리 조직운영

최고의 기업에서는 몇 년을 일할까? 그 이유는?

by 달그락달그락 2022. 9. 5.

이따금 시간 되면 가는 보수, 직무 연수라는게 있다. 교사, 청소년지도사, 상담사, 복지사 등 법적으로 반드시 받아야 하는 연수에서 가끔 강의하는데 몇 년 전 어떤 분의 질문에 당황한 적이 있었다. 이 바닥에서 연차가 좀 되는 분이었는데 열심히 일하는 자신의 처우가 너무 낮다가 하소연했다.

 

기업 연봉을 예로 들었다. 삼성이었다. 어떤 이는 애플과 페이스북 등의 직장 환경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우리나라 초일류라고 홍보하는 대기업과 실리콘 밸리 기업과 자신의 일터와 비교했다.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무료 식사, 교통, 자녀 보육, 휴가와 함께 사무실 또한 상상을 넘어서는 최첨단 공간을 제공한다. 넷플릭스 같은 곳은 법인 카드 사용부터 특히 유급으로 하는 무제한 휴가 제도까지 있다. 휴가에 가족까지 데려간다. 이 모든 비용은 회사가 지불한다. 가히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거의 모든 복지 혜택이 있는 기업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업에 입사한 직원은 은퇴할 때까지 계속 일할까?, 세계 최고의 복지 혜택과 연봉을 자랑하는 이러한 기업의 근속연수가 평균 얼마인지 아나?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테슬라가 역시 평균 근속 년수는 2.1, 세계 최대 SNS 회사 페이스북도 평균 근속 년수가 2.5, 넷플릭스는 평균 근속 년수는 3.1년 등으로 5년을 넘기는 회사가 거의 없다. 이유? 단순하다. 최고의 연봉과 복지 혜택을 주는 대신 최고의 능력과 성과를 요구한다.

 

 

한동안 넷플릭스에 빠져서 영화와 다큐를 열심히 보다가 기업문화를 살폈다.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기업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절차보다는 사람을 중시했고, 통제를 자제하며 능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모리카와 아키라 대표가 쓴 책을 읽다가 일본에 라인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배경도 비슷해 보인다. 전 세계 4억 명이 사용하는 라인을 만들어 낸 모리카와 아키라. 최고의 역량이 있는 사람과만 일하려고 한다. 심플은 거기에 있었다.

 

학벌이나 학력이 아니다. 성과를 잘 내면 그만큼의 대우를 해 주고, 성과가 부족하거나 없으면 바로 해고다. 복잡한 기업 내 문화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 잘하는 사람은 그만큼의 보상을 하고 부족한 일을 하는 사람은 쳐내면 그만이다. 신상필벌의 성과주의다. 상벌을 규정대로 공정하고 엄중하게 한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실적 압박과 그에 따른 노동강도가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또 하나 질문. 나에게 그렇게 질문했던 분은 넷플릭스나 라인에서 중요 직책을 맡을 만큼, 그가 있는 현장에서도 그 이상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을까? 그만큼의 역량은 있을까?

 

우리 회사는 연봉도 적고 일도 많이 시키고 휴가도 작고 직장 상사 눈치도 봐야 한다는 고정적인 레퍼토리가 넘친다. 그렇다면 이 직장 빨리 사직하고 그가 원하는 연봉 많이 주고 안정적인 넷플릭스나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로 이직하면 그만이다. 이 바닥에서도 매번 불평만을 늘어놓는 사람을 그런 회사에서 뽑아는 줄까?

 

조직 운영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기업대표들이 쓴 책을 꽤 읽었다. 빠르게 성공한 기업대표들이 거의 똑같이 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일 못 하는 직원과는 절대 상종하지 말고 빨리 해고해라. 해고하는 방법들도 다양했다. 일 잘하는 직원은 붙잡고 다른 쓸데없는 잡무가 아닌 그 일에 집중하도록 하고 최대한 권한을 부여해라. , 그만큼의 책임도 당사자가 진다 등 많기도 했다.

 

내가 그동안 만난 많은 분 중에서 자신이 일하는 곳을 비난하면서 연봉과 복지 혜택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할 뿐, 일에 대한 전문성과 초일류 기업이라는 곳에서의 업무 강도, 직원의 역량 등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엄청난 연봉과 복지 혜택을 지원하는 대신 성과 없는 무능한 이들을 어떻게 빨리 잘라 내며, 자유와 권한을 크게 부여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한다는 것은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먹을 게 넘치고 연봉도 높고 휴가도 몇 달씩 유급으로 쓸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여러분은 이런 사람과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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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력하고 일을 조금만 하며 앞으로 역량을 강화할 생각도 없지만 연봉은 높고 휴가도 많이 가고 싶으면서 안정된 삶을 원하는 이가 있다면 무슨 말을 해 주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