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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비영리 조직운영

굽은 나무와 같은 리더

by 달그락달그락 2022. 8. 19.

무능한데 대표가 되는 사람이 있다. 그가 살아남는 선택지가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적당히 눈치보며 누릴 것만 누리는 사람이다. 자신이 무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 자리를 내려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권력의 맛도 알고 누리고 싶은 게 많아서다. 일하지 않을뿐더러 새로운 사업을 만들지 않는다. 있는 사업 추스를 역량도 없기에 직원들이 하는 데로 눈치 보면서 기생하며 임기 때까지 적당히 살아간다. 뛰어나게 일 잘하는 사람은 나대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며 비난받기 일쑤다.

 

두 번째 유형은 억압적인 통치를 해 나가는 자다. 무능한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방법을 찾는다. 일은 못 해도 대표의 권한으로 사람을 강압하고 통제하는 방법은 안다. 인사, 행정, 재정 등 운영할 수 있는 모든 권력을 동원해서 사람을 강압한다. 자신에게 저항하거나 옳은 소리 하는 사람은 가차 없이 쳐낸다. 일 잘하는 사람은 이런 조직에서 일할 수 없다.

 

 

이러한 대표들 상당수가 자신의 무능을 굽은 나무라고 표현한다. 선산을 지키는 겸손한 사람이라면서 인정받고 싶어 한다. 심지어 자기 수준도 모른 채 이 정도 조직의 수장인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중앙으로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자신은 지역에 남아서 조상의 묘를 지키듯이 열심히 활동 했다고 강조한다. 굽은 나무라서 솔선수범하며 열심히 자리를 지켰다고 하지만 진실은 자신의 무능함으로 그 어느 곳에서도 받아 줄 곳이 없어서 버티는 자다. 이런 자들이 리더가 되어 운영하는 기관은 리더의 굽고 휘어 버린 나무와 넓게 펼쳐져 버린 줄기로 인해서 그 주변은 그늘이 지고 햇볕이 들지 못하게 된다. 땅은 황폐하게 되고 묘목들까지 썩어 버리고 만다. 좋은 나무(사람)가 곁에 있을 수가 없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는 선산을 지킬 만큼의 역량이 있는 사람이다. 조상의 묘를 지키고 비바람을 맞아가면서 주변의 생명을 살리고 자신도 살 수 있는 힘이 있는 나무다. 그 나무는 그 어디에 가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무다. 단지 나무가 조금 굽어 보일 뿐 지역이건 중앙이건 좋은 나무라는 것을 안다. 실제 정치권, 기업, 비영리 분야 등 그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하는 역량 있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지방자치 단체장과 지방의원 들이 바뀌고 석 달 가까이 되어 간다. 여러 공공기관장들이 바뀌어 간다. 그대로 유지하는 분들도 있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의 공간에 서 있는 리더 중 앞에서 열거한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100여 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이러한 유형이 뒤섞인(가끔은 훌륭한 분도 계셨다) 이들을 계속해서 만나오면서 역사에서 알게 된 게 있다.

 

자기 옷에 맞지 않는 자리는 욕심낼 게 아니다. 얼른 벗어 버려야 한다. 권력은 반드시 책임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그 책임의 무거움을 인지하고, 어떠한 자리든 권력에 취하지 말고 그 위치에서 해야 할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역할을 위해서 쉬지 않고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권력의 속성은 잘해도 욕먹고 못 해도 욕먹는 데 정말 못하면 법적인 책임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만다. 앞에 무능한 유형의 리더를 세운 시민들 또한 책임을 함께 지게 되어 있다. 민주주의 사회의 속성이다. 시민은 역량 있는 대표를 선택해야 하지만 혹여 그렇지 못했다면 그가 책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참여하며 관여해야 한다. 그 어떤 대표도 여론을 이길 수 없다.

 

국가만 관여해야 하나?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속한 회사와 그 모든 조직에 우리는 책임지며 참여하며 살고 있을까당신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