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 및 관점/비영리 조직운영

모임 자체가 활동이며, 변화의 시작이고 과정이다

by 달그락달그락 2022. 8. 31.

 

오늘 하루 160여 명의 사람을 만났다. 어디에서? (사진) 한 자리에서 만났다. 아침에 청소년 정책 기본계획 TF 회의가 있었고, 오후에 모 협회 주관으로 진행하는 연수에서 사회복지사를 만났으며, 정읍 달그락 준비하는 소장님, 달그락 선생님, 위원님 등 관계자들은 카톡으로 전화로 이야기 나눈 분들 많았다. 정신 차리니 지금 시간이었고 온종일 말도 많이 했다.

 

직접적인 업무와 관련된 확인이나 관계 등을 제외하고 일상에 많은 사람을 대부분 모임으로 만난다. 그 모임은 회의, 포럼, 네트워크 등 여러 이름이 붙어 있지만 대부분 토의가 주된 일이다. 제안하며 끌고 가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 토의를 중심으로 가끔 토론한다.

 

오래전 활동 현장에서 주되게 집중하는 일은 이벤트였다. 청소년문화행사를 기획하면서 마지막 행사장에서 청소년이 무대에 오르고 여러 부스에서 활동하며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행사가 많았다. 문화동아리 활동 하는 청소년들은 그 무대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게 일이었다. 진로활동이라며 강의도 했고, 소모임에서 집단상담도 했고 캠프도 했다. 인권 활동하면서도 교육과 워크숍이나 관련 축제, 캠페인 등 행사에 집중했던 때가 있었다.

 

매번 준비한 행사에 집중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 진행하는 회의(모임)가 대부분이었다. 회의는 철저히 행사하기 위한 수단 정도로 여겼다.

 

어느 순간 깨달은 게 있다. 행사는 과정 중의 하나일 뿐 목적이 아니었다. 활동 과정에 사람들이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했고, 그 활동의 가치를 이루기 위한 어떤 목적과 철학이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녹아 있어야 했다. 이 모든 일은 행사로 통칭하는 일이 목적이 아니다. 사람들의 관계에 얽힌 모든 일이 목적이다. 과정 자체가 목적이고 모임과 회의하는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하는 게 맞다.

 

작은 단위의 모임 하나, 위원이나 활동 참여자들의 회의 과정 그 모든 일이 활동이고 변화이며 참여하고 자치는 과정이다. 작은 모임과 관계가 잘 이루어지면 결국 행사도 자연스럽게 본질에 가깝게 가게 된다. 너무나도 단순한 이치다. 문제는 회의라고 주장하는 수많은 모임이나 협의회, 위원회, 이사회, 포럼 등이 형식적인 수준에서 이벤트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전락한 경우가 많아 보인다. 가능하면 이런 회의는 경계하고 있다.

 

달그락 운영하면서 가장 작은 단위로 매주 1회 이상 진행하는 개별 청소년자치기구 모임을 시작으로 청년과 우리 이웃들이 봉사하는 자원활동가 모임과 매달 모여서 논의하는 각 위원회와 연구회 등 수 많은 모임이 곧 달그락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내외적인 변화는 자연스럽다.

 

노사연 씨의 노래 중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에 바램이었어라는 노사연 씨의 만남이라는 가사가 있다. 맞다. 사람의 만남은 연인관계의 인연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사회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과의 만남 그 자체가 이유이고 바램이다. 사람과의 관계 그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감사하고 즐길 수 있을 때 어쩌면 우리 삶이 가장 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저녁에 연구소 샘들이 밥 먹자고 한 날인데 잘 먹어야겠다.

 

결론.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며 존중하는 일이 활동의 기본이고 시작이며 과정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