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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새길

물과 같은 사람

by 달그락달그락 2022. 7. 17.

물과 같은 사람이 있다. 본질은 변하지 않고 지키면서 용기에 따라 얼마든지 변하여 그 공간에 스며들어 하나가 되는 사람이다. 잘난 체하지도 않고 부족해서 무능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자신의 정체성은 온전히 가지고 있으면서 움직이는 그 공간에 맞게 그곳에 사람들과 같이 융화되는 사람이다.

 

 

황인수 대표님이 60이 넘은 나이에 교회를 개척하셨다. ‘십자들로교회설립 감사예배에 다녀왔다. 신학교도 다니셨다고 했다.

 

황 장로님과의 인연은 벌써 20여 년이 더 된 것 같다. 당시에 나는 청소년 인권운동에 반 미쳐(?) 있었다. 당시에 인권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역사와 배경, 법과 정책, 이론에 대해서 무지한 상황이었는데도 단시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권리가 인권이라는 말 한마디에 꽂혀서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끄집어내서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청소년 인권 활동 집중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려고 결심했었다.

 

당시에 활동했던 단체에 인권센터를 만들기로 작정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분들 조직하면서 정 목사님이 정말 좋은 분(후배?)이라면서 소개해 주셨던 주영건설에 황인수 대표님이 위원회에 역할도 해 주시면서 청소년인권센터 대표를 맡아 주셨다. 위원회와 자문단 구축하고 담당 실무자도 어렵게 한 명을 뽑을 수 있었다.

 

그때까지 활동하던 와이에 청소년부 담당 간사로 혼자서 부서를 책임질 때였다. 후원도 받고 황 대표님이 많은 지원을 해 주셨다. 돈을 넘어 당시에 함께 인권에 대한 깊은 고민과 신앙에 대해서도 생각할 지점을 많이 안내해 준 분이다. 말보다는 가슴과 몸이 먼저 움직였던 분이다. 아시아태평양 청년워크 캠프에 참여하며 베트남에 함께 방문해서 8개국 청년들과도 함께 했던 때가 어제 같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몸이지만,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유대 사람들에게는, 유대 사람을 얻으려고 유대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율법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않으면서도, 율법 아래에 있는 사람을 얻으려고 율법 아래 있는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나는 모든 종류의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다 되었습니다.” 바울사도의 이 고백에 울컥했다.

 

이 모든 이유가 만나는 사람들이 가장 큰 복이 되도록 돕는 일이다. 삶에 스며들어 그들 안에서 같은 공간에 머물며 함께 하면서 그들이 구원을 받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고린도전서의 이 말씀은 물과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 담임목사님이 설립 감사예배에 전해 주신 성경 구절. 온전히 자신을 녹여 타자가 잘 되기를 비는 마음이다. 성서에는 그러한 가치에 집중하라고 했고 그 과정이 삶으로서 자신에게도 가장 큰 복이 되는 길이라고 안내해 준다.

 

현재 공장을 운영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어서 이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고자 했으나 여러 제약과 어려움이 있어서 외국인을 위한 쉼터도 만들었고 관련 일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것 같다. 황 장로님이 대뜸 여기 공간도 많이 활용하세요.”라고 하신다. 어떻게 또 연결될지 알지 못한다. 현재 들꽃과 길청, 달그락에서 미얀마, 탄자니아, 네팔 등에 청소년, 청년들 만나는 활동도 번뜩 지나간다.

 

가장 중요한 일은 만나는 모든 이들과 그 때의 그 공간에 가능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물과 같은 존재로 자연스럽게 생명을 주는 삶으로서의 역할이면 족하다.

 

십자들로교회가 그리스도가 바라는 그런 교회임을 믿는다. 황인수 장로님이 꿈꾸고 소망하며 소명 받은 교회가 된다고 믿는다. 어쩌면 인생의 후반기 삶의 가장 긴 시간이 가장 큰 열매를 맺어 가는 귀하고 귀한 삶의 시간이기를. 그렇게 될 수 있음을 확신하고 기도할 뿐이다. #십자들로교회 #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