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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안다는 게 뭘까?

by 달그락달그락 2019. 11. 13.

인권단체와 관련 청소년단체들이 연대한 단체의 페이스북 계정에 페스트 트랙에 18세 선거권 관련 법안 관련해서 지지서명 받는다는 웹포스터가 올라왔다. 200여개 의 댓글이 달렸다. 거의 대부분이 청소년들은 미성숙하고 부족하니 입시 공부 잘해서 대학을 잘 가면 되는 것이지 쓸데없는 정치판에 뛰어 들게 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보려는 좌빨(?) 세력이 준동한다는 등의 내용이 주였다. 그 동안 댓글이 많지 않고 관심 있는 사람들만 소수 드나드는 조용한 곳이어서 이런 유의 댓글이 생경했다. 


알고 보니 극우성향으로 유명한 어떤 분이 웹포스터를 공유했던 모양이다. 비난 글 쓰는 분들의 프로필 들어 가 보니 상당수 성경 말씀과 성화 등이 걸려 있었다. 대부분이 개신교인이었는데 찾아보면서도 신기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차별금지법 반대, 18세 선거권 반대하고 청소년의 문제 관점에 쌓여 있는 등 이런 반인권적인 인식은 누구에게서 왔을까? 


추측컨대 열심을 다해 출석하는 교회의 목회자일 가능성이 크다. 목사님 말씀이 곧 하나님 말씀이라고 믿는 이들이 상당수다. 극우성향의 종교지도자들이 하는 말들과 근거 등이 거의 일치했다. 이 분들만 그럴까? 




최근 청소년 관련해서 대학 이론서 교정 보고 있다. 다섯 번째 이론서다. 이전에 발표했던 논문과 연구보고서 등을 기초로 운영하고 있는 연구소의 근거 등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꽤 오래전 출판사와 약속한 일이어서 곧 마쳐야 한다. 퇴근 후 늦은 밤마다 가출판한 책을 교정 보고 있는데 이전의 글 중 너무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는 글을 보면서 내 글에 내가 놀라는 중이다. 연구된 내용이 대부분인데도 너무 한쪽의 관점에 치우쳐 비판적이었다. 몇 문단은 손발 오그라드는 것을 넘어서서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다.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에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실제적으로 바꾸어 보고자 7개월여 기간 동안 청소년들이 기획부터 전체적인 과정을 진행한 ‘달그락 청소년프로젝트-우리 동네 변화 한 발짝’ 활동 보고회가 열렸다. 하천 정화, 세계시민, 페미니즘, 길고양이, 전통시장 활성화 등 10여개의 프로젝트가 청소년 주도로 진행되었다. 





하천프로젝트 참여한 청소년들은 롯데몰 근처에 하천 지나다가 냄새가 너무 심해서 하천을 정화해 보고자 실태조사 시작하면서 시장까지 미팅하였고 그 내용을 알아 갔다. 공익광고 온누리는 전통시장을 활성화 시킨다는 목적으로 이른 새벽에 시장에 나가서 상인들을 만나 왔고, 세시는 세계시민에 대해 알아보면서 군산의 다국적 기업까지 접하게 되어 지역 경제가 어떻게 문제가 되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학교 앞에서 캠페인을 하고 우리 일상의 삶에서 행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 외 활동들의 내용 또한 감동적이었다. 





활동 보고회 참여하면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게 되었다. "6개월이 넘는 기간 활동을 통하여 알게 된 지역 사회는 나만, 우리만 사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으로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 곳이며, 지금까지의 모습은 사람들의 배려와 이해 등 세계시민의 자세에서 나온 모습입니다." 라는 청소년의 이 말이 근래 고민했던 ‘앎’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생각으로 문제시 했던 일들의 실체를 몸으로 체험하고 자료와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실제적인 내용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현재 분열적이고 진영논리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하지 못하는 문제로 인해 서로 알지 못하는 일들이 팽배해 있다. 서로의 다른 관점과 이념인 그 실체를 알기 위한 타자와 관계의 학습이 너무나 부족한 것만 같다. 어제 페이스북 댓글에 달렸던 많은 극우성향의 사람들이 행하던 일이나 내가 이전에 가졌던 한쪽으로 크게 치우쳤던 인식은 청소년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경험했던 타자의 공간과 경험, 자료 등을 알고자 하는 노력에 비해 너무나도 부족 했던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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