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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청소년의 문화공간은 '지역사회 전체'여야 합니다

by 달그락달그락 2009. 9. 24.

청소년의 문화공간은 '지역사회 전체'여야 합니다 

 

 

정건희 (군산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청소년의 문화 환경이 존재합니까?

 

청소년들의 문화 환경에 대한 주제로 수년간 토론과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그간 청소년의 문화 환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논의에 저희 지역뿐만 아니라 간혹 타 지역의 토론회나 회의에도 참여에 했었습니다. 토론이 이루어지면 거의 대부분 청소년문화공간의 확충으로 귀결 지어집니다. 이와 함께 유해환경의 억제에 대한 법적 내용도 초점이 맞추어집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합니다. 저 또한 수년째 주장하며 지역사회의 다양한 유휴공간과 함께 새로운 청소년활동 공간에 대한 확보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청소년활동 공간 확보가 목적은 아닙니다. 거의 없다시피 하는 청소년시설의 확충도 중요하나, 이를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지역사회 전체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문화적 환경이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시설 몇 개 더 지으면 청소년문화환경이 좋아지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논의의 지점을 정확히 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은 지역사회 전체가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문화적 환경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목적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번 토론회에서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러기에 앞서 먼저 청소년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청소년세대의 정의를 내리기도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청소년문화에 대한 의미 정도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문화의 정의가 무려 160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참으로 다양합니다. 이러한 문화에 대한 정의를 종합한 글이 있어 옮겨 봅니다.

첫째, 문화는 사회의 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것이며, 둘째 역사적으로 전승된 것이며, 셋째 학습된 것이고, 넷째 사회 성원의 행동의 지침이며, 다섯째 그것은 한 통합된 체제 또는 형태이고, 여섯째 사회성원의 경험조직의 표준이라고 개념화 하는 분이 계시더군요. 이러한 문화적 개념의 바탕에서 청소년문화를 해석해 몇 가지 단어로 구분지어 보면 “미숙함, 비행, 하위, 대항, 새로움”등으로 표현하는 학자도 있었습니다. 미숙함, 비행, 하위, 대항문화는 일반적으로 성인들이 청소년문화를 부정적 관점이 강합니다. 일방적인 성인들의 시각에서 사회전체 문화의 단편적 요소로서 청소년문화가 어딘가 미숙하고, 모자라며 규범과 질서를 따르지 않는 저항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하위문화로서 인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먼저는 청소년들을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서 인지하는 시각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입시환경이 커다란 몫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청소년문화를 성인시각에서는 당연히 통제하고 지시할 수밖에 구조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모순된 점이 많습니다. 청소년들을 이용해 철저한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주체가 성인들입니다. 광역단위 대도시뿐만 아니라 일반 중소도시, 군 단위까지 청소년을 위한 시설과 환경이 무엇이 존재하는지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방으로 귀결되어지는 피시방, 노래방, 만화방 등이 전부입니다. 공공시설도 극소수 있으나 그마저도 청소년의 공간이 아닌 성인들만의 공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교는 또 어떻습니까? 학교는 설명하기가 참으로 벅찬 공간입니다. 전반적으로 청소년들의 문화적 주체로서의 환경은 철저히 억압하여 대상화해 놓은 채 그들의 소비문화 운운하며 비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입니다. 이러한 청소년문화의 기본적 관점에서 논의의 출발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현재, 엄청난 국가예산을 들여 진행 중인 '군산 근대 역사문화 벨트화 사업'을 중심으로 청소년의 문화적 환경에 대한 내용을 주요하게 다루어 보고 싶습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에 의한, 우리 사회 역사성과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교육, 평화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논점을 좁혀서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진행되어지는 ‘군산 근대역사문화 벨트화사업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결합되어진 매우 소중한 지역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군산의 근대역사문화 벨트화사업은 원도심 지역을 거점으로 추진하는 근대산업유산 활용 예술창작벨트 조성사업과 근대역사경관조성을 통합하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사업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사업 계획의 용역수행기관인 두 대학에서는 사업이 물리적 환경 및 사회, 문화적 환경을 상호 연계하여 근대산업유산의 보존을 통한 시대적 가치 마련과 근대역사경관의 회복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으로 개발하여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사안으로 근대산업유산 활용 예술창작벨트 조성사업은 소프트웨어 활성을 위한 최소한의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문화 예술적 시각에서 볼거리 중심의 콘텐츠의 구축을 우선으로 하며, 이와 연계된 먹거리, 놀 거리에 집중하여 옛 조선은행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옛 나가사키18은행은 복합갤러리, 미즈상사(송원액자)는 박물관 건립과 연계된 상업문화공간 개발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제 강점기 잔재의 다양한 환경을 문화 콘텐츠화 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지역사회 전체가 울타리가 없는 참여의 공간

 

여기에서 근대역사문화 벨트화 사업과 함께 지역사회의 환경이 청소년들에게 우호적이며 친숙한 문화 환경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청소년의 관점에서 몇 가지 제안 드리고자 한다.

첫째, 울타리가 없어야 합니다.

단순히 청소년시설 몇 군데 지어주는 인식의 차원이 아닙니다. 지역사회 전체가 청소년들에게 우호의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원과 학교 이외에 청소년들이 그들의 공간이라고 인식하는 곳이 어디입니까? 그들에게 우호적인 공간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갈 곳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청소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은 너무나 많아 보입니다. 비디오가게의 아저씨와 함께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극장도 단순히 상업적 공간으로서 영화만 보고 끝낼게 아니라 청소년들의 다양한 활동 장소로서의 역할이 가능합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영화에 녹아 있는 역사성이나 또 다른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질 수 있습니다. 꽃집은 어떻습니까? 서점 등 지역의 수많은 공간들이 조금만 시각을 바꾸어 주면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그들의 공간으로 그들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지역의 다양한 유휴 공간을 청소년들의 작은 활동 공간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더라도 거점마다 전문적인 청소년지도자를 배치하여 그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근대문화벨트화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문화적 인프라가 구축되어지지만 그 공간이 청소년들에게 친숙할 수 있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작은 휴식 공간 하나를 짓더라도 그곳이 자유롭게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일상적 쉼터로서의 역할이 있었으면 합니다.

둘째, 청소년들의 '참여'가 있어야 합니다.

벨트화 사업의 몇 가지 예를 들면 복합문화공간, 갤러리, 미즈상사 등이 단순히 볼거리 수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됩니다. 관람하는 박물관 형태의 구조도 필요하나 청소년들에게는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수준이 아닌 그들이 직접 체험하고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역사체험의 장으로서 프로그램화 하여 그들이 보고, 느끼고, 체험하여 발표할 수 있는 공간적 활용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시설에 청소년들의 체험공간 확보를 위한 구체적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가며 단순히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만지고 체험하고 그들의 생각이 노출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대단위 관람객을 모으는 것도 소중하나 청소년들에게는 이와 함께 체험의 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일 년에 한두 번 가는 곳이 아닌 수시로 친숙한 공간으로서의 개방성이 있어야 겠습니다. 따라서 벨트화 사업의 주변 환경을 다양하게 조성하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셋째, 청소년의 문화적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청소년지도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볼거리와 체험의 장이 있다고 해도 그들을 지도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지도자가 없다면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시설, 단체라고 이름 붙여져 있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이 주체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철저히 대상화 하여 그곳에서마저 지시받고 통제 받는 대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청소년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전문적인 청소년지도자가 배치되어야 합니다. 일관되게 주장하는 바이나 벨트와 사업의 시설 환경적 접근과 함께 문화해설사 등의 전문가 집단과 소수이지만 청소년지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시설과 환경이 조금 모자라도 전문성을 갖춘 뛰어난 청소년지도자가 함께 한다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수많은 일들이 존재합니다.

넷째, 지역의 유휴공간을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수년째 강조했던 주장입니다. 경찰서, 동사무소 등이 통합되어지며 남는 공간들이 꽤 존재합니다. 이와 함께 야외 시설에도 어느 정도의 장치만 취하면 훌륭한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으로 바뀌어질 수 있습니다. 대리석 깔리고 훌륭한 음향시스템이 들어와야 좋은 공간이 아닙니다.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고 그들 나름 데로의 긍정적인 문화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지도력이 함께 하면 됩니다. 일예로 춤을 추고 싶어도 그럴만한 공간이 거의 전무하기에 외곽이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도심권이나 상가 근처에도 어느 정도의 공간을 할애하여 바닥을 정비하고 거울과 전기정도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훌륭한 야외 공연장이 됩니다. 구도심권 상가 주변에 이러한 작은 공간만 있다면 어떠한 현상이 만들어질까 상상해 봅니다. 아이들은 누구라고 보고 있는 곳에서 춤 연습하고 구도심의 상가에서는 자연스러운 홍보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지저분한 도심권의 벽들도 청소년들의 놀이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도자들이 지원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의 문화를 단순히 하위문화로 치부하지 말고 그들의 모습 자체로 인정하며 존중하는 인식입니다. 온라인상에서 성인들에게는 전혀 무의미한 일들이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인식으로 자리 잡은 내용들이 많습니다. 컵라면 뚜껑 모으기 모임, 펜을 돌리는 사람들의 모임, 지우개 찌꺼기 동우회 등 수많은 모임들이 온라인상에 존재합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무의미한 것일지 모르나 인터넷에서 관심 받기 시작하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온라인상의 문화뿐만 아니라 연예인 펜클럽과 춤, 노래 등의 다양한 관심들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존중하고 소통하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입장에서 나누어야 합니다. 단지 어른의 입장에서 편견으로 바라보며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고 통제하려 하기에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성인들의 여가문화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어떠한 내용으로 접근해야 할지는 단순해집니다.

 

청소년은 시민입니다

 

지역 전체가 청소년들에게 문화적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공간이어야 한다. 단순히 바라보는 주변자로서의 환경이 아닌 그들이 주인고인 안전한 참여의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설은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지자체에서 단순한 몇 가지 시설을 지어 놓고 시설 유지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내용 없는 형식적 모습이 비추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설과 프로그램은 수단입니다. 저는 청소년들의 시민성함양을 위한 수단이라 믿습니다. 그들의 환경에 책임과 권한을 갖고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참여하는 시민으로 살아 갈 수 있는 기반이입니다. 단순한 보기 좋은 건물 지었다가 아닌 그 시설의 환경이 어떻게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청소년의 문화 환경은 지역사회 전체여야 하며 시민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어야 합니다.

 

2009년 9월25일 법무부범죄예방군산협의회와 군산미래신문에서 주관하는

'청소년문화환경'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발표할 글입니다.

각주가 보이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시고 싶은 분들은 자료 다운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youthauto.net/zboard/view.php?id=example&no=74

청소년의 문화환경은 지역사회 전체여야 합.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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