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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원칙과 오해

by 달그락달그락 2007. 3. 4.

원칙과 오해

 

 

정건희 (군산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지난 2월27일 군산시 최초로 청소년문화의집이 개관을 했다. 지역사회 청소년문화·복지 지원이 매우 미약한 현실에서 시민들이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2개월여 개관준비를 위해 내부시설 정비와 프로그램 등을 논의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대다수 한두 가지 목적하는 내용이 비슷했다. 아이들이 학원을 많이 다니니 중간에 잠시 이 곳에서 책도 보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시설이었으면 좋겠다는 내용과 공부할 수 있는 칸막이 시설이 잘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는 등의 이야기들이었다. 지역 학부모들의 입시공부에 대한 공통된 이야기였다.


   2월 초에 지역주민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문화의집에 대한 욕구조사를 시행했다. 문화교육 욕구부문에서 청소년들은 진로, 취미, 어학, 스포츠 분야의 순으로 그 욕구 순위가 나타났으나, 성인들은 어학, 건강, 컴퓨터 분야의 순으로 그 욕구 순위가 나타났다. 청소년들과 성인들이 욕구하는 부분이 상당히 다르게 조사됐다. 그 다름 안에서 청소년들은 청소년문화의집 활용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청소년문화의집은 “생활권 단위의 청소년 전용 활동 공간과 문화, 예술, 정보, 취미활동, 동아리모임 등의 공간기능을 하는 시설”을 말한다. 이와 함께 쉼터기능, 문화창작 및 교육, 지역네트워크, 프로그램 지원사업 등을 병행해서 진행한다. 대상은 청소년(만9세에서 24세)이 기본이다. 다만 청소년들이 활용하지 않는 시간에 지역 시민들을 위해 잠시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는 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시설에 지역 어르신들도 찾아 오셔서 이 곳에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냐며 물으신다. 물론 없다고 말씀 드렸으나 못내 서운한 눈치다. 다른 시설은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는데 여기만 왜 안 되냐며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청소년이나 학생자를 붙인 공공시설의 프로그램이나 역할이 청소년보다는 다른 대상에 대한 프로그램과 지원으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예를 들어 노인종합복지관에 노인 분들은 없고 청소년들이 주로 활동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벌써 많은 논란과 문제를 발생시키며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군산의 청소년이나 학생자를 붙인 공공시설의 프로그램이나 주 활용 대상은 그 본래의 목적대상에 완벽히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와 함께 현재 기관에 근무하는 청소년지도사나 사회복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수꽝스럽다. 이용시설만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인을 원했으면 우리 직원들과 같은 청소년전문가는 필요치 않을 것이다. 회관 관리나 경비를 잘 하는 기능인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이용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함께 더욱 중요한 역할은 다른 데에 있다. 이용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과 함께 동아리활동 등의 자치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자신들만의 조직 안에서 다양한 문화와 내용들을 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민주적 의사수렴 구조에서의 다양한 활동과 함께 주체적인 리더십이 함께 공존한다.

 

   또한 진로프로그램이나 사각지대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사업 등 주변 환경적으로 힘겨운 청소년을 위한 지원사업이 필요하다. 현재 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하는 아동대상의 복지사업은 지속적으로 지원이 되고 있다. 물론 지역아동센터의 지원도 턱 없이 부족하나 어찌됐건 상당히 많은 아동복지사업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청소년만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방과 후 사업은 거의 전무하다. 욕구조사에서 청소년들과 성인들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 존재했다. 어려운 청소년에 대한 방과 후 지원사업이었다. 대다수의 또래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원도 가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시간을 죽이는 상당수의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어찌됐건 성인들이여! 청소년시설은 청소년에게 돌려주자. 지역사회에서 이 작은 “청소년문화의집” 시설까지 성인들의 프로그램 시설로 전락시킨다면 더 이상 청소년들의 안식처는 있을 수 없다.

  

  원칙은 청소년이다.

 

  성인들이여... 오해는 이제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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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신문과 새전북신문에 중복 게제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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