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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그들이 이기성을 채우는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04. 3. 15.

꿈이 뭐니? "서울의 일류대학 가는 거요."
그 이유는 "돈 많이 벌잖아요!."
왜? "잘 먹고 잘 살려고요."

예전 군산의 인문계 고교에 진로교육 강의 요청이 있어 청소년들에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나누었던 대화중의 한 부분입니다.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모두 이러한 꿈을 가지고 있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마음이 아파 오는 건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사회는 제로섬게임(zero sum game: 게임이론의 한가지로 한쪽의 득점이 다른 쪽에 실점(손실)이 되어 플러스 마이너스가 항상 제로가 되는 게임)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학교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은 성적으로 판가름납니다. 내가 이겨서 올라가려면 주변의 친구는 내 밑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우열을 가리는 방법이 마냥 정당하지는 않은가 봅니다. 우열 자체를 모두 성적으로 판가름하기는 하는데 그 성적을 내는 방법과 과정, 목적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문제의 정답만을 잘 맞추어 과정의 어떠한 내용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저 정답을 잘 맞추어 내는 방법만을 연습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 방법을 잘 터득한 학생들은 무조건적 우열학생이 됩니다.

 

사회성과 인성교육을 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은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입니다. 봉사활동, C.A, 학생회 선거, 축제 준비, 소풍, 수학여행 등 여러 형태의 내용이 있으나 모든 것들은 입시를 위한 하나의 전유물 이상은 아닌가 봅니다.

근래 나오는 교육학 관련 연구보고서에서는 청소년기 교사나 부모가 전적으로 원하는 학생들 예를 들면, 조용하며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고 학업에만 열심인 학생들이 정상적이지만은 않다는 보고서를 접합니다. 무조건적인 암기와 그 이외의 사회적 일은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러한 분들 대다수가 지금 국회에 계시지는 않는지요.

 

요즘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드려다 보게 되었습니다. 정치에 대해 비전문가이기에 잘 알지는 못하나 현재의 중·고교에 재학하는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정과 견주어 보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소중하고 가치 있는 목적을 위해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청소년들의 목적은 안정되고 잘 살 수 있는 방편이 공부하는 목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장하여 최고의 엘리트층이라고 하는 국회에 계시는 분들이 본래의 목적을 망각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정답을 잘 맞출 수 있는 방법만을 알려 주는 곳이 학교여서는 안됩니다. 학교뿐 아닙니다.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청소년들과 접하는 많은 기관 단체 학원까지도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인생의 진로가 무엇인지 자꾸만 생각하게 해야 합니다. 문제의 정답을 잘 외게 해서 잘 찍는 기계화된 인재를 사회가 원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자칫 학교에 가는 이유와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는 이유 모두가 자신들의 이기성을 채우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요근래 국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분들이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는지요. 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위한다는 허울 좋은 명목은 내세웁니다. 그래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민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끄집어내립니다. 당리당략(黨利黨略)과 자신의 이기성을 채우기 위해서이지 국민을 위한다는 그 말을 그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너희들의 성공과 명예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말고 무조건 잘 외고 잘 찍는 연습만 하렴."이라며 이야기하실 건가요?

지금 이 순간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알리고 교육해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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