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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

참교육, 누군가를 악마로 만들면 문제가 해결될까

by 달그락달그락 2026. 6. 17.

조용했던 내 페북이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참교육드라마에 대해 쓴 글에 비판()하는 분들이 많아 보인다.

 

 

참교육, 통쾌함과 불편함 사이: 사이다 뒤에 숨은 파시즘

‘참교육’ 지난주 드라마가 나오자마자 학교에 대한 내용이라고 해서 3편까지 보고 비판적인 글 하나 끄적거렸는데 댓글이 많이 달렸다. 그중 모두 시청하고 글 쓰라는 충고가 많았다. ‘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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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오락물인데 다큐로 받아들인다며, ‘사이다로 끝내야지 말이 많다는 분들, “너는 학교폭력 안 당해 봤지?”, “네 자식도 당하면 어쩔래?”와 같은 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분도 계셨고, ‘꼰대라면서 조롱하는 분까지 만났다.

 

인사이트 열어 보니 148,662회 조회했고, 댓글 250여 개 중 내가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조회와 댓글의 98% 이상이 나를 모르는 분들이었고, ‘좋아요를 누른 분들 가운데서도 절반 정도는 모르는 분들이다. 글에 동의하며 좋아요하는 분들과 댓글로 비판()’하는 분들의 수가 비슷해 보인다.

 

글을 비판()한 분들의 맥락이 있다. 나쁜 놈은 어떻게든 응징해야 한다는 것, 그중 체벌도 가능하다며 폭력도 불사해야 한다는 이들까지 있었다.

 

 

오락물로만 보라는 이들이 있다. 당연히 사이다 수준에서 오락물로 멈추면 좋겠다. 안민석 교육감 당선자가 행하는 일을 보면 이런 말 하지 못한다. 드라마, 영화가 사람들의 의식 변화를 넘어 현실 정치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친다. 안 당선자는 방송에 출연해 가칭 교육활동보호국이 필요하다, “특전사·해병대·공수부대 출신 교사 20~30명을 확보해 학교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인식은 문화예술이 지배한다. <더 글로리> 방송 이후 학교폭력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 갔는지 보면 된다. 오락물로 끝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누군가를 악마화하는 프레임 속에서 이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교사, 학부모에서 이제 학생들이 그 주요 대상이다. 학생인권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가 서슴없이 나오고, 폭력을 써서라도 제압해야 한다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안 당선인이 교권국 설치 논의를 꺼내자 해병대·특전사 출신 교사들의 문의가 쇄도한다는 기사가 화제가 될 정도다.

 

누군가를 적대시하고 공격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학생을 악마화해서 그들을 제압하고 두들겨 패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사회는 끔찍하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책임을 묻되, 동시에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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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을 가장한 폭력과 처벌을 섞어 쓰는 이들이 너무 많다. 체벌(폭력)이 아닌 처벌에 대한 명확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 문제에 대해 철저히 책임지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더불어 처벌은 반드시 회복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 부분에 관심이 적다. 회복보다는 무조건적인 응징에 집중한다. “너는 당해 봤냐?”, “네 자식이라면 어쩔래?” 등의 질문에 숨이 턱턱 막힌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시행하는 즉각적 분리전문가 개입같은 제도를 참고해,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고 책임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교권 침해 문제나 학교폭력 발생 시에도 분리는커녕 위원회 개최, 조사, 심의 등의 절차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보인다.

 

우리 학교가 품고 있는 병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에 신분 서열까지 모든 게 걸려 있는 문제로, 한두 집단을 공격해서 해결할 수 없는 다차원적 문제다. 어렵지만 어떻게든 한 가지씩이라도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옳다.

 

예를 들어 촉법소년 문제도 국민 감정에 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처벌 강화에만 초점을 맞춰 연령을 낮출 경우, 충분히 교정될 수 있는 청소년들마저 더 큰 범죄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 강력범죄에 한해서는 나이와 관계없이 처벌받는 조항도 만들어야 하고,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지원과 함께 가해자가 교정되고 개도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더 크게 요구된다. 이 부분에 대한 재정과 전문가 지원도 너무나 열악하다.

 

촉법 나이를 낮추어 무조건 처벌을 강화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미 전문가들의 연구와 통계, 외국과 주요 사례들이 말해 주고 있다. 목적은 처벌과 징계가 아닌 회복에 있어야 옳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건강해진다.

 

교권과 학생인권은 충돌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인권의 측면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인권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권리다. 학생도 교사도 인간이며, 모두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또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을 인정하는 사회여야 한다.

 

문제가 터졌을 때 누군가를 악마화해서 공격하면 해결된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다. 정치 또한 진영 논리에 의한 싸움은 지겹다. 요즘은 그 진영 간의 싸움뿐만 아니라 진영 내에서도 파벌을 이루고 치고 박고 싸우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본다.

 

누군가를 악마화하고, 좌표 찍고 비난하고 비판한다. 약한 쪽이 비난받기도 하고, 그들이 욕받이가 되기도 한다. 소통하고 관계하지 않는다. 상대가 무엇을 말하는지 듣지도 않는다. 마치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믿으며, 불만을 쏟아낼 대상을 찾는 것처럼 보인다. 나와 같은 생각이 아니면 조롱과 비난, 심지어 협박도 너무 쉽다. SNS 특히 페북에서는 모든 것을 공개하고 대화하는데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 반말과 조롱, 윽박까지 지르는 이들을 보면 걱정이 많다.

 

어제 쓴 글의 댓글 상당 부분을 읽고 답을 달아 드리려다가 포기했다. 글 전체(블로그 글 포함)를 읽고 의견을 남긴 분들은 많지 않았다.

 

누군가(국가나 지도자)를 절대시하고, 반대 의견을 억압하며, 강한 힘과 질서를 통해 사회를 통제하려는 정치사상이 있다. 이것을 파시즘이라고 부른다. 잘 알려진 히틀러의 나치, 무솔리니 등을 떠올리면 된다. 청소년들에게 복종만을 강조하는 이들을 조심해야 한다. 두들겨 패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너무 쉽게 나오는 세상은 극히 위험하다.

 

움베르토 에코는 파시즘이 반드시 군복과 독재자의 모습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적대시하고, 비판을 배신으로 규정하며, 복종을 미덕으로 만들 때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상 속 파시즘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다른 의견을 인정하고 토론하는 문화에 있다. SNS가 토론의 좋은 장이라고 여겼는데, 어느 순간 확증편향을 넘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을 찾아가 비난과 조롱을 쏟아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더욱 상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관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들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서로 관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려는 노력, 그것이 모든 인간사에서 평화의 시작이고 마지막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