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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인간관계에서의 ‘연결’과 ‘문제해결’의 본질은

by 달그락달그락 2026. 4. 6.

의사소통 전문가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문제 해결보다는 연결을 우선시하라는 한다. 그 어디에서나 대화는 문제해결를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연결이 목적이라는 충고도 덧붙힌다.

 

어느 조직에나 있을 법한 예를 하나 들어 보자. A팀장은 B대리와 관계가 좋지 않다. A팀장은 B대리가 대부분의 일을 시간 내에 수행하지 못하고 매번 핑계만 댄다고 여긴다. B대리는 A팀장이 자신은 일을 열심히 했는데 알아주지도 않고, 만나면 긍정적인 피드백은 없고 매번 못하는 것만 콕콕 짚어서 꼰대처럼 반복한다고 생각한다. 팀장에게 찍혔다고 생각하니, 꼭 결재 받으러 갈 때만 보려고 하지 그 이상의 시간을 팀장과 보내고 싶지 않다.

 

이 때에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는 이들이 있다. 문제가 해결 되지 않을 거라고 여기고 B대리는 최대한 만나지 않고, 일만 확인하며 비난에 집중한다. 이와 다르게 어떤 팀장은 B대리를 불러 상담하고 일의 문제를 하나하나 따져 가면서 비판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타임스케줄을 만들게 하는 등 구체적인 대안을 세워 일하게 한다. 그것을 못하면 원칙에 근거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며 그가 자기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반면 또 다른 팀장은 연결이 우선이라고 여기고 B대리의 문제를 일단 내려놓고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한다. 업무가 늦어도 왜 늦는지에 대해 깊이 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무엇 때문에 계속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일이 늦는지에 대해 충분히 듣고 그의 문제 해결을 위해 기다려 준다. 팀 내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자기 권위를 내려놓고 팀원들과의 가벼운 수다와 스킨십도 스스로 먼저 시도하면서 사무실 내 좋은 분위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팀 내 분위기도 좋아졌고, 팀원 간 연결도 잘 된다고 여기는데, B대리의 일은 이전과 변화 없이 계속 늦어지고 추진이 안 된다면 어떤가?

 

좋은 분위기와 연결이 잘 되었는데도 업무가 잘 진행되지 않을 때 몇 가지 선택지가 만들어진다. 첫째, B에게 충고나 비판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다리고 설명하면서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일을 못해도 관계가 좋으니 계속 가는 조직이다.

 

둘째, 정확히 문제를 알려 주고, 필요한 비판을 통해 일을 하도록 분명하게 안내하는 방법이다. 정한 기한까지 일을 못하면 원칙대로 처리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상황에 따라 두 방식을 적절히 조합하기도 한다.

 

조직 관계에서 연결과 문제해결의 그 어떤 선에 대한 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회사는 성과를 내야 하고, 그 성과를 위해 모인 조직이기 때문에 팀장이나 부장, 대리 등 모든 구성원은 조직의 비전에 집중해야 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조직 내 분위기를 좋게 하는 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저 분위기 좋아서 즐겁게 있자는 게 목적인가? 그 곳은 여행지나 유흥을 즐기는 곳이지 회사가 아니다. 회사, 기관 단체에서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적에 따른 일이 있고, 그 일을 위해서 사람들이 모인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리기업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비영리 조직에서의 신뢰는 일의 실적(output)과 성과(outcome), 즉 비전에 이르는 어떤 변화에 있어야 한다. 나는 이 바닥의 일에서 장기적인 어떤 파급효과(impact)까지도 고려 한다.

 

의사소통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인간관계에 있어서 충고, 비판, 판단, 비교 등을 하면 관계가 깨진다면서 금기와 같다고 말한다. 이들의 목적은 관계에 있기 때문에 당연한 주장이라고 여긴다.

 

조직에서 관계는 좋은데 성과도 없고 분위기만 좋다면 그 조직은 오래 갈까? 모두가 안다. 오래 가지 않아 망하거나 쪼그라든다. 관계가 안 좋은데 성과는 넘친다면 어떤가? 그런 조직은 찾기 어렵다.

 

2000년 초 CNBC 프로그램에서 와튼스쿨과 함께 기업에 가장 뛰어난 리더를 선정하여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찾지 못했다. 성격이나 관계, 연결이 모두 달랐다.

 

워런 버핏은 온화하고 유머와 신뢰 중심의 관계를 형성하며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리더였다. 허버트 켈러허는 유쾌함과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즐거움과 관계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였으며, 짐 굿나이트는 조용함과 배려가 넘치며 사람을 믿고 기다리는 리더로 정평이 나 있었다.

 

반면 앤디 그로브는 매우 엄격하고 불안감 기반의 집요함이 있는 리더로 편집광적 관리에 집중했다. 스티브 잡스는 괴팍함으로 유명하다. 너무 예민하여 완벽주의와 직설적이고 강한 압박을 하는 리더다. 빌 게이츠는 논리적, 공격적 토론 스타일이었다고 알려진 경쟁심이 매우 강함 사람이었다,

 

부드럽고 좋은 사람들도 있었으나 일반인들이 볼 때에 괴팍하고 성질 고약하며, 독단적인데다가 편집증적인 리더들도 많았다. 후자에서 이들에게 연결을 위한 그 어떤 노력도 찾아 보지 못했다. 이들의 성공은 자기 비전의 명확성, 원칙, 그리고 이를 이루어 가는 끈질김이 있었다. 끝까지 그 원칙을 지키면서 자기 비전을 이루어 내는 이들이 공통적인 열쇠였다.

 

회사는 연결도 있어야 하지만 그 안에서 비전을 위한 원칙’, 이를 끈질기게 밀어 붙이는 힘이 중심에 있고, 개인의 비전도 그 곳에 있는 이들이 많을 때 서로가 평화롭다.

 

인간관계에서, 학교안 스승과 제자의 연결, 아빠와 자녀의 연결, 연인 또는 부부의 연결, 직장에서 상사와 직원 간의 연결은 모두 다르다. 그 연결, 즉 관계가 형성된 공간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는 분명한 비판이 필요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무조건적인 수용이 우선되어야 하며, 또 어떤 경우에는 교육과 훈련이 중심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관계의 공간마다 목적이 다르게 설정된다. 이 지점이 혼란스러울 때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거나 비판과 충고는 절대 하면 안 된다는 식의 극단적인 접근은 오히려 현실과 맞지 않는 상황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각 관계의 맥락과 목적에 맞게 균형을 잡는 일이다.

 

만나고 함께 하며 연결하는 그 관계의 공간에 있는 본질에 집중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