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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사람이 사람 때문에 일하는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5. 10. 11.

 

사람이 사람에 의해서 일하도록 만드는 동력은 거칠게 표현하면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자본()’사회적 자본이다. 모두가 알 듯이 받으면 일한다. 돈을 많이 받기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하거나, 더 전문적이고 어려운 일을 하기도 한다.

 

또 한 가지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인간 관계 때문에 일을 한다. 어떤 이들은 돈을 내고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활동하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돕고 나눈다는 것은 서로 연결된 관계망이 있다는 것이고, 어떤 봉사모임에서도 협력이 잘된다는 것은 좋은 관계가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그 안에는 반드시 신뢰가 큰 사람이 있다. 사회적 자본이 큰 사람이다. 돈이 아닌 사람 때문에 일한다는 말을 하는 이유다.

 

신뢰가 높다는 말은 뭔가? 오늘 신입 선생님 수퍼비전 하다가 옆에 있던 선생님이 약속 잘 지키는 거요.”라고 했다. 맞다. 약속을 안 지키면 신뢰는 무너진다. 그 약속은 회사에서의 업무 관계부터 친구, 모임 등 모든 곳에서 통용된다. 회사에서 직원이 마감 기일 전혀 지키지 않고 보고도 안 하는 일이 잦아지면 그 직원은 신뢰를 잃게 된다. 친구 관계도 마찬가지다.

 

유재석이 갑자기 카페를 열면 만석이 될 것이다. 블랙핑크 지니가 내일 당장 생선 장사를 해도 대박 날 거다. 이유? 이들을 모두가 안다. 그 앎이 미디어에서 온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안에 이들에 대한 신뢰가 있다. 다만 카페와 생선 장사가 오래갈까? 그건 그들이 그 사업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길을 갈 것이다. 그들을 신뢰하는 이유는 방송에서 보여진 모습인데, 이와 다른 사업은 또 다른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모습이건 이들을 신뢰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초기 홍보에서는 단연 압도적일 것이다.

 

사람이 돈이 아닌 사람의 힘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결국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다. 돈이 들어가는 사업도 그 신뢰가 바탕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에 대한 신뢰는 어떻게 쌓냐고? 내 보기에 간단하다. 지금 일하는 곳에서, 지금 관계하는 친구들과 모임에서 약속 잘 지키고 열심히 하면 된다. 맡은 업무 시간 맞추어 결제받고 수정·보완하여 잘 만들어 가면 된다. 친구들과 가족간에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면 좋다.

 

또 하나는 자기 전문성이다.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너무나 친절하고 예약 시간 잘 지키고 친근한데 병이 안 나으면 그 병원 망한다.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신뢰의 또 다른 이름은 전문성이다. 연인이나 친구 관계의 신뢰를 제외하고 대부분 우리는 일로 엮여 있다. 그 일에 대한 전문성이 없을 때 사회적 필요나 가치에 따라 신뢰도는 낮아진다.

 

사회적 자본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결국 신뢰가 높아야 하고, 그 신뢰는 인간적인 관계와 함께 자기 일에 대한 전문성에 따라 정리된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업무 이외에도 학습하고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다.

 

드라마나 영화 보면 딱 두 가지가 나온다. 날을 새면서 일을 하는 사람, 그리고 연애와 인간관계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렇다. 의사도, 변호사도, 형사도, 장사하는 이도, 사업도 모두가 일만 하고 그 사이사이 연애하고 인간관계 맺는다. 줄거리가 대부분 똑같다. 어쩌면 우리네 삶이 그 안에 모든 게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관계와 자기전문성을 가진 일이다. 이를 어떻게 확장하고 해석해 내는지는 자기 몫이다.

 

신입 선생님과 매주 수퍼비전 하면서 생각할 지점이 많아진다. 나의 자본이야 뻔하고, 사회적 자본은 어떤 수준인가? 내가 가진 현장에 전문성은 어떤가? 이를 위해서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나?